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 민간 상업 우주발사 실패... 30초 만에 폭발하며 지상 추락
2025-12-23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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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스페이스 발사체 '한빛 나노’지상 추락

국내 최초 민간 상업 우주발사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우주발사체 기업 이노스페이스의 발사체 '한빛 나노'가 23일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이륙한 지 30초 만에 지상으로 추락하며 폭발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날 오전 10시 13분(한국시간) 한빛 나노를 정상 이륙시켰으나, 비행 중 기체 이상이 감지돼 지상 안전구역 내로 낙하했다고 밝혔다. 발사체는 이륙 후 수직 궤적으로 비행을 시작했고, 1단 엔진이 정상 점화했으며 1분이 되지 않아 음속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륙 30초 뒤 원인불명의 이상 현상이 발생했고, 결국 발사체는 지상으로 추락해 폭발했다.
이노스페이스 측은 "안전이 확보된 구역 내 지면과 충돌했으며, 인명 및 추가적인 피해 징후는 없었다"며 "임무가 종료된 원인을 확인 중이다. 확보한 데이터 분석 결과는 추후 공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의 공식 유튜브 생중계 역시 "비행 중 예기치 못한 이상 현상이 감지됐다"는 자막과 함께 중단됐다.
이노스페이스는 발사장을 관리하는 브라질 공군과의 협의 및 국제 안전 절차에 따라 임무를 공식 종료했다.
회사는 "브라질 공군과 국제 기준에 따른 안전 체계를 설계 의도대로 수행했다"며 "안전 절차에 따라 임무를 종료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처음 발사에 나서는 1단 2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엔진이 정상 점화했고 계획된 비행 구간을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노스페이스는 2017년 9월 설립된 국내 민간 우주기업이다.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 기반의 우주발사체를 개발하고 발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명은 혁신(innovation)과 우주(space)를 결합한 명칭이다. 이노스페이스는 2023년 3월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추력 15톤급 하이브리드 로켓 엔진을 적용한 준궤도 시험발사체 '한빛-TLV' 시험발사에 성공하며 소형 발사체 개발 및 발사 서비스 운용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하이브리드 로켓 독자기술을 보유한 이노스페이스는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 소형위성 시장에서 저비용, 저지연(Low-latency), 안정적인 발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한빛 나노는 길이 21.8m, 지름 1.4m의 2단형 우주발사체다. 90kg의 탑재체를 고도 500km의 태양동기궤도에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1단에는 추력 25톤급 하이브리드 엔진 1기가, 2단에는 추력 3톤급 액체 메탄 로켓엔진 1기가 장착됐다. 이륙 중량은 18.8톤이다. 2단은 고객이 요구하는 발사 임무에 따라 하이브리드 엔진 '하이퍼(HyPER)'와 메탄엔진 '리머(LiMER)'를 운용해 고객 맞춤형 발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번 발사에는 브라질과 인도 고객사의 소형위성 5기, 비분리 실험용 장치 3기 등 정규 탑재체 8기가 실렸다. 탑재 화물 총량은 18kg이다. 발사 임무는 이들 탑재체를 고도 300km, 경사각 40도의 지구 저궤도로 수송하는 것이었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발사를 통해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상업 고객 위성을 저궤도에 투입하는 기록을 세우려 했으나 발사 실패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한빛 나노는 당초 11월 22일 발사를 목표로 준비됐지만 항전장비에서 이상 신호가 확인되면서 발사가 미뤄졌다. 이후 발사 직전 운용 절차를 진행하던 중 1단 산화제 공급계 냉각장치에서 이상이 감지돼 다시 일정이 조정됐다. 19일에도 발사 시각이 두 차례 미뤄진 끝에 종적으로 2단 액체 메탄 탱크 밸브 문제로 발사 시도가 중단되며 세 차례 연기됐다. 23일에도 새벽 예정 시간에 비가 예보되며 발사가 오전 10시로 미뤄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