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민낯 드러나”…비계 삼겹살 논란에 울릉군수 고개 숙였다

2025-07-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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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청 홈페이지에도 입장문 게시

‘비계 삼겹살’ 영상으로 촉발된 울릉도 관광 서비스 논란에 울릉군수가 직접 사과하고 수습에 나섰다.

비계가 절반가량 포함된 고기 / 유튜브 '꾸준' 캡처
비계가 절반가량 포함된 고기 / 유튜브 '꾸준' 캡처

남한권 울릉군수는 지난 22일 개인 SNS에 “군민 여러분과 울릉을 찾아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모든 분께 참으로 죄송하다”며 “울릉관광의 민낯이 유튜브로 현실화돼 실망과 우려를 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진통 없는 성장은 없다”며 “지적된 문제를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울릉 관광의 도약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도 돌을 던지지 말고, 친절과 서비스 정신으로 다시 시작하자”며 군민과 업계의 협력을 호소했다.

남 군수의 사과에 이어 울릉군청 홈페이지에도 공식 입장문이 게시됐다. 울릉군은 최근 불거진 관광 서비스 품질 및 가격 논란에 대해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한 구조적 한계가 있더라도, 이는 불친절이나 과도한 가격 책정의 변명이 될 수 없다”며 사과했다.

군은 관광서비스업 협의체 지원, 원산지 표시제 도입, 서비스 인증제와 권장 가격제 시행, 현장 점검 체계 강화 등 전방위적인 자정 조치를 예고했다. 또 지역의 관광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에메랄드 캠페인’을 전면 도입하겠다고 밝혀, 논란을 지역 차원의 근본적인 개선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논란은 여행 유튜버가 울릉도를 방문해 올린 영상에서 비롯됐다. 해당 유튜버는 한 식당에서 삼겹살을 주문했지만 비계가 절반가량 포함된 고기를 받았고 이 장면은 영상으로 고스란히 공개됐다. 이후 해당 고기 부위가 삼겹살이 아닌 앞다릿살이었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식당 측은 “사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직원이 부위를 잘못 썰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에 담긴 불만은 음식뿐만이 아니었다. 유튜버는 숙소, 렌트카, 식음료 전반에 걸친 높은 가격과 부족한 서비스, 여행자 친화적이지 못한 관광 인프라 등을 꼬집으며 울릉도 관광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자연은 아름답지만 기본적인 서비스는 다른 지역에 비해 부족하다”며 젊은 세대가 재방문할 동력을 느끼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릉도의 비싼 물가와 식당·숙소 등에서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온라인을 중심으로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울릉군이 관광 서비스 전반을 돌아보고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다음은 울릉군 홈페이지 입장문 전문.

입 장 문

최근 우리 군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알려진 관광서비스와 관련한 전반적인 품질 및 가격 문제 이슈에 대해서 깊은 책임감과 함께 심심한 사과의 입장을 밝힙니다.

이번 논란의 발생 원인이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발생하는 고물가와 성수기 집중 현상, 숙련된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개선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이것이 결코 불합리한 가격 책정이나 불친절한 서비스의 핑계가 될 수 없다는 점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반드시 개선해야 할 군본적인 문제로서,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강력하고 지속적인 개선책을 신속히 마련하겠습니다.

먼저, 민간 차원의 관광서비스업 협의체를 구성하도록 지원하여 합리적인 가격, 원산지 표시제 도입, 서비스 친절도 및 위생 관리의 정기적 점검과 인증제를 시행하여 자체적인 서비스 표준화를 도출하도록 유도하겠습니다. 군 차원의 지속적인 현장점검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 불편·불만사항 신고 창구 활성화와 함께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현장 지도가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권장 가격표를 협의체와 공동으로 마련하고, 친절 우수업소에 대한 인센티브와 인증 제도를 통해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소들이 자연스럽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울릉군은 이러한 자구책들이 원활하고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민·관이 함께 참여하여 관광서비스 품질을 전반적으로 높이고, 지역 이미지와 신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인 ‘에메랄드 캠페인’을 전면 시행하겠습니다.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여 관광객이 믿고 찾을 수 있는 울릉을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이슈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행정을 비롯한 울릉군민 모두의 자발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며, 모두가 '합리적이고, 친절하며, 깨끗한 울릉'이라는 공통된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문제가 해소되고 지역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울릉도를 찾는 모든 관광객이 좋은 기억을 가지고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군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이제는 말뿐이 아닌 실질적인 변화와 행동으로 더 나은 관광 환경을 만들어 보답하겠습니다. 울릉의 진심과 절실한 노력을 끝까지 지켜봐 주시고 함께 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5. 7. 22.

울릉군수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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