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만 돌멩이인 줄 알았는데…길가에 바글바글 떼로 있는 '이 생명체' 정체
2025-08-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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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 느끼면 몸을 동그랗게 말아 공처럼 변해

돌멩이처럼 생겨 만졌는데 꿈틀거려서 깜짝 놀라고 마는 동물이 있다. 바로 공벌레다.
공벌레는 돌멩이처럼 생긴 독특한 외형으로 잘 알려진 작은 갑각류 동물이다. 흔히 콩벌레, 쥐며느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공벌레는 곤충이 아니라 게나 새우와 가까운 등각류에 속하며 육상 생활에 적응한 독특한 특징을 지녔다. 공벌레는 전 세계적으로 약 3500종 이상이 존재하며 한국에서도 시골길, 정원, 숲, 돌 밑, 썩은 나무 근처 등 습한 환경에서 흔히 발견된다.
공벌레 몸길이는 보통 1~2cm 정도로 작고 몸은 머리, 7개의 마디로 이루어진 가슴, 5개의 마디로 된 배로 나뉜다. 이런 체절 구조는 단단한 외골격으로 덮여 있으며 색상은 회색, 갈색, 또는 검은색을 띠어 돌멩이와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 이런 외형은 천적의 눈을 속이는 보호색 역할도 한다.
공벌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위협을 느끼면 몸을 동그랗게 말아 공처럼 변하는 행동이다. 이런 방어 메커니즘은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몸의 수분 손실을 줄이는 데도 기여한다. 공벌레는 아가미로 호흡하는데 이는 육상 생활에 적응한 형태로 습기가 많은 환경에서만 제대로 기능한다.
공벌레는 낮에는 돌이나 낙엽 아래 숨어 있고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 습성을 보인다. 젖은 빨래나 썩은 나무 근처에서도 자주 발견되며 건조한 환경에서는 아가미가 말라죽을 수 있다. 공벌레는 잡식성으로 주로 썩은 식물, 낙엽, 곰팡이, 동물의 사체 등 유기물을 먹는다. 생태계에서는 분해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토양의 유기물을 분해해 영양분 순환을 돕는다. 특히 카드뮴, 납, 비소 같은 중금속을 흡수해 분해하는 능력이 있어 환경 정화에도 기여한다.
공벌레는 두 쌍의 더듬이를 가지고 있지만 첫 번째 더듬이는 퇴화해 거의 보이지 않고 두 번째 더듬이는 환경을 감지하는 데 주로 사용된다. 시력은 약해 밝고 어두운 정도만 구분하며 촉각에 의존해 주변을 탐지한다. 다리는 7쌍으로 납작한 몸을 지탱하며 느리게 움직인다.
공벌레는 탈피를 통해 성장하며 탈피 후에는 부드럽고 취약한 상태가 되므로 천적을 피하기 위해 더욱 조심한다. 암컷은 알을 품는 주머니를 가지고 있으며, 알은 이곳에서 부화해 성체와 비슷한 모습의 새끼가 나온다. 수명은 평균 2~4년으로 사육 환경에 따라 더 오래 살기도 한다.
공벌레는 쥐며느리와 비슷해 혼동되곤 하지만, 몸을 공처럼 마는 능력으로 구분된다. 쥐며느리는 위협을 받으면 죽은 척하거나 도망치지만 공벌레는 단단한 외골격을 이용해 공 형태로 변한다. 이런 행동은 수렴 진화의 결과로 멸종한 삼엽충이나 일부 바퀴류에서도 유사한 모습이 관찰된다.
공벌레는 해충이 아닌 익충으로 작물에 큰 해를 끼치지 않으며 오히려 토양 건강에 도움을 준다. 공벌레는 사육도 쉬워 애완동물로 키워지기도 하며 특히 외국에서는 다양한 색상의 변종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에서는 비 오는 날 돌이나 화분 아래에서 쉽게 채집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