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몰랐다... 전 세계에서 오직 한국인들만 사용한다는 '식사 도구'

2025-07-25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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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선 ‘레어템’이라는 한국인들의 식사 도구

한국인들만 금속 젓가락을 쓰는 이유가 있을까? 작가 구완회가 유튜브 채널 ‘떠먹여주는TV’에서 한중일 젓가락 문화를 파헤쳤다.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한 역사·여행작가인 구완회는 그의 저서 ‘여행하는 일본사’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상 ‘한국만 쓰는 쇠 젓가락. 외국에선 레어템인 진짜 이유. 한중일 중 한국만 쇠 젓가락 쓰는 이유. 일본인이 한국 정원 보고 깜짝 놀란 이유’에서 한국·중국·일본의 젓가락을 비롯한 식문화, 건축, 정원의 차이를 생생히 다뤘다.

금속 젓가락은 한국인들만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식사 도구로 알려졌다.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금속 젓가락은 한국인들만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식사 도구로 알려졌다.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구완회 작가는 한·중·일 젓가락의 차이를 식습관에서 찾았다. 중국 젓가락은 길고 둥글다. 주로 기름진 음식을 집기 위해 나무로 제작된다. 이는 큰 상에 음식을 놓고 돌려가며 먹는 중국의 식사 문화와 관련이 있다.

길고 둥근 중국 젓가락 / 픽사베
길고 둥근 중국 젓가락 / 픽사베

반면 한국 젓가락은 납작하고 뭉뚝하며, 김치나 나물 같은 채소를 집기 편리하도록 금속, 특히 스테인리스나 황동으로 만든다. 일본 젓가락은 짧고 뾰족하며, 생선이나 해산물을 발라 먹기에 적합한 나무 재질이 특징이다. 구완회는 일본 젓가락의 뾰족한 모양을 처음 보고 사무라이의 칼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는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식문화에서 비롯된 차이라고 설명했다.

구안회는 한국에서 금속 젓가락이 발달한 이유는 김치나 젓갈처럼 수분이 많은 음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나무는 물에 젖으면 변질하기 쉬워 한국에서는 오래전부터 황동이나 은으로 젓가락을 만들었다. 특히 왕은 독살을 방지하기 위해 은수저를 사용했고, 일반 백성도 상업 발달로 조선 후기에는 황동 젓가락을 쓰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당시 장인들은 엽전을 녹여 숟가락을 만들기도 했다. 숟가락 값이 그만큼 비쌌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행위는 불법이었지만 조선 후기에는 흔히 이뤄졌다.

금속 젓가락은 한국인들만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식사 도구로 알려졌다.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금속 젓가락은 한국인들만 대중적으로 이용하는 식사 도구로 알려졌다.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젓가락 배치 방식도 나라마다 다르다. 한국은 젓가락을 식탁에 직각으로 놓는 데 반해 일본은 뾰족한 젓가락이 공격적으로 보일 수 있어 가로로 놓는다. 숟가락 사용법에도 차이가 있다. 한국은 밥과 국을 떠먹기 위해 숟가락을 필수로 사용하는 데 반해 중국은 국수와 만두 중심의 식문화로 인해 숟가락 사용이 줄었다. 일본은 밥그릇을 들고 젓가락으로 먹는다.

일본 젓가락은 작고 끝이 뾰족하다. / 픽사베이
일본 젓가락은 작고 끝이 뾰족하다. / 픽사베이

구안회는 과거 한·중·일 모두 숟가락과 젓가락을 함께 썼지만, 중국은 차 문화와 주식 변화로, 일본은 찰진 쌀과 가벼운 나무 그릇 사용으로 숟가락이 점차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한·중·일의 건축에서는 지붕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한국 전통 건축은 처마 끝이 하늘로 올라가며, 단청으로 화려하게 장식된다. 반면 일본은 지진 때문에 지붕을 가볍게 설계하며, 처마가 땅으로 뚝 떨어지고 단청을 칠하지 않는다. 이는 일본의 습한 기후로 나무가 썩는 것을 막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일본은 화려함 대신 소박함과 세월의 흔적을 중시하는 ‘와비사비’ 미학을 추구하며, 낡은 건물을 보존한다. 구안회는 국립중앙박물관 일본관에서 전시된 센노리큐의 다실 ‘다이안’을 예로 들며, 좁고 소박한 공간이 와비사비 철학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정원 문화에서도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극명하다. 한국의 대표적 정원인 담양 소쇄원은 자연을 최대한 살려 인위적인 요소를 자제한다. 반면 일본의 교토 류안지 바위정원은 다르다. 풀과 나무 없이 모래와 바위로만 이뤄진 ‘마른 산수’ 정원은 인위적인 설계의 극치를 보여준다. 구안회는 “이거야말로 인공적인 정원의 끝판왕”이라면서 일본 정원이 명상을 위해 철저히 통제된 공간임을 강조했다. 일본 정원은 마른 산수, 연못 중심의 지천회유식, 징검다리와 석등이 특징인 로지 세 가지 스타일로 나뉜다. 지천회유식 정원인 고라쿠인에서는 소나무 가지를 철사로 묶어 모양을 만드는 인위적인 손길을 확인했다고 구안회는 전했다.

구완회는 한·중·일 젓가락 문화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려는 공동 노력이 2017년부터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작가 구안회가 한국인들만 금속 젓가락을 쓰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 ‘떠먹여주는TV’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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