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원칙 지키는 감독 드물다” 중국 축구가 격찬한 한국인 감독

2025-07-24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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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팀을 리그 강자로 만든 그 한국인 감독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을 이끄는 최강희 감독의 단호한 지도력이 중국 축구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팀의 핵심 윙어였던 우싱한(吴兴涵)이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연속으로 명단에서 제외된 이유가 밝혀지면서 최강희 감독의 결정이 화제를 모은다. 중국 매체들은 최강희의 이러한 행보를 팀 기강 확립과 장기적인 재건을 위한 조치로 평가하며 우싱한을 제외한 것이 단순한 전술적 선택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최강희 산둥 타이산 감독. / 뉴스1
최강희 산둥 타이산 감독. / 뉴스1

우싱한은 산둥 타이산의 대표적인 선수다.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드리블로 유명하다. 1993년생으로 알려진 그는 산둥성 출신으로 지역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아왔다. 2012년 산둥 타이산에서 데뷔해 2019년과 2021년 중국 슈퍼리그 우승, 2020년과 2021년 중국 FA컵 우승에 기여한 핵심 선수다. 2021년 시즌에는 27경기에 출전해 4골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더블(리그와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그는 중국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며 아시아 무대에서 활약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우싱한의 경력은 논란으로 얼룩졌다. 2022년 우싱한은 사생활 문제와 불법 도박 의혹으로 구단 징계를 받았다. 나이 조작 의혹도 불거졌다. 이로 인해 산둥은 2022년 그를 중국 갑급리그(2부 리그) 팀인 난징 시티로 임대 보냈다. 난징 시티에서 우싱한은 12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쳤다. 2023년 산둥으로 복귀했지만 주전 자리를 되찾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은 2023년 5월 산둥 타이산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당시 산둥은 승부 조작 스캔들로 위기에 빠져 있었다. 전임 감독 하오웨이와 미드필더 손준호가 승부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으며 팀은 리그 9위까지 추락했다.

‘소후닷컴’은 23일 기사에서 “최강희 감독은 엄격한 팀 관리로 선수단의 기강을 바로잡고 있다”라면서 우싱한의 연속 제외를 대표적인 리더십 사례로 꼽았다. 최강희 감독은 부임 후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극대화하며 팀을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산둥을 2년 만에 리그 상위권과 AFC 챔피언스리그 경쟁자로 만들었다.

우싱한의 명단 제외는 지난 3월 ACLE 8강 1차전 요코하마 F. 마리노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두드러졌다. 산둥은 이 경기에서 1-2로 패했지만 경기 내용에서는 우위를 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주전 공격수 크레산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우싱한 같은 경험 많은 선수가 기용되지 않은 점은 논란을 낳았다. ‘즈보8’은 최근 보오에서 “최강희 감독의 우싱한 제외는 내부 기강 확립 조치였다”라면서 “우싱한이 과거 논란과 최근 팀 내 태도 문제로 감독의 신뢰를 잃었다”고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우싱한 대신 유스 출신 세원넝(谢文能)을 기용했다. 세원넝은 이후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2차전에서 활약하며 팀의 역전승에 기여했다. ‘소후닷컴’은 “최강희 감독은 우싱한을 단호하게 명단에서 제외했고, 이후에도 그를 대신해 유스 출신인 세원넝을 선택했다”며 “이후 팀이 가와사키와의 2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두고, 리그 개막전에서는 장춘 야타이를 꺾는 데 일조했다”고 전했다.

우싱한의 제외는 중국 축구계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재정난과 승부조작 스캔들로 어려움을 겪는 중국 슈퍼리그는 구단 외압과 에이전트의 영향력이 강한 환경으로 악명 높다. ‘소후닷컴’은 이날 “중국 축구에서 선수단을 엄격히 관리하며 원칙을 지키는 감독은 드물다”며 최강희 감독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중국 축구 평론가 위안지아는 웨이보에서 “최강희 감독은 결코 융통성 없는 인물이 아니다. 그러나 한 번 기준을 정하면 누구에게든 예외를 두지 않는 지도자다. 우싱한은 그 원칙의 희생자라기보다는 자초한 인물”이라고 밝혔다. 사생활 논란과 불성실한 태도가 결합한 결과라는 것이다.

산둥은 최강희 부임 이후 뚜렷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2024-2025 ACLE에서 광주FC를 3-1로 꺾으며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였고, 리그에서도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2025년 시즌 중반 산둥은 리그 15경기에서 7승 3무 5패로 6위에 머물며 다소 주춤하다. ‘163.com’은 최근 보오에서 “산둥이 FA컵 16강에서 청두 룽청에 1-3으로 패하며 탈락했고, 허난 FC와의 리그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하며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최강희의 입지가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차이나닷컴’은 최근 보도에서 경질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최강희의 리더십은 여전히 중국 축구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시나스포츠’는 최근 보도에서 “최강희 감독은 승부조작으로 무너진 산둥을 상위권 팀으로 재건했다”며 그의 업적을 강조했다. 우싱한의 명단 제외는 단순한 선수 기용 문제를 넘어, 최강희가 팀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해 원칙을 고수하는 감독임을 보여준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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