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옆면에 적힌 암호… '이 숫자' 모르면 교체 시기 놓칩니다

2025-07-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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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옆면 숫자와 영어, 무시하면 손해 보는 이유

여름철 아스팔트는 뜨거운 철판처럼 달아오른다. 도로 위 열기는 차량 하부로 그대로 전달되고, 타이어는 고온에 노출된 채 달리게 된다. 특히 장시간 주행하거나 고속도로를 탈 경우, 타이어 내부 공기압이 팽창하고 고무는 마모 속도가 빨라진다. 폭염 속 주행이 잦다면 타이어 상태 점검 주기를 앞당겨야 한다. 타이어 옆면에 적힌 숫자와 문자를 정확히 읽기만 해도, 교체 시기와 제품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자동차 타이어 자료사진. / 위키트리
자동차 타이어 자료사진. / 위키트리

◆숫자 하나하나에 타이어 성능이 담겨 있다

사진 속 타이어에는 225/45R17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다. 언뜻 보면 무작위 조합처럼 보이지만, 이 숫자들은 모두 타이어 성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자동차 타이어에 적힌 숫자. / 위키트리
자동차 타이어에 적힌 숫자. / 위키트리

첫 번째 숫자 225는 타이어 단면 폭이다. 타이어가 지면과 맞닿는 면의 가로 길이가 225mm라는 뜻이다. 숫자가 클수록 타이어는 넓고 무겁다. 접지력이 좋아지지만 연비는 나빠진다. 좁은 타이어는 연료 소비는 줄지만 고속 안정성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

중간 숫자 45는 편평비다. 단면 폭 대비 타이어 높이의 비율로, 45는 높이가 폭의 45퍼센트라는 의미다. 편평비가 낮으면 타이어가 눌려서 노면을 많이 잡고 조향 반응이 빨라진다. 대신 승차감은 다소 떨어진다. 반대로 편평비가 높으면 충격 흡수가 좋지만 조향 안정성은 줄어든다.

알파벳 R은 레이디얼 구조를 의미한다. 타이어 내부 철심과 섬유가 회전 방향에 수직으로 배열된 구조다. 현재 대부분의 승용차가 이 방식을 사용하며, 과거 바이어스 방식보다 제동력과 내구성이 뛰어나다.

마지막 숫자 17은 휠의 지름이다. 단위는 인치며, 이 타이어는 17인치 휠에 맞춰 설계된 제품이다. 휠 크기와 타이어가 맞지 않으면 장착이 불가능하거나, 주행 중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외에도 타이어에는 하중 지수와 속도 지수 같은 중요한 수치가 함께 적혀 있다.

사진 속 타이어에 표시된 ‘94W’ 중 94는 하중 지수, W는 속도 지수를 의미한다. 하중 지수는 타이어 하나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 무게를 나타내며, 숫자가 클수록 더 무거운 차량에 사용할 수 있다.

타이어 속도기호. / 위키트리
타이어 속도기호. / 위키트리

속도 지수 W는 시속 270km까지 안전하게 주행 가능한 등급이다. 속도 지수는 고속 주행 중 타이어가 견딜 수 있는 최대 한계를 나타내며, 과속 주행이 잦은 운전자는 반드시 이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제조일자 확인은 교체 시기를 판단하는 기준

타이어 옆면에서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정보 중 하나가 제조일자다. 일반적인 제조일자 표기는 네 자리 숫자로 구성된 DOT 코드로, 타원형 틀 안에 각인돼 있다.

타이어에 적힌 제조일자. / 위키트리
타이어에 적힌 제조일자. / 위키트리

예를 들어 사진 속 타이어에 적힌 2419는 2019년 24번째 주, 즉 6월 중순에 생산된 제품이라는 뜻이다. 이런 방식의 제조일자는 미국 교통부(DOT) 규정에 따른 표기법으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기준이다. 타이어는 보통 생산 후 5~6년이 지나면 마모와 관계없이 고무가 경화돼 제동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외형상 이상이 없어 보여도 제 성능을 내지 못할 수 있으므로,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다.

◆옆면 숫자로 짝퉁과 노후 타이어 구별 가능하다

자동차 타이어. / 위키트리
자동차 타이어. / 위키트리

가짜 타이어나 재생 타이어는 외형은 멀쩡해 보이더라도 옆면 정보에서 차이가 난다. 하중 지수나 속도 지수가 생략돼 있거나, 제조일자가 없는 제품도 있다. 정품 타이어에는 반드시 DOT 코드 또는 ECE 인증 마크가 함께 들어가며, 타이어 규격도 정확히 기재된다. 이를 통해 위조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는 각 차량 모델에 맞는 타이어 규격을 명시해놓는다. 조수석 도어 안쪽에 부착된 스티커에도 확인이 가능하다. 타이어를 교체하거나 새로 장착할 때는 반드시 해당 정보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규격이 맞지 않거나, 제조일자가 오래된 타이어를 그대로 쓰면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타이어는 자동차의 하중을 지탱하고 도로와 직접 맞닿는 유일한 부품이다. 이상이 생겨도 겉으로는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옆면의 숫자만 잘 읽어도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타이어 교체를 앞두고 있다면, 먼저 옆면을 살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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