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자랑처럼 말하는 '난소 나이'…진짜 좋은 수치는?
2025-07-22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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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보는 난소 건강, 그 이면의 이야기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AMH 검사’, 즉 난소 나이 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BS Plus '나는 솔로'에서는 27기 순자(가명)가 자기소개를 하면서 "실제 나이는 33세인데, 난소 나이는 24세"라며 당당히 밝히기도 했다.
해당 검사는 혈액 속 항뮬러관호르몬(AMH) 수치를 측정해 난소에 남아 있는 난자의 양을 가늠하는 검사다.
수치가 높으면 ‘난소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젊다’고 해석할 수 있고, 반대로 낮으면 난소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본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수치가 높으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AMH 수치는 임신 가능성과 관련된 정보를 일부 제공하긴 하지만, 여성의 전반적인 생식 건강을 완전히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AMH 수치가 평균보다 높은 경우, 난소에 남은 난포(미성숙 난자)가 많다는 뜻이긴 하다. 하지만 이것이 난자의 질이 뛰어나다거나, 임신이 잘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처럼 호르몬 이상으로 인해 배란이 잘 되지 않는 여성의 경우 AMH 수치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가 많다. 이처럼 수치만으로 생식 능력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또한 AMH는 현재 상태의 ‘난포 수’를 보여줄 뿐, 향후 얼마 동안 가임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혹은 임신 성공 가능성이 높은지를 정확하게 예측하지는 못한다.
난소 건강은 단순히 AMH 수치만으로 진단하지 않는다. 생리 주기, 배란 여부, 호르몬 검사, 초음파상 난포 수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AMH 수치는 이 중 하나일 뿐이며, ‘난소 기능 저하’나 ‘조기 폐경’을 진단하는 참고 지표로 사용될 뿐이다.
예를 들어 AMH 수치가 낮더라도, 배란이 잘 되고 건강한 난자가 있다면 자연 임신이 충분히 가능하다. 반대로 수치가 높아도 배란 장애나 호르몬 불균형이 있다면 임신이 어려울 수 있다.

AMH 검사는 특히 결혼이나 임신 계획을 앞둔 여성에게는 의미 있는 정보를 줄 수 있다. 난소 기능이 저하되기 전에 건강 상태를 미리 파악하고, 가임력 보존을 위한 선택(난자 냉동 등)을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치를 지나치게 믿고 낙관하거나 불안해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검사 결과는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해석해야 하며, 단순히 숫자 하나로 생식 건강을 단정 지어선 안 된다.
AMH 수치는 중요한 지표지만, 몸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생활습관이 더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스트레스, 수면, 식습관, 운동 등도 생식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난소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생활 균형이 필수다.
특히 30대 이후라면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건강을 점검하고, 가임력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