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7만명 정도만 본 작품인데…넷플릭스 공개 직후 '2위' 오른 한국영화
2025-07-3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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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선 실패, OTT에선 성공…반전 흥행 보여주고 있는 작품
극장에서는 흥행 참패를 겪었지만 넷플릭스 공개 직후 '오늘 대한민국의 톱10 영화' 2위에 오르며 예상 밖의 반전을 만들어낸 한국 영화가 있다.

바로 지난 5월 개봉해 쓴맛을 봤던 영화 '바이러스'다.
관객수 7만4천 명에 그치며 극장가에서는 존재감조차 희미했던 '바이러스'는 지난 30일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공개 직후 '바이러스'는 바로 호응을 얻으며 다음 날(오후 2시 기준) 넷플릭스 영화 부문 2위에 안착했다. 같은 시각 1위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 중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다. 극장과 OTT에서 전혀 다른 반응을 얻고 있는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배두나, 김윤석, 손석구 등 충무로 톱배우들이 대거 출연한 작품이다. 감독은 '플란다스의 개' 공동 각색 등으로 알려진 강이관, 원작은 이지민 작가의 소설 '청춘극한기'. 로맨틱 코미디와 드라마 장르에 '100% 치사율의 사랑 바이러스'라는 기묘한 설정을 얹어, 전염병이라는 현실과 판타지가 교차하는 세계를 구축했다.
줄거리는 '톡소 바이러스'라는 감염병이 퍼지며, 감염자들이 모두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고 행복해지지만 끝내 죽음에 이른다는 내용. 낯선 전염을 소재로 하되, 공포가 아니라 설렘과 치유에 집중했다는 점에서 기존 재난 영화들과 결을 달리한다.



상영관 수 부족, 경쟁작에 밀린 배급력, 팬데믹 피로감 등이 흥행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이후 '바이러스'라는 제목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심리적 피로를 줬고, 개봉 시기 역시 글로벌 대작들과 맞물려 마케팅 파급력이 약했다. 특히 2019년 촬영을 마친 작품이 6년 가까이 묵은 뒤 공개된 점도 신선함을 잃게 만든 요인 중 하나다.
예매율 1위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으기도 했지만, 관람 후 반응은 '연기는 좋지만 임팩트가 약하다' '중반 이후 힘이 빠진다' 등의 평이 다수였다.
이처럼 극장에서는 외면받았지만, 넷플릭스에서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바이러스'는 안방에서 보기 좋은 감성, 로맨틱 판타지적 접근, 잔잔한 메시지를 담은 치유물로 OTT 환경에 적합한 구조를 갖췄다.
배두나와 김윤석의 생활감 있는 연기, 손석구의 강한 존재감, 장기하의 의외의 연기력 등이 시청자 반응을 이끌었고, '사랑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라는 아이러니한 설정은 집에서 감상할 때 더 강한 몰입감을 준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