대체 어디서 왔을까... 속초 앞바다서 잡힌 무게 100kg '괴물급 생선'

2025-07-2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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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속초 앞바다에 나타났나

강원 속초시 앞바다에서 지난달 21일 100kg에 달하는 초대형 만타가오리가 포획됐다.

유명 일식 요리사 김민성 셰프가 당일 구입한 거대 만타가오리를 해체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일타쿠마’에 최근 올리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100kg에 이르는 거대 만타가오리를 옮기는 모습. / '일타쿠마' 유튜브
100kg에 이르는 거대 만타가오리를 옮기는 모습. / '일타쿠마' 유튜브

김민성 셰프는 ‘100kg 대왕 악마가오리 등장! 근데 이거 진짜 먹어도 돼?’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속초에서 정치망에 포획된 만타가오리의 생소한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했다.

대형 가오리 종인 만타가오리는 대왕쥐가오리로 불린다. 워낙 거대해 악마가오리란 별명으로 흔히 불리기도 한다.

만타가오리는 일반적으로 몸폭이 2~7m에 이르는 거대한 동물이다. 무게가 1톤을 훌쩍 넘는 개체도 있다. 속초에서 잡힌 100kg급 만타가오리는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여전히 인상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만타가오리는 주로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하며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를 먹이로 삼는다. 입 근처에 있는 두 개의 돌출된 돌기인 각돌기를 이용해 물을 끌어들여 먹이를 걸러 먹는 독특한 섭식 방식이 특징이다. 만타가오리는 공격성이 없고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일부 해외 환경보호단체는 만타가오리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포획이 제한되지만, 한국에서는 특정 규제 없이 합법적으로 잡히기도 한다.

구입한 만타가오리를 자신의 주방으로 옮김 김민성 셰프는 크기와 독특한 생김새에 놀라움을 표했다. 특히 꼬리 길이만 1m가 넘는다고 언급하며 “쥐가오리라는 이름이 꼬리 때문에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만타가오리 뼈가 무척 단단하다고 했다. 특히 날개 부분에 사람 어깨뼈처럼 단단한 뼈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뼈는 일반적인 가오리보다 훨씬 두껍고 튼튼해 해부 과정에서 칼을 여러 번 사용해야 했다.

해부 과정에서 김 셰프는 만타가오리 내장을 조심스럽게 들어냈다. 그는 위장과 간을 비롯한 장기를 확인하며 일반적인 가오리나 홍어에 비해 내장이 작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장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하며 “끔찍한 게 나오는 거 아니냐”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별다른 이물질 없이 깨끗한 상태였다.

포항 인근 바다에서 발견된 만타가오리 / 연합뉴스(독자 제공)
포항 인근 바다에서 발견된 만타가오리 / 연합뉴스(독자 제공)

구입한 만타가오리는 신선한 상태였다. 붉은 혈액과 선명한 점들이 선도 좋은 생선의 증거라고 김민성 셰프는 설명했다.

김민성 셰프는 만타가오리를 회, 찜, 스테이크로 조리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식했다. 먼저 회로 먹기 위해 얇게 썬 살을 폰즈 소스에 찍어 맛봤다. 그는 “거부감 드는 맛은 아니지만 즐길 만한 맛도 아니다”라며 솔직한 평가를 내렸다. 약간 심심한 맛이 느껴졌지만 폰즈 소스를 곁들이면 먹을 만하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찜 요리를 시도했다. 찜으로 먹은 살은 촉촉하고 담백하다고 김민성 셰프는 말했다. 그는 “콜라겐 덩어리 같지만 큰 맛은 없다”며 연골이 일반 가오리보다 훨씬 단단하다고 언급했다.

만타가오리 / 픽사베이
만타가오리 / 픽사베이

마지막으로 스테이크는 버터와 복숭아 소스를 곁들여 프렌치 스타일로 완성했다. 김민성 셰프는 해당 요리에 대해 ‘겉바속촉’ 식감과 바질의 향이 어우러져 가장 맛있다고 호평했다. 김 셰프는 “복숭아의 부드러운 느낌과 살의 풀어지는 식감이 잘 맞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만타가오리의 조리법은 지역마다 다채롭다. 김민성 셰프는 인도네시아에선 만타가오리를 말리거나 삶아 먹는다고 소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조리법을 참고해 스테이크에 양념을 더했으며, 그 결과가 기대 이상이었다고 했다. 젓가락으로 쉽게 자를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운 상태에서 풍미까지 더해져 시식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한편 만타가오리는 주로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서 서식한다. 한국 동해와 같이 상대적으로 차가운 해역에서는 드물게 관찰된다. 만타가오리 포획을 기후변화의 결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해양 생태계 변화와 관련해 살펴볼 필요도 있다. 플랑크톤과 작은 물고기를 주 먹이로 삼는 만타가오리는 따뜻한 해수 온도를 선호한다. 한국 동해의 평균 해수 온도는 이보다 낮은 때가 많아 만타가오리의 서식에 최적이지 않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온도 상승이 만타가오리의 분포 범위를 북쪽으로 확장했을 가능성이 있다.

'100kg 대왕 악마가오리 등장! 근데 이거 진짜 먹어도 돼?'란 제목으로 '일타쿠마'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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