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기초학력 미달 비율 역대급…다시 부활하기 시작한 의외의 공부
2025-07-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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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중 1명꼴로 기초학력 갖추지 못해
고등학교 2학년 학생 10명 중 1명꼴로 국어 기초학력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문해력 저하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6년 연속 증가 추세를 보이며,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2일 발표한 '2024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올해 고등학교 2학년 국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9.3%로 집계됐다. 2017년 표집 평가 방식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7년 5%였던 해당 비율은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6.8%까지 치솟은 뒤, 매년 7.1% → 8.0% → 8.6% → 9.3%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중학교 3학년 국어 과목에서도 10.1%가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됐다. 2022년 11.3%에서 2023년 9.1%로 잠시 낮아졌지만, 올해 다시 상승 반전했다. 기초학력 미달은 교과서 내용을 20%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으로, 학교 현장에서는 문해력 부족이 더 이상 일부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해 전국 초·중·고 교사 5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가 학생 문해력이 과거에 비해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위인전의 ‘위인’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학생도 있고, ‘마중물’이나 ‘계륵’ 같은 한자어는 절반 이상이 생전 처음 듣는 단어처럼 여긴다”고 전했다. 중학교 교사들 사이에서도 “수도, 광복 같은 기초 개념을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는 증언이 나온다.
이처럼 학생들의 어휘력과 이해력이 동시에 낮아지자, 최근 다시 한자 교육 열풍이 일고 있다. 한자어가 일상 언어와 교과서 어휘의 60~7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어휘력 향상을 위해 한자 학습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선 "뜻을 몰라 글 전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너무 흔해졌다"는 이유로 초등학생 자녀에게 조기 한자 학습을 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한자 급수’를 취득하거나, 고전문학 이해와 어휘력 향상을 목적으로 독서와 병행한 한자 공부가 학원가에서도 주목받는 분위기다.
반면 수학 과목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고등학교 2학년 수학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지난해 16.6%에서 올해 12.6%로 낮아졌고, 중학교 3학년도 13.0%에서 12.7%로 소폭 감소했다. 교육부는 학교 현장의 기초 수학 지도 강화와 교사들의 관심 증대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국어 영역에서의 학력 저하가 뚜렷한 만큼, 어휘력과 독해력에 기반한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