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39만 가구 선정해 5만원씩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 (이유)
2025-07-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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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95억원 규모 지원책 마련
체온을 훌쩍 넘어선 38도의 열기가 도시 전체를 덮친 여름. 사람 잡는 날씨 속에서도 전기요금 걱정에 선풍기조차 켜기 망설여지는 가정이 있다. 서울시가 이런 취약계층을 위해 총 195억원 규모의 냉방비를 긴급 지원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지원은 기초생활보장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총 38만 9000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5만원씩 지급되는 대규모 지원책이다. 지원 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자 34만 6000가구와 서울형기초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 저소득 한부모가족 등 4만 3000가구다.
시는 신속한 지원을 위해 별도 신청 절차 없이 각 구청을 통해 대상자를 확인한 후 다음달 첫 주부터 개별 계좌로 냉방비를 입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계좌 미등록자나 압류방지통장 사용자, 기타 사유로 통장 개설이 어려운 가구는 예외적으로 현금으로 지급한다.
특히 이번 냉방비 지원은 정부의 에너지바우처 사업과 별개로 진행돼 수급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면 중복으로 받을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인 가구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도 함께 이뤄진다. 어르신과 장애인 등이 자주 이용하는 복지관, 노인요양시설 등 관내 842개소의 사회복지시설에는 7월부터 8월까지 2개월분 냉방비가 지급된다. 시설 면적과 이용규모에 따라 최소 20만원부터 최대 800만원까지 총 8억 7000만원이 지원된다.
경로당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어르신들이 이용하는 경로당에는 개소당 16만 5000원씩 2개월 동안 냉방비가 지원된다.
쪽방촌 주민들을 위한 특별 지원책도 마련됐다. 시는 폭염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쪽방촌 공용공간 에어컨과 쪽방상담소 내 에어컨 총 281대의 필터 교체와 청소를 지원했다. 또한 좁은 공간과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무더위에 특히 취약한 쪽방촌 주민들이 공용공간 에어컨을 보다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여름철 전기 납부 요금에 대해 월 최대 10만원 한도로 3개월간 전기요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긴급 지원의 배경에는 급격한 물가 상승도 있다. 무더위와 함께 서울시 소비자 물가지수가 지난해 대비 2.1% 상승해 취약계층의 에너지 요금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최근 기후변화의 여파로 냉방기기의 도움 없이는 견디기 어려운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냉방비 지급이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는 취약계층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