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안 건드린다’ 속담, 누가 밥 먹나 두고 문해력 공방…국립국어원 답변은?
2025-07-2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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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투표, ‘개가 먹는다’ 57% vs ‘사람 밥 안 건든다’ 43%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말, 무슨 뜻인지 정확히 아시나요?” 최근 한 유튜브 영상에서 전통 속담의 뜻을 둘러싼 해석 논쟁에 불이 붙었다.

전 대치동 국어학원 강사로 알려진 유튜버 ‘밍찌’는 지난 21일 공개한 인스타그램 숏폼 영상에서 "개 밥 vs 사람 밥"이라는 주제로 속담 하나를 꺼냈다. 영상 속 그는 "이 속담은 도대체 누가 밥을 먹고 누가 건드리는 건지를 두고 뜻이 엇갈린다"고 설명했다.
속담 속 ‘개’를 ‘밥 먹는 주체’로 해석하면 “하찮은 존재일지라도 식사 중일 땐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 된다. 반대로 ‘건드리는 주체’로 본다면 “그 눈치 없는 개조차 밥 먹는 사람은 안 건드린다”는 의미가 된다.

밍찌는 “나는 지금까지 개가 밥 먹는 거라고만 생각했다”며 “하지만 다른 해석도 들으니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개’ 뒤에 붙은 ‘도’라는 보조사가 모호해서 둘 다 말이 된다”고 부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어느 쪽이 더 타당한 해석인지 투표를 요청했다.
네티즌 투표 결과는 ‘밥을 먹고 있는 쪽이 개다’는 해석이 57%, ‘밥 먹는 사람을 안 건드리는 쪽이 개다’는 해석이 43%로 팽팽하게 갈렸다.

일부는 “개가 사람 밥을 건드린다고 생각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강하게 반박했고 “국어부터 다시 배우라”, “이걸 사람 밥이라고 본다고?” 같은 댓글도 줄을 이었다. 반면 “‘도’가 모호하니 충분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해당 영상은 23일 기준 조회수 225만회를 기록 중이다.
해석 논쟁이 확산하자 국립국어원은 지난 22일 한 누리꾼의 온라인 질의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국립국어원은 “해당 속담에서 ‘개’는 밥을 먹는 주체로 이해할 수 있다”며 “비록 하찮은 짐승일지라도 밥을 먹을 때에는 때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음식을 먹고 있을 때는 아무리 잘못한 것이 있더라도 때리거나 꾸짖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동의 속담으로 '먹는 개도 아니 때린다' '먹을 때는 개도 때리지 않는다'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