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불태웠다” 국가대표 출신 축구 레전드, 현역 '전격 은퇴'

2025-07-2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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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선수 생활 마무리한 FC서울 레전드

FC서울의 살아있는 전설 고광민이 축구 인생의 마침표를 찍었다.

FC서울 동료 기성용과 부둥켜안으며 기뻐하는 고광민 / 뉴스1
FC서울 동료 기성용과 부둥켜안으며 기뻐하는 고광민 / 뉴스1

고광민은 지난 24일 개인 SNS를 통해 현역 은퇴 소식을 전했다. 그는 "안녕하세요, 고광민입니다. 저는 은퇴를 하려고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라며 15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꿈의 구단 FC서울서 10년 원클럽맨 행보

1988년생인 고광민은 2011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FC서울에 첫 발을 들였다. 그는 "2011년 처음 FC서울 입단했을 때 꿈꾸는 팀에 입단하여 너무 설렜지만, 워낙 빅클럽이다 보니 걱정도 많았다. 하지만 내가 나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했고 그 기회를 잡았지만, 놓친 적도 많다. 많은 좌절을 통해 FC서울이라는 팀에서 성장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처음에는 측면 공격수로 시작한 고광민이지만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밀려나며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 9경기, 2012년 11경기 출전에 그치며 공격 포인트도 올리지 못했다. 2013년에는 윤일록, 몰리나, 고요한 등 쟁쟁한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려 단 3경기만 뛰는 등 위기를 맞기도 했다.

전환점은 2014년이었다. 최용수 감독 지휘 하에 측면 공격수에서 우측 수비수로 포지션을 바꾼 것이다. 시즌 초반 차두리와의 경쟁에서 뒤처졌지만, 후반기부터 완벽한 풀백으로 거듭나며 30경기에서 2골을 넣는 활약을 펼쳤다.

FC서울 레전드로 활약한 고광민 / 고광민 인스타그램
FC서울 레전드로 활약한 고광민 / 고광민 인스타그램

2015년에는 좌측 수비수로 자리를 옮겨 더욱 빛났다. 3백 시스템에서 윙백과 풀백을 오가며 뛰어난 활동량과 공격력을 과시했고, 팀의 FA컵 우승에 기여했다. 2016년에는 완전한 주전으로 자리잡으며 A대표팀 승선까지 이뤄냈다.

고광민은 특히 2016년 우승을 결정지은 전북 원정 경기를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꼽았다. "두 번의 리그 우승과 한 번에 FA컵 우승을 이 팀과 경험했다. 특히 16년도 리그 우승은 내 평생 잊지 못할 우승이었다. 리그 마지막 전북전은 수호신 여러분과 팀 동료들 팀 관계자분들이 이룬 우승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상에도 꿋꿋했던 베테랑...말레이시아서 마지막 불꽃

2017-2018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마친 고광민은 2019년 FC서울로 돌아왔다. 2년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곧바로 주전으로 활약하며 35경기 출전으로 팀의 파이널A 진출을 도왔다.

하지만 2021년부터는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2022년까지 총 30경기만 소화했다. 그럼에도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잡아주며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2023년 12월, 말레이시아 사바FC에서 러브콜을 받은 그는 35세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고광민은 "제대 후 팀에 도움이 되려고 노력했고 항상 개인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그런 선수가 되려고 했다. 다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기량이 떨어지는 걸 느꼈고, 은퇴를 결심해 마지막 1년을 서울에서 불태우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동계 때 해외에서 좋은 오퍼가 왔고 많은 고민 끝에 가족들을 위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FC서울 구단의 배려로 이적료 없이 사바FC행이 성사됐다. 말레이시아에서도 변함없는 실력을 보여준 고광민은 첫 시즌 20경기 1도움, AFC컵 6경기 출전을 기록했고, 2024-25시즌에는 26경기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상식'에서 고광민(FC서울)이 베스트11 DF 부문을 수상한 고광민 / 뉴스1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시상식'에서 고광민(FC서울)이 베스트11 DF 부문을 수상한 고광민 / 뉴스1

15년 긴 여정 끝에 축구화 벗은 고광민..."FC서울과 팬들께 감사"

고광민은 은퇴 결심 배경에 대해 "FC서울 구단에서 많은 배려를 해주어 해외 진출을 하게 됐다. 2년 반 동안 사바FC에서 마지막을 불태웠고 후회 없이 플레이했다. 선수로써 더 뛰고 싶었지만, 여기서 마무리하는 게 맞다고 판단하여 이런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FC서울에서만 통산 246경기에 출전해 8골 17도움을 기록한 고광민은 2012년과 2016년 K리그 우승, 2013년 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15년 FA컵 우승 등 구단 황금기의 핵심 멤버였다.

그는 마지막 인사에서 "아껴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팬분과 사바FC 팬분, 특히 수호신(FC서울 서포터즈) 여러분 너무 감사드리고 부족한 선수였지만, 열심히 하는 선수로 기억해 주신다면 선수로써 모든 걸 이뤘다고 생각하면서 제2의 인생으로 열심히 살아볼 예정이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정말 너무너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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