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최신작인데…톱스타들 등판한 ‘이 한국영화’, 벌써 넷플릭스 올라온다
2025-07-26 12:41
add remove print link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바이러스에 감염되다?!
기발한 설정과 호평에도 흥행에는 실패한 한국 영화가 넷플릭스행을 알렸다.


그 작품 정체는 바로 ‘바이러스’다.
지난 5월 7일 개봉한 영화 ‘바이러스’가 불과 2개월 만에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배두나, 김윤석, 손석구 등 쟁쟁한 배우들이 포진한 이 작품은 독특한 설정과 따뜻한 메시지로 주목을 받았지만, 극장 흥행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제작·배급사 측은 빠른 온라인 공개를 선택하며,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맞춘 유통 전략을 단행했다.
‘죽는 대신 사랑에 빠진다’…청춘 재난극의 기발한 반전
바이러스’는 이지민 작가의 소설 ‘청춘극한기’를 원작으로 한 청춘 로맨스 재난물이다. 영화의 세계관은 파격적이다. 감염되면 100% 사망에 이르는 ‘톡소 바이러스’에 걸리면 이유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사랑에 빠진다. 공포와 혼란보다는 행복감과 설렘이 일상에 침투하며 평범한 인간관계에 균열을 일으킨다.
주인공 옥택선(배두나)은 연애에 지쳐 있던 번역가로, 소개팅을 통해 만난 모태솔로 바이러스 연구원 남수필(손석구)을 통해 톡소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게 된다. 수필은 자신이 감염됐음을 고백하며 치료를 위해 이균 박사(김윤석)를 찾아가라고 권한다. 이후 택선과 수필은 바이러스의 진실과 치료법을 찾아 여정을 시작한다. 전염병이라는 소재를 통해 생명, 관계, 감정, 사랑을 다각도로 탐구한 시도다.
팬데믹 이후 5년만에 개봉…‘타이밍’이 발목 잡았다

‘바이러스’는 2019년 촬영을 마쳤으나, 이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 제작 후 무려 5년 만에 스크린에 걸린 이 영화는 시대가 바뀐 관객 정서와 유통 구조 변화에 직면했다. 팬데믹이 종식된 뒤 개봉에 나섰지만, 정작 관객의 반응은 기대보다 미지근했다.
개봉 첫 주 예매율 1위에 오르며 흥행 기대감을 모았지만, 관객 수는 급감해 2주 만에 7만 명대에 머물렀다. 최종 누적 관객 수는 7만 4천여 명. 팬데믹을 상기시키는 콘셉트가 오히려 피로감을 불러일으켰다는 해석과 함께, 비수기 개봉과 동시기 경쟁작들의 공세에 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흥행 실패→스트리밍 직행…OTT가 된 ‘제2의 극장’
이러한 상황 속에서 ‘바이러스’는 개봉 2개월 만에 넷플릭스로 이동했다. 이처럼 빠른 공개 결정의 배경에는 한국영화계의 급변하는 배급 트렌드가 자리한다. 코로나19 이후 관객의 시청 습관이 극장에서 OTT 플랫폼으로 이동했고, 제작사들 역시 빠른 스트리밍 전환으로 손익을 최소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영화들의 극장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를 통한 2차 판권 수익 확보가 더 중요한 전략으로 부상했다.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빠른 OTT 공개로 시청자 저변을 넓히고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바이러스'는 이러한 변화 흐름의 대표 사례가 됐다.


생활연기+유쾌한 연출, 배우들의 진가 빛나
흥행과 별개로 ‘바이러스’는 배우들의 개성 넘치는 연기와 따뜻한 연출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배두나는 사랑에 휘말린 번역가 옥택선을 현실감 있게 소화했고, 김윤석은 냉정하면서도 인간적인 이균 박사 캐릭터를 묵직하게 표현했다. 손석구는 특별출연이지만 모태솔로 수필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장기하, 문성근, 김희원 등 개성파 조연들도 극의 중심을 잘 받쳐줬다.
관계의 파열과 회복, 바이러스의 은유적 의미 등 작품에 내재된 철학도 ‘일회성 흥행’ 이상의 깊이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객 일부는 “차라리 OTT로 먼저 접했더라면 더 반향이 있었을 영화”라는 반응도 보였다.
극장보다 넷플릭스에 더 어울리는 영화
결국 ‘바이러스’는 OTT 플랫폼에서 진가를 발휘할 가능성이 더 높다. 넷플릭스를 통해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얻은 셈이다. 대중성보다는 개성과 감성을 앞세운 이 작품은, 일상과 사랑, 죽음이라는 묵직한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정서적으로 몰입 가능한 ‘집에서 보는 영화’로서 더 적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러스’는 오는 30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