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람들 약속 다 미뤄야 할 판... 기상청이 발표한 토요일·일요일 날씨

2025-07-24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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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고기압의 포위... '거대 찜통'으로 변한 한반도 상황

한반도가 거대한 찜통 속에 갇혔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동서에서 세력을 확장하며 한반도를 겹겹이 포위해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마치 한여름에 이불을 두 겹 두르고 난로까지 쬐는 듯한 상황이 펼쳐지면서 기온은 연일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2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신비한물너미에서 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 뉴스1
폭염이 지속되고 있는 23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호수공원 신비한물너미에서 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 뉴스1

현재 고도 약 5㎞ 대기 중상층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장악한 가운데 고온건조한 티베트고기압이 서쪽에서 세력을 넓혀오며 그 위를 차지해가고 있다.

24일 기상청에 따르면 한반도는 태평양 고기압이 동쪽에서, 티베트 고기압이 서쪽에서 확장해 오며 양쪽에서 뜨겁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 상공에 고여 있는 상태다.

두 고기압은 각각 해양성과 대륙성을 띠며 수증기와 열을 공급하는데, 이들이 동시에 머무를 경우 대기 정체로 인해 낮 기온이 크게 오르고 밤에도 열이 식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지게 된다. 2개의 뜨거운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자리하면서 열이 축적되기만 하고 빠져나가지 못하는 상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두 겹 이불을 덮어두고 열풍기 2대를 틀어놓은 듯한 상황이다.

대기 하층에도 고기압이 자리하면서 하늘이 맑아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점은 더위를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북태평양 고기압 확장에 따라 하늘에 구름 없이 맑을 것으로 예보돼 강한 햇볕이 지표면을 곧장 데워 기온이 급격히, 또 크게 오를 전망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32∼36도로 예상된다. 습도도 높아 경기내륙·강원동해안·강원남부산지·충남·남부지방은 체감온도가 35도 안팎까지, 나머지 지역은 33도 안팎까지 치솟겠다.

문제는 찜통 더위가 앞으로 더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점이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36도일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은 금요일인 25일과 토요일인 26일 기온이 각각 37도와 38도까지 뛰겠다. 광주·전주·대전(36도)보다도 기온이 높아 매우 덥겠다.

지형 효과가 겹친 까닭이다. 대기 하층에 남동풍이 불면서 백두대간을 넘으며 건조해진 뒤 햇볕에 뜨거워진 땅 위를 지나면서 달궈진 공기를 맞는 서울 등 산맥 서쪽이 특히 덥겠다. 대기 하층에서 부는 남동풍이 산을 넘어오며 달궈질 것으로 보여 백두대간 서쪽을 중심으로 기온이 비교적 높겠다.

무더위 자료 사진 / 뉴스1
무더위 자료 사진 / 뉴스1

무더위를 부른 북태평양 고기압은 태풍까지 밀어낼 것으로 보인다. 동아시아에 발생 중인 2개 태풍을 밀어낼 만큼 강도가 강해진 상태라 폭염은 점차 강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발생한 제7호 태풍 프란시스코와 8호 꼬마이는 모두 26일쯤 타이완 인근에서 소멸할 전망이다. 두 태풍 모두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에 걸려 세력을 키우지 못했고, 고기압의 하강기류가 대기 흐름을 막으면서 북상이 차단됐기 때문이다.

기온은 적어도 다음 달 초까진 평년 기온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다만 중기 예보에 따르면 40도 안팎을 오르내리는 극악 폭염은 주말 이후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북태평양 가장자리에 들어 구름이 많거나 흐려질 때가 있겠다. 구름이 햇볕을 가려 지표면 가열을 다소 완화하겠다.

38도는 인체가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운 수준의 기온이다. 열사병과 열 탈진 위험이 높아진다. 열사병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급상승하며 혼수, 경련, 심지어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응급 상황이다. 열 탈진은 과도한 땀으로 인한 수분 및 전해질 손실로 어지럼증, 메스꺼움, 두통 등을 유발한다. 특히 노인, 어린이, 만성질환자(고혈압, 당뇨, 심장병 등)는 폭염에 더 취약하다.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자는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할 가능성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의사들은 폭염 속 야외 활동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피하고 물을 자주 마셔야 한다고 권고한다.

무더위와 함께 대기질도 악화하고 있다. 햇빛과 대기오염물질이 광화학 반응해 형성되는 오존이 강원영동과 제주를 뺀 전국에서 '나쁨' 수준으로 짙겠다. 오존은 호흡기와 감각기관에 악영향을 주므로 관련 질환자나 취약계층은 되도록 외출하지 말아야 한다.

해상에서도 주의해야 할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당분간 제주해안과 전남해안, 경남남해안에 너울이 강하게 유입되겠다.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을 정도로 높은 물결이 해안으로 거세게 밀려오겠으니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제주해안은 이날 밤부터, 나머지 해안은 25일부터 달 인력이 강해 바닷물 높이가 높겠다. 해안 저지대는 밀물 때 침수될 수 있으니 대비가 필요하다. 대부분 해상에 당분간 해무가 끼겠다. 이에 일부 섬은 가시거리가 200m에 못 미치기도 하겠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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