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한국에 산다고?…'1마리 30만원' 유언비어로 사라질 뻔한 초희귀 생물
2025-07-30 16:07
add remove print link
살아 있을 때만 금빛 형태 유지
생존 환경에 예민해 보호 필요
특이한 생김새로 인해 과거 수많은 유언비어에 휩싸였던 희귀 생물이 한반도에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라를 닮은 몸체에 금빛 광택을 내는 금자라남생이잎벌레는 딱정벌레목 잎벌렛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생김새와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눈길을 끌 만하다.
이 곤충은 5년 전 금빛으로 반짝이는 외형과 자라를 닮은 독특한 생김새로 인해 곤충 애호가 사이에서 한 마리에 15~30만 원 이상에 거래된다는 소문에 휩싸였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보이면 무조건 잡아야 하는 곤충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유언비어로 드러났다.
이 곤충은 딱지날개가 다리까지 덮을 수 있을 정도로 테두리가 발달해 있으며 둥글고 납작한 자라 모양의 몸체는 황갈색이나 흑갈색을 띠고 있다. 몸의 둘레는 투명한 구조로 이뤄져 있어 외형적 특이함을 더한다. 딱지날개에는 미세한 점각열이 존재하며 외곽 부분에는 암갈색의 띠가 기부 및 후방부에 형성돼 있다.
발톱의 기부에는 빗살 모양의 구조물이 있으며 가운데 가슴 등판은 삼각형으로 솟아 있다. 이 곤충의 성충은 몸길이가 7~8.5mm 정도다. 살아 있을 때만 딱지날개가 반짝이는 금색으로 빛나는 것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표본으로 만들어 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반짝이던 금색의 무늬가 어두운색으로 바뀐다. 이는 체벽의 색소보다는 체벽의 구조적인 면과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자라남생이잎벌레는 5~8월 사이 출현하며 완전변태(곤충이 성장 과정에서 알→애벌레→번데기→성충의 4단계를 거치는 변태 형태)를 하는 곤충이다. 성충 상태로 겨울을 나며 낮 동안 활발하게 움직이는 주행성 곤충으로 알려져 있다. 메꽃, 아까시나무, 화살나무 등 다양한 식물을 먹이로 삼으며 흐르는 계곡가의 다년생 목본식물에서 자주 발견된다.
이 곤충은 다년생 목본식물 중에서도 화살나무에서 자주 관찰된다. 봄과 가을에 야산의 수목 위, 밭둑이나 강변 등에서도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큰 딱지날개에도 불구하고 날개를 이용해 잘 날아다니며 사람의 접근에 민감해 가까이 가기도 전에 날아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성충은 5월부터 나타나 메꽃잎을 가해하기 시작한다. 암컷은 잎 위에 여러 겹의 종이에 싸인 듯한 알집을 만들어 알을 낳는다. 부화한 애벌레는 그 잎을 먹으며 성장하다가 번데기가 돼 일생을 대부분 잎 위에서 보낸다. 이렇게 금자라남생이잎벌레는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의 단계를 거치는 완전변태의 과정을 거친다. 독특한 생김새와 생활사 덕분에 관찰자들에게는 큰 흥미를 유발하는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곤충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대만, 중국, 러시아의 극동 지역인 시베리아에서도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에 민감한 생물인 까닭에 최근에는 멸종할 위험이 큰 곤충으로 평가되고 있다. 보전 가치가 높은 생물이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포획하거나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이와 관련해 곤충학자 고 조복성 선생은 금자라남생이잎벌레를 두고 다음과 같은 인상적인 표현을 남겼다. "이놈은 나뭇잎을 먹는 종류 잎버레(잎벌레)에 속하는데 어떤 좋은 일을 했는지 조물주가 전신에 찬란한 금빛이 도는 옷을 입혔다. 비록 조그마한 벌레요, 그 생긴 모양은 금빛자라와 근사하나 그 주위로 돌아가며 역시 금빛으로 둥그렇게 만들었으니 얼핏 보면 금방석에 앉아 있는 금자라와 틀림이 없다. 어찌하면 곤충 세계에는 이와 같이 호화로운 놈이 많을까,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재미있는 일이 더 많을 것이다." 이 발언은 금자라남생이잎벌레의 외형적 아름다움과 생태적 가치를 잘 보여주는 사례로, 곤충에 대한 학문적·미학적 관심을 더욱 자극한다.
금자라남생이잎벌레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지는 않지만 그 생존 환경이 예민하고 불안정해 장기적인 관찰과 보전이 필요한 곤충으로 평가받고 있다. 금빛 광택과 자라를 닮은 형태, 복잡한 생태와 생활사를 모두 갖춘 금자라남생이잎벌레는 단순히 곤충학적 대상에 그치지 않고 자연의 정교함과 신비로움을 체감하게 하는 상징적인 생물로 자리 잡고 있다.

근거 없는 맹신이 불러온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5년 전 금자라남생이잎벌레가 마리당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맹신이 퍼지면서 이 곤충의 생존이 위협받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뒤늦게 거짓으로 드러났지만 이같은 소문은 희귀 생물의 존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의 자생생물인 산양도 '산양고기가 몸에 좋다'는 민간 속설 때문에 오랫동안 무차별적으로 밀렵당했다. 특히 산양 고기가 정력 강화나 만성 질환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믿음이 일부 지역 사회에 퍼지면서 이 고기가 귀한 보양식으로 여겨지게 됐다.
이러한 믿음은 과거 산양이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강인한 동물이라는 이미지와 맞물리면서 더 확산했고 입소문과 민간요법에 기대던 시대의 건강 정보 부족이 맞물려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산양고기의 효능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으며 실제로 일반 육류와 비교해 특별히 건강상 이점이 있다는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산양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모든 포획과 유통이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