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 주차하고 '이 물건' 두면… 차 안에서 폭발 위험 커진다

2025-07-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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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에 방치된 차량, 작은 물건 하나로 화재 날 수 있어

여름철 야외에 주차한 차량은 1시간 만에 내부 온도가 90도까지 치솟는다. 외부 기온이 35도일 때, 창문을 닫은 차량의 내부는 10분 만에 45도, 30분 뒤에는 65도, 1시간이 지나면 최대 90도에 도달한다.

뙤약볕에 주차된 차량들. / 뉴스1
뙤약볕에 주차된 차량들. / 뉴스1

햇볕이 직접 내리쬐는 노상에 차를 세우면 온도 상승은 더 가팔라진다. 이로 인해 내부에 둔 물건이 팽창하거나 폭발하는 사고가 잇따른다. 실제로 25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여름철 자동차 화재는 평소보다 10~20% 더 자주 발생한다.

◆실내 90도까지 치솟는다… 차 안 물건이 폭탄 된다

서울 시내 한 야외주차장에 그늘 아래 차량과 햇빛 아래 차량이 기온차를 보이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는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으로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곳은 푸른색으로 나타난다. (열화상 카메라 촬영) / 뉴스1
서울 시내 한 야외주차장에 그늘 아래 차량과 햇빛 아래 차량이 기온차를 보이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는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으로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곳은 푸른색으로 나타난다. (열화상 카메라 촬영) / 뉴스1

문제는 차량 내부에 무심코 두는 물건들이 폭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스마트폰과 보조배터리다. 이들은 고온 환경에서 배터리가 팽창하거나 발화할 수 있다. 특히 충전 중이거나 전원이 켜진 상태로 방치될 경우 위험성이 더 높아진다.

일회용 라이터와 캔 음료수도 마찬가지다. 라이터는 불꽃 없이도 폭발할 수 있고, 탄산이 들어간 음료는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터질 수 있다. 방향제, 살충제, 헤어스프레이 같은 스프레이 제품은 온도 변화에 민감해 40도를 넘으면 가열에 따른 폭발 위험이 커진다. 실제 차량 내 온도는 햇볕 아래 주차 30분 만에 이 한계를 훌쩍 넘어선다.

이 때문에 장시간 야외 주차가 불가피하다면, 열기를 줄일 방법을 미리 써야 한다.

◆창문만 열어도 내부 온도 확 줄어든다

무더위가 이어진 서울 시내 한 야외주차장에 놓인 온도계가 지열과 차량에 반사된 열까지 더해져 40도를 넘기고 있다. / 뉴스1
무더위가 이어진 서울 시내 한 야외주차장에 놓인 온도계가 지열과 차량에 반사된 열까지 더해져 40도를 넘기고 있다. / 뉴스1

창문을 약간 열어두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 차량 내 공기의 순환이 일어나면서 온도 상승이 다소 억제된다. 실험에 따르면 창문을 일부 열어두면 대시보드 온도는 6도, 실내 온도는 5도까지 낮아진다.

햇빛 가리개도 도움이 된다. 앞유리에 햇빛 가리개를 설치하면 대시보드 온도는 20도, 실내 온도는 2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똑같은 햇볕이라도 차량의 어느 방향이 노출되느냐에 따라 온도 차이가 발생한다. 유리창 면적이 작은 차량 뒤쪽이 해를 향하도록 주차하면 그만큼 내부로 유입되는 열이 적다.

장시간 주차 뒤 차량에 탑승할 때는 내부 열기를 먼저 빼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조수석 창문을 완전히 열고 운전석 문을 여러 차례 여닫는 것이다. 단 3회만 반복해도 대시보드 온도는 8도, 실내 온도는 5도가량 떨어진다. 주행 중에는 운전석 창문과 뒷좌석 대각선 창문을 동시에 열고 달리면 효과적으로 더운 공기를 배출할 수 있다.

◆냉각수·타이어 점검 안 하면 고속도로 사고 위험 높아진다

자동차를 점검하는 모습. / 뉴스1
자동차를 점검하는 모습. / 뉴스1

여름철에는 장거리 주행 시 차량 점검도 필수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냉각 계통이다. 엔진이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냉각수 보조탱크의 양을 확인해야 하며, 색이 변했거나 이물질이 섞여 있다면 교체가 필요하다. 냉각수 부족은 엔진 과열로 연결돼 주행 중 고장이나 화재 위험을 높인다.

타이어도 마찬가지다. 특히 고속 주행 전에는 공기압 상태를 반드시 체크해야 한다. 여름철 아스팔트는 표면 온도가 50도 이상 올라가며, 공기압이 낮은 상태로 달리면 지면과의 마찰로 인해 타이어가 과열되고 결국 팽창 또는 파열될 수 있다.

이처럼 폭염 속 차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위험 공간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영유아나 반려동물을 차량에 남겨두는 것은 단 몇 분 만에도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실제 차량 내부 온도가 50도를 넘기면 10분 이내에 열사병, 탈수 증상이 나타나고, 의식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주차를 잠시 하더라도 반드시 아이나 동물을 차에 혼자 남기지 않아야 한다. 무더운 날씨일수록 차량 내부 온도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오르며,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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