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한 김종인, 장동혁 겨냥해 “국민의힘이 그래서 망해”

2025-12-2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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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장동혁, 기본소득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

장동혁(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뉴스1
장동혁(왼쪽) 국민의힘 대표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뉴스1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당 정강·정책 1호에 명시된 '기본소득' 문구 삭제를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해당 문구를 도입한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장 대표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 성탄축하 예배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정강·정책의 기본소득 문구 삭제를 검토하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과 보수 정당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말씀드리면서 필요하다면 정강·정책과 당명 개정도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문제가 된 정강·정책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시절인 2020년 9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주도로 만들어진 것이다. 기본 정책 1조 '모두에게 열린 기회의 나라' 1항에는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기본소득 문구 삭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소득이나 기본사회처럼 더불어민주당 정책인지 국민의힘 정책인지 모를 내용이 많다는 의견이 제기됐고, 장 대표가 이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본소득 문구를 둘러싼 논란은 대선 과정에서도 벌어졌다. 지난 5월 대선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국민의힘 정강·정책에 기본소득 실천 내용이 있다고 지적하자 당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기본소득은 사실 개념 자체가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후 당내에서 문구 삭제를 위한 개정 논의가 진행됐다. 다만 본격적인 추진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당 일각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연한 조치다. 국내에서 논의 중인 기본소득제는 그 개념부터 잘못됐다"며 "기본소득제의 가장 중요한 전제는 '충분성'과 '보편성'이다. 추가적인 노동 없이도 국가가 지급하는 기본소득만으로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하며 지급 대상에 차등을 두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기본소득제는 노력과 성과에 대한 인정, 그것을 통한 사회적 역동성 확립과 다양성 보장, 지속가능한 성장 등을 기치로 내건 보수 정당이 지향해야 할 바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기본소득 문구를 정강에 도입한 김종인 전 위원장은 24일 시사저널과의 통화에서 "'꼴통 보수 정당'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이라며 "장동혁 대표는 기본소득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기본소득 개념을 정강에 넣은 이유에 대해 시사저널에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이 고용을 대규모로 파괴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생산은 이뤄지지만 소비 주체가 사라지면 경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 소득이 없는 계층에 일정 수준의 소득을 보장해 경제를 순환시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보적으로, 미래를 내다보는 정당이 되길 바라는 취지에서 '기본소득'이라는 표현을 넣은 것"이라고 강조하며 "장 대표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시절에도 '경제민주화'를 하자고 하면 당 안에서 전부 반대했다"면서 "그 결과 오늘날 국민의힘이 완전히 망해버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당명이나 정강·정책, 당헌·당규 개정은 당원들께서 필요성을 인정해주실 때부터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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