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오죽 인물이 없으면 전한길 같은 사람이...”

2025-07-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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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더 이상 희망 없다... 이 대통령 비교적 순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뉴스1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며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초기 직무 수행에 대해선 비교적 순탄하다고 호평하며, 특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장관 발탁을 긍정적으로 봤다.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 뉴스1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 / 뉴스1

김 전 위원장은 2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의 위기를 진단했다. 그는 “2020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10개월 가까이 하면서 당 내부 사정을 잘 봤다”며 “그때 이 사람들이 당을 뭐 때문에 하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그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예로 들며 “대다수 의원이 당의 후보인 오세훈(서울시장)을 지지하지 않고 밖에 있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를 후보로 했으면 하더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의 당 사람을 시장 후보로 만들어 당선시키면 과연 대통령 선거를 제대로 할 수 있겠나. 결국 내가 ‘절대 그렇게는 못 한다’고 해 오세훈 후보를 당선시켰고, 이것이 그다음 해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민의힘 상황이 과거와 다르지 않다고 봤다. 특히 “최근 전한길(역사강사)이라는 사람을 포섭해 화합과 통합을 말하고 있다”며 “오죽 당에 인물이 없으면 전한길 같은 사람이 들어와 당을 좌우하겠냐. 저 당은 장기적으로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자유한국당 시절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 당시 100만 촛불집회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연이어 패배했다”며 “대선 패배 후에도 왜 패배했는지 냉정히 판단하지 않고 개혁이 추진되지 않으니 국민이 지지를 철회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다음 달 22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도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현재 출마 의사를 밝힌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조경태·장동혁·주진우 의원을 언급하며 “김문수가 대선 후보 경력 덕에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다. 하지만 그는 “누가 대표가 되든 국민의힘의 구조상 혁신은 매우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는 과거 비대위원장 시절 “5·18 묘지에 가서 무릎 꿇고 인사하는 것도 내가 억지로 끌고 간 것”이라며 “당내에서 개혁에 찬동하는 의원이 거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의원이나 조경태 이원 같은 개혁 성향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당내 기득권 구조와 그들의 역량으로는 변화를 가져오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전한길 씨 입당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한길이 ‘10만 명을 데리고 입당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키는 후보를 만들겠다’,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겠다’고 말하며 당을 좌우하려 한다”며 “이런 상황이 정리되지 않으면 당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김문수가 대선 당시 41% 득표를 했다고 착각하지만 그 표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거부 반응이지 김문수를 지지한 표가 아니다”라며 당의 오판을 지적했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 결정에 대해선 “매우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동훈이 풀뿌리 정치를 하겠다고 한 만큼 전국을 돌며 당원들에게 왜 탄핵에 찬성했는지 설명하고 반감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당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야당이 된 것에 불편함을 느끼고 한동훈에 대한 반감이 여전하다”며 당원 설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민주당의 움직임에 대해선 “국민의힘 해산이나 45명 의원 제명 같은 주장은 비합리적”이라며 “민주주의 국가에서 제1야당을 해산하려 하면 큰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박찬대·정청래 후보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선 “당원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초기 행보에 대해선 “지난 50일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 수행을 비교적 순탄하게 잘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각 인선에서 문제가 됐던 두 장관 후보자(강선우 민주당 의원과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 중 한 명은 지명 철회, 다른 한 명은 스스로 사퇴해 인사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봤다.

특히 “이 대통령이 전문 분야를 제외하고 대부분 현역 의원으로 장관을 임명한 것은 좋은 현상”이라며 “국회의원들에게 ‘전문성을 갖추면 장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그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예로 들며 “15~16년간 국방위원회에서 전문성을 쌓아 국방장관이 됐다”며 “정치인들이 전문 분야에서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한미 관세 협상에 대해선 “내일모레까지 결정이 안 되면 안 된다”라면서 “일본과 EU 협상이 끝난 상황에서 한국이 마지막으로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위를 얼마나 맞추느냐가 협상의 키”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등을 포함한 종합 패키지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정부가 미국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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