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3년 동안이나 공포에 떨게 만든 ‘한국 동물'의 정체

2025-08-03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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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기술까지 동원해 3년 만에 완전 근절 선언한 이 한국 곤충

침입한 장수말벌을 공격 중인 벌들 /     HistoryLink.org
침입한 장수말벌을 공격 중인 벌들 / HistoryLink.org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간 한국에서 온 곤충이 미국 서부 지역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가 원산지인 장수말벌이 바로 그 곤충이다. 영어로 '머더 호넷(Murder Hornet)', 즉 살인벌로 불린 이 거대한 말벌은 캐나다 브리티시 컬롬비아와 워싱턴 주에서 처음 발견돼 양봉업계와 농업계를 공포에 떨게 했다. 다행히 첨단 기술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지난해 12월 미국 농무부는 장수말벌 완전 근절을 선언할 수 있었다.

장수말벌 사체 /  HistoryLink.org
장수말벌 사체 / HistoryLink.org

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 관장은 최근 유튜브 채널 '보다'에 출연해 미국 장수말벌 사태를 소개하며 "미국에서 난리가 났었다"라며 심각했던 상황을 전했다. 다행히 미국은 첨단 기술과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2024년 12월 농무부가 완전 근절을 선언할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말벌인 장수말벌은 학명이 베스파 만다리니아(Vespa mandarinia)다. 여왕벌의 몸 길이만 5cm, 날개를 펼치면 7.5c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침의 길이만 6mm에 이른다. 이정모 펭귄각종과학관 관장은 최근 유튜브 채널 ‘보다’에 출연해 "우리 집에 들어온 그런 말벌과 차원이 다르다"라고 표현했다.

이들이 이처럼 거대해진 이유는 사냥 때문이다. 이 관장은 "다른 벌을 잡아먹거나 다른 곤충들의 애벌레를 잡아먹는다. 그러니까 수분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꿀벌이나 다른 말벌집을 습격해 유충과 번데기를 먹어치우는 육식성 곤충인 것이다.

장수말벌이 공격해 죽인 벌들 /  HistoryLink.org
장수말벌이 공격해 죽인 벌들 / HistoryLink.org

더욱 무서운 점은 사회성 곤충이라는 특성이다. 하나의 집단이 수백 마리에 달하며 집단 단위로 공격과 방어를 한다. 이 관장은 "그래서 장수말벌들을 화나게 하면 정말 무섭다. 걔네가 먹잇감을 찾으면 초토화된다"라고 했다.

미국이 장수말벌 퇴치에 성공한 것은 정교한 기술력 덕분이었다. 연구진들은 작은 라디오 송수신기를 말벌에 부착해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이 관장은 "말벌을 잡아서 송신기를 붙여 본진을 제거했다"라며 "미국 역사에 남을 것이다. 농업 재앙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한국산 장수말벌만 해외 생태계를 위협한 건 아니다. 이 관장은 "해외 생태계를 초토화한 한국동물이 상당히 많다"고 전했다. 맹꽁이가 대표적이다. 한국의 맹꽁이가 미국의 고유 청개구리 산란지를 먼저 점유해 울음소리로 교란을 일으킨다. 그는 "미국의 청개구리가 제대로 못 살게 해버린다"라며 생태계 교란 상황을 설명했다.

식용으로 들어갔다가 야생으로 퍼진 붕어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 참붕어들이 미국의 호수와 강을 장악하고 있다고 이 관장은 설명했다. 그는 "붕어는 탁한 물에서도 잘 살잖나. 거기에 있는 어류들보다 훨씬 더 잘 버틴다. 아무리 상태가 안 좋아도 잘 버텨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라면서 "미국의 생물 다양성을 크게 낮추고 있다. 우리나라 붕어가 가면 미국의 민물 물고기들이 견뎌내지 못한다. 점점 너무 많아지면서 서식지를 다 빼앗아버리고 있다"라고 했다.

심지어 한국이 애완동물 먹이로 수출한 밀웜과 귀뚜라미까지 문제가 되고 있다. 이 관장은 "파충류를 키울 때 줄로 뭐 먹이나. 밀웜과 귀뚜라미가 먹이잖나. 이들이 관리 소홀로 야생에 퍼져 현지 곤충들과 경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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