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다, 박항서 넘어섰다…동남아축구 역사상 최초 업적 달성해 난리 난 '한국 감독'

2025-07-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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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U23, AFF 챔피언십 3연패의 위엄

동남아 축구 역사에 전례 없는 기록을 남긴 한국이 감독이 있다. '쌀딩크'로 불리는 박항서 감독의 명성도 뛰어 넘었다.

베트남 U-23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풍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세안축구연맹(ASEAN)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 베트남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베트남 U-23 대표팀은 29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풍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세안축구연맹(ASEAN)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 베트남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그 주인공은 바로 김상식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김 감독은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모두 이끌고 동남아 지역 주요 국제대회를 석권한 유일한 지도자로 이름을 새겼다. 한국인 지도자가 다시 한 번 베트남에서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김 감독이 지휘한 베트남 U-23 대표팀은 지난 29일(한국 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아세안축구연맹(ASEAN) U-23 챔피언십’ 결승에서 개최국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전반 37분 터진 응우옌 꽁프엉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내며 대회 3연패에 성공했다. 2022년, 2023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연속 우승이다.

베트남은 이전 두 대회에서 자국 감독의 지휘 아래 우승했지만, 이번에는 김 감독 체제 아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단순한 연패 기록 그 이상이다. 김 감독은 이보다 앞서 A대표팀을 이끌고도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김 감독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1월까지 치러진 ASEAN 미쓰비시 일렉트릭컵(동남아 월드컵) 결승에서 태국을 상대로 2-1, 3-2 연승을 거두며 6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반년 만에 U-23 대표팀을 맡아 또 한 번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동남아 축구 역사상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모두 이끌고 우승한 감독은 김상식이 최초다.

박항서 감독을 뛰어 레전드 업적 달성한 김상식 감독. / 베트남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박항서 감독을 뛰어 레전드 업적 달성한 김상식 감독. / 베트남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 박항서-신태용도 못 한 '동시 우승'…김상식, 한국 지도자 위상 또 한 번 증명

동남아 축구에서 한국 지도자들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박 감독은 2018년 이후 베트남 축구의 황금기를 열었고,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꾸준히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A대표팀과 U-23 대표팀 두 대회를 모두 제패한 기록은 김상식 감독이 유일하다.

김 감독은 과거 K리그 전북 현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2023년 5월 자진 사임했고, 공백기 1년 정도를 거쳐 지난해 5월 베트남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베트남은 한동안 프랑스 출신 필립 트루시에 감독 체제에서 침체기를 겪었고, 이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김 감독을 선택했다.

부임과 동시에 전력을 재정비한 그는 곧바로 동남아시아 월드컵이라 불리는 ASEAN 챔피언십에서 트로피를 안겼다. 이어 U-23 챔피언십에서도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베트남 내 한국 감독 신뢰를 다시 끌어올렸다.

🏆 리더십의 진화…'파파 리더십' 넘은 '친형 리더십'

김 감독의 리더십은 과거 박 감독의 파파 리더십과 결을 달리한다. 위계질서보다는 수평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선수 개개인 이름을 직접 불러주며 친밀도를 높이는 친형 리더십이 핵심이다.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의견을 자유롭게 교환하며 팀워크를 강화했다.

기자회견에서 김 감독은 "오늘 대부분의 관중이 인도네시아 팬들이었지만,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싸웠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에서도 선수들과의 유대가 강하게 느껴진 대목이다.

동남아 축구 역사상 A대표팀이 참가하는 ASEAN 챔피언십과 ASEAN U-23 챔피언십을 모두 잇따라 우승한 건 김상식 감독이 역대 최초다. / 베트남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동남아 축구 역사상 A대표팀이 참가하는 ASEAN 챔피언십과 ASEAN U-23 챔피언십을 모두 잇따라 우승한 건 김상식 감독이 역대 최초다. / 베트남축구협회 공식 페이스북

🏆 현장 맞춤 전략과 동아시아 축구 시스템 접목…베트남 축구, 다시 아시아 중심으로

김 감독의 성공에는 동아시아 축구 시스템을 동남아에 효과적으로 이식한 점도 있다. 체력 강화, 포지셔닝, 전술 운용 등에서 팀 단위 운영에 집중하며,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체질 개선을 우선시하는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 이는 K리그와 국제 무대 경험이 풍부한 한국 지도자들의 공통된 강점이기도 하다.

베트남 축구는 박 감독의 퇴임 이후 정체기를 겪었다. 트루시에 감독 하에서 성과가 미비했고, 팀 분위기마저 가라앉았다. 김 감독 부임은 사실상 승부수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ASEAN 챔피언십과 U-23 챔피언십을 모두 제패하며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축구의 패권을 다시 움켜쥐었다.

이번 U-23 결승전은 인도네시아의 홈구장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김 감독의 베트남은 침착하게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고 한 방으로 승부를 갈랐다. 이 경기는 전략적 완성도뿐 아니라 팀의 정신력, 지도자의 리더십까지 입증한 무대였다.

🏆 결과가 만든 신드롬…한국 감독 열풍, 다시 불붙다

베트남에서 김 감독 위상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두 대회 동시 제패'라는 기록은 그 자체로 역사이며, 향후 SEA게임 우승 여부에 따라 박항서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박 감독이 만들었던 한국 감독 신드롬을 김상식 감독이 다시 이었다. 아니, 한층 더 높은 단계로 끌어올렸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승리 이상이다. 동남아 축구의 지형도를 바꾸고 있는 중심에 김상식이 있다.

유튜브, KBS 한국방송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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