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굽기 전에 전자레인지에 넣어보세요... 좀 놀랄 수 있어요

2025-07-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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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기 전에 전자레인지에서 선조리하면 벌어지는 일

어떻게 고기를 구워야 보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을까. 강상욱 상명대학교 화학에너지공학과 교수가 유튜브 채널 ‘건나물TV’에 최근 출연해 고기를 구울 때 발암물질을 줄이는 과학적 방법을 소개했다. 영상 제목은 ‘고기를 더 맛있게 건강하게 굽는 화학자만의 방법! 굽기 전 이거 하면 발암물질 싹 사라집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화학에너지공학 분야 전문가인 강 교수는 2010년 상명대학교 화학과에서 대한민국 최연소 교수로 임용된 이후 학문적 업적을 쌓아왔다. 2021년 LG화학과의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2021년 LG화학-상명대학교 화학 및 에너지공학 협력 사업’에 참여하며 주목받았다. 화학 지식을 일반인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며 신뢰를 얻고 있다. 영상에서 강 교수는 고기를 구울 때 생성되는 발암물질의 원리와 이를 최소화하는 실용적인 팁을 상세히 전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고기를 구울 때 발생하는 발암물질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헤테로 사이클릭 아민(HCA)이다. 고기가 갈색으로 변하며 고소한 냄새를 내는 마이야르 반응과 함께 생성된다. HCA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 모든 육류에서 나타난다. 닭고기 같은 흰살 고기가 특정 조건에서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더 많은 HCA를 생성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두 번째는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다. 고기에서 나온 기름이나 육즙이 숯불이나 가스불에 떨어져 불완전 연소되며 생기는 연기에 포함된다. 이 연기가 고기 표면에 달라붙거나, 고기가 타는 과정에서 PAH가 축적된다. HCA는 간에서 효소에 의해 활성화돼 DNA와 결합하며 돌연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고, PAH는 벤조피렌 같은 물질을 포함해 발암 위험이 높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5년 이를 근거로 붉은 고기를 그룹 2A 발암 추정 물질로 분류했다.

숯불과 팬 프라이의 차이도 중요하다. 숯불은 복사열로 열을 전달하며, 온도가 400도 이상이라 HCA 생성에 최적의 조건을 만든다. 또한 기름과 육즙이 숯에 떨어져 연소하며 PAH를 포함한 연기를 생성해 고기 표면에 축적한다. 반면 팬 프라이는 금속 표면의 전도열로 조리하며 기름이 직접 불꽃에 닿지 않아 PAH 생성은 적다. 하지만 팬 온도가 300도 이상이고 고기가 표면에 밀착돼 지속적인 고온에 노출되면 많은 HCA가 생성된다.

숯불을 사용할 땐 숯을 15분 이상 미리 태워 휘발성 물질을 제거하고 완전 연소 상태로 만드는 게 좋다.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숯불을 사용할 땐 숯을 15분 이상 미리 태워 휘발성 물질을 제거하고 완전 연소 상태로 만드는 게 좋다. AI 툴로 제작한 이미지.

그렇다면 발암물질을 줄이면서 맛있게 고기를 굽는 방법은 무엇일까? 강 교수는 실천 가능한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 전자레인지 선조리를 추천했다. 고기를 그릴이나 팬에 올리기 전 60~90초간 전자레인지로 익히면 조리 시간을 줄여 HCA 생성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 둘째, 마리네이드 활용이다. 로즈마리, 마늘, 양파, 레몬즙이 포함된 마리네이드는 HCA 생성을 70~90% 억제한다. 특히 로즈마리는 90% 이상, 꿀 기반 마리네이드는 66~78% 억제 효과를 보였다. 셋째, 고기를 자주 뒤집는 기술이다. 30초에서 1분마다 뒤집으면 한쪽 면이 과도한 고온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 HCA를 줄인다. 넷째, 지방을 제거하고 석쇠를 기울여 기름이 불꽃에 닿지 않게 하면 PAH 생성을 줄일 수 있다. 다섯째, 숯불 사용 시 숯을 15분 이상 미리 태워 휘발성 물질을 제거하고 완전 연소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여섯째, 탄 부분을 과감히 제거하고 상추, 마늘, 양파 같은 채소를 함께 먹으면 독성을 완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찌기나 삶기 같은 간접 가열 방식이나 에어프라이어를 150도 미만으로 설정해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강 교수는 고기 섭취의 위험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유럽식품안전청의 노출안전역(MOE)에 따르면, 벤조피렌 같은 PAH는 일반 식사를 통해 노출되는 양이 위험 수준보다 낮다. 또한 개인의 유전적 효소 활성 차이로 인해 같은 양을 먹어도 반응이 다를 수 있다. 그는 “담배나 술처럼 장기적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며 평소 과일, 채소,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유지하면서 고기를 적절히 즐기는 균형 잡힌 접근을 추천했다.

강상욱 교수가 건강하게 고기 굽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 '건나물TV'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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