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계탕 저리가라…올 여름 보양식으로 뜨고 있다는 화제의 '한국 음식'

2025-07-26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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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급 호텔 코스 요리로도 선보여

마라탕, 탕후루처럼 음식에도 유행이 바뀐다. 보양식도 예외는 아니다. 매년 여름이면 삼계탕을 비롯해 오리, 장어 같은 고열량 식재료는 물론, 전복, 낙지, 민어, 각종 채소까지 다양한 조합이 식탁을 채운다.

삼계탕 자료사진 / SUNGMOON HAN-shutterstock.com
삼계탕 자료사진 / SUNGMOON HAN-shutterstock.com

이 가운데 올해 두드러진 보양식으로 흑염소가 주목받고 있다. 특급호텔의 여름 코스 요리에 포함되거나 프랜차이즈 주력 메뉴로 떠오르면서 대중의 눈길을 끌고 있다.

흑염소 수요가 늘자 공급도 함께 늘었다. 국내 사육은 물론 수입 물량도 급증했다. 호주축산공사에 따르면 2020년 1063톤 수준이던 호주산 염소고기 수입량은 2024년 8296톤으로 약 7.8배 증가했다. 현재 국내 유통되는 수입 염소고기 대부분은 호주산이다. 한국에서는 흑색, 갈색, 백색 염소가 있었지만, 점차 흑색종만 남아 ‘흑염소’라는 이름으로 통칭되고 있다.

흑염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오래전부터 보양식으로 자리잡았다. 조선시대 의학서 『동의보감』에는 흑염소가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기를 끌어올리며 마음을 안정시킨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 명나라 약학서 『본초강목』에도 허약한 사람을 낫게 하고 심신을 다스리는 식재료로 소개돼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한식당 ‘온달’이 여름 보양식으로 선보인 흑염소탕  /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의 한식당 ‘온달’이 여름 보양식으로 선보인 흑염소탕 /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영양 성분 역시 보양식으로 손색없다. 지방, 콜레스테롤, 칼로리는 낮고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은 높은 ‘3저 4고’ 식품이다. 한국축산식품학회 논문에 따르면 흑염소의 지방 함량은 3.7% 수준이며 단백질 함량은 평균 20%에 달한다.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불포화지방, 철분, 칼슘도 고르게 포함돼 체력 유지와 원기 회복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이경제는 왜, 흑염소에 대한 책을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쓰는가?』에서는 탄수화물과 지방은 체내에서 생성 가능하지만 아미노산은 외부 섭취가 필요하며, 닭고기, 연어, 귀리와 함께 흑염소가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식품이라고 설명한다.

흑염소 인기를 견인하는 배경엔 사회 변화도 있다. 지난해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개고기의 사육과 유통, 판매가 2027년부터 금지된다. 이에 따라 식감과 맛이 유사한 염소고기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레 높아지는 분위기다.

예전엔 진액이나 액기스 형태로 소비되던 흑염소가 이제는 요리로 즐기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탕이나 전골, 수육 같은 전통 메뉴 외에도 립, 스테이크처럼 다른 육류와 유사한 방식으로 조리된 메뉴도 등장하며 소비층을 넓히고 있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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