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탠다드' 넘어설 때” 식약처, 조인트스템 심사에 쏠린 바이오업계 시선
2025-07-28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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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행동의 힘…조인트스템, 재심사 요구 불붙다
“FDA는 '혁신', 식약처는 '반려'”
]지난 23년 5월 30일, 충북 청주시 식품의약품안전처 앞. 수백 개의 화환이 도열했고,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라는 문구가 시선을 끌었다.

이 화환은 네이처셀 주주들이 자발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식약처의 줄기세포 치료제 ‘조인트스템’ 품목허가 재심사를 촉구하는 상징적 메시지였다.
이들의 요청은 단순한 기업 지원이 아니었다. 식약처는 2023년 4월, 조인트스템에 대해 “임상적 유의성이 부족하다”며 허가를 반려한 바 있다. 이후 주주들과 환자 단체들은 잇따라 집회, 고발, 온라인 캠페인 등을 통해 반발했고, 식약처는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소집해 다시 한번 허가 여부를 논의하게 됐다.
####FDA가 인정한 치료제, 국내선 아직 ‘보류 중’
조인트스템은 퇴행성 관절염 치료를 목표로 한 줄기세포 치료제로, 한국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FDA로부터 **‘BTD(혁신적 치료제 지정)’**를 받는 성과를 거뒀다. 더불어 FDA는 지난 4월, EAP(동정적 사용 승인 프로그램) 프로토콜까지 승인하면서 중증 환자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공인했다.
이에 비해 국내 허가 절차는 답보 상태다. 네이처셀은 장기추적 자료 등 보완 자료를 제출했지만, 식약처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직 식약처 임상심사위원은 “통계적 유의성이 확보됐다면 임상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게 글로벌 기준”이라며 “식약처가 이를 분리 해석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문제는 여파다. 만약 식약처가 재차 반려 결정을 내린다면, 단순한 한 품목의 문제가 아니라 국내 바이오산업 전반의 신뢰도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규제 불일치 국가’ 낙인 우려…바이오산업 판도 흔들릴 수도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바이오 투자 환경 악화
FDA가 인정한 혁신 치료제를 식약처가 외면할 경우, 국내 바이오 벤처들은 한국보다는 미국이나 일본 시장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크다. “한국에선 신약 허가가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투자자 이탈도 가속화될 수 있다.
◆식약처 심사 기준 투명성 논란
첨단재생바이오법이 시행된 지 수년이 지났지만, 실제 허가 사례는 전무하다. 이로 인해 식약처의 ‘심사 경직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으며, 조인트스템 재반려 시 국회나 언론 차원의 문제 제기도 예상된다.
◆국제적 이미지 손상
FDA는 물론 일본 등에서 사용이 인정된 약물이 국내에선 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한국은 ‘규제 불일치 국가’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공동임상 참여나 기술 수출 협상 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제는 인류의 미래를 바꿀 가능성을 지닌 기술이다. 조인트스템은 그 선두에 있는 치료제 중 하나다. 식약처가 이번 결정을 어떤 기준과 시각에서 내릴지에 따라, 국내 바이오산업의 흐름이 바뀔 수도 있다.
현명한 선택과 빠른 판단이 필요한 때다.
정부의 결정이 바이오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