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들 미쳤다... 올림픽 못지않은 대회에서 '역사적 쾌거'
2025-07-2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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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 U대회 금메달 획득... 해당 종목선 32회 맞은 이번 대회가 처음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2025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역사적인 쾌거를 이뤘다. 한국이 남자 400m 계주를 포함한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32회를 맞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이다.
27일(한국시각) 독일 보훔의 로르하이데 스타디움에서 열린 U대회 육상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한국 대표팀은 서민준(서천군청),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 이재성(광주광역시청), 김정윤(한국체대) 순으로 배턴을 이어 38초50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무리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 기록은 한국 신기록(38초49)에 불과 0.01초 모자란 뛰어난 성적이었다.
2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38초80, 3위 인도는 38초89를 기록하며 한국을 뒤쫓았지만 한국 팀의 완벽한 배턴 전달과 폭발적인 스피드에 결국 따라오지 못했다. 독일 현지 매체 ‘루르 나흐리히텐’은 “한국의 젊은 스프린터들이 놀라운 팀워크와 속도로 경쟁자들을 압도하며 금메달을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중계진도 “한국 젊은 선수들이 불꽃 레이스를 펼치며 우승했다”며 한국 팀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금메달은 한국 육상 계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일대 사건이다. 32회를 맞은 U대회에서 한국이 남자 400m 계주를 포함한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19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열린 30회 대회에서 이규형, 고승환, 모일환, 박시영이 동메달을 획득하며 한국 남자 400m 계주 사상 첫 U대회 메달을 기록했었다. 6년 만에 보훔에서 후배들은 메달 색깔을 금빛으로 바꾸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 육상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이번 금메달은 큰 의미를 지닌다. 2009년 베오그라드 U대회에서 김덕현이 남자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16년 만에 나온 U대회 금메달이다. 독일 현지 매체 ‘웨스트도이체 알게마이네 차이퉁(WAZ)’은 “한국 육상이 오랜만에 세계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며 “특히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단합된 힘이 돋보였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이미 남자 200m에서 이재성이 동메달을 획득하며 첫 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이재성은 이번 400m 계주 금메달로 대회 두 번째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경기 후 독일 현지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 전까지 이번 대회 한국 육상의 유일한 메달이 동메달이어서 아쉬웠는데 마지막에 대한민국 릴레이 종목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하게 되어 기쁘고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팀의 상승세는 이번 대회에 앞서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지난 5월 31일 구미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남자 400m 계주 결선에서 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이준혁(국군체육부대)이 38초49의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번 U대회에서는 이준혁 대신 김정윤이 앵커로 나서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정윤은 마지막 주자로서 강력한 스프린트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을 확정했다. 독일 현지 매체 ‘보훔 타게스블라트’는 “김정윤의 마지막 스퍼트는 압도적이었다”며 “한국 팀의 완벽한 전략과 선수들의 집중력이 금메달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이번 대회의 성공은 한국 육상 계주 팀의 체계적인 준비와 훈련의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서민준과 나마디 조엘진은 안정적인 배턴 전달로 팀의 초반 페이스를 유지했고, 이재성과 김정윤은 후반부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보여줬다. 현지 전문가들은 한국 팀의 배턴 전달 기술이 이번 대회에서 특히 돋보였다고 입을 모았다.
독일 ‘디 벨트’는 “한국의 젊은 육상 선수들은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하며 한국 육상의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계 U대회)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주최하는 세계적인 종합 스포츠 대회다. 올림픽과 함께 세계 2대 스포츠 대회로 꼽힌다. 1923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이 대회는 1959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부터 ‘유니버시아드’라는 명칭을 사용했으며, 2020년부터 공식 명칭이 ‘FISU 세계대학경기대회’로 변경됐다. 이 대회는 대학생 및 최근 졸업생(만 18세 이상 25세 이하)으로 참가 자격을 제한한다. 육상, 수영, 펜싱, 유도, 태권도 등 15개 필수 종목과 개최국이 선택하는 3개 선택 종목으로 구성된다.
U대회는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와 함께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높은 권위를 인정받는다. 특히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약 48%가 U대회 출신일 정도로 글로벌 스포츠 스타의 등용문으로 평가된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펜싱 오상욱(2019 나폴리 U대회), 양궁 김우진(2017 타이베이 U대회), 리듬체조 손연재(2015 광주 U대회) 등이 U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세계 무대로 도약했다. 한국은 1959년 토리노 대회부터 참가해왔으며, 1967년 도쿄 대회부터 정식 회원국으로 출전해 꾸준히 성적을 향상시켰다.
독일 현지 매체 ‘라인-루르 나흐리히텐’은 이번 대회를 “미래의 올림픽 스타들이 경쟁하는 무대”라며 “한국의 금메달은 단순한 우승을 넘어 세계 육상계에 새로운 강자의 등장을 알렸다”고 보도했다. 한국 육상은 이번 금메달로 국제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릴 차기 U대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