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레슬링 전설' 헐크 호건 심장마비로 별세…향년 71세

2025-07-25 08:43

add remove print link

1980년대 중반 프로레슬링 대중화 이끌어

헐크 호건.  / 헐크 호건 인스타그램
헐크 호건. / 헐크 호건 인스타그램

‘프로레슬링계의 전설’로 불리는 헐크 호건이 24일(현지 시각) 별세했다. 향년 71세.

미 플로리다주의 클리어워터 경찰국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심장 마비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경찰과 소방당국이 호건의 자택에 출동했다"면서 "구급대는 호건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병원에서 사망 선고가 내려졌다"고 밝혔다.

호건이 활동했던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는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헐크 호건이 숨졌다는 소식을 접하고 깊은 슬픔에 빠져있다", "호건은 1980년대에 WWE가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는 데 기여했다"며 애도를 표했다.

본명이 ‘테리 볼리아’인 호건은 WWE 역사상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WWE 챔피언십을 최소 6회 우승했으며, 2005년 WWE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호건은 1980년대 중반부터 프로레슬링을 가족 친화적인 예능 스포츠로 변모시킨 업적으로 높이 평가받는다. 그가 나오기 이전까지 레슬링의 팬층은 그리 두텁지 않았다. 그는 링 위에서 극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어린이들을 비롯해 가족 시청자들을 매료시켰으며, 이런 예능에 가까운 경기 문화를 확산하면서 프로레슬링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말굽 모양의 수염과 빨간색·노란색의 옷, 스스로 ‘24인치 비단뱀’이라고 부른 거대한 팔뚝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그는 레슬링계 밖에서도 다양하게 활동했으며, 그의 일상생활을 다룬 리얼리티쇼 ‘호건 노즈 베스트(Hogan Knows Best)’를 비롯해 ‘록키 3’ 등 다수의 영화와 TV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호건은 사생활 면에서도 무수한 얘깃거리를 낳았다.

2012년에는 그가 유명 라디오 DJ 진행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의 부인인 헤더 클렘과 가진 수 차례의 성관계 영상이 가십 매체 ‘고커 미디어’를 통해 공개돼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는 이 매체를 상대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해 승소, 1억1500만달러(약 1578억원)의 배상 판결을 받기도 했다.

근래 호건은 정치적인 색채를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해 7월에는 미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전당대회 무대에 올라 “우리는 지도자이자 나의 영웅인 검투사와 함께 미국을 되돌릴 것”이라며 “트럼프 마니아들이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게 하라”라고 말하며 당시 트럼프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

그는 당시 입고 있던 검은색 티셔츠를 두 손으로 찢은 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빨간색 티셔츠가 드러나게 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화제가 됐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