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썰어 만들어 두면 밥에도 국수에도 얹을 수 있는 '여름 반찬'
2025-07-31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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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입에 머금다, 노각무침의 매력
시원함과 건강을 한 접시에 담다
더위에 지쳐 입맛이 떨어지는 여름철, 새콤하면서도 시원한 반찬이 식탁 위에 오르면 밥 한 공기는 뚝딱 비우게 된다.
그중에서도 노각무침은 제철 재료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여름 밥도둑이다. 아삭하고 시원한 식감에 새콤달콤한 양념이 더해져, 입안 가득 여름을 머금은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늙은 오이, 즉 노각은 생김새는 투박해 보여도 손질만 잘하면 놀라운 맛을 내는 건강한 식재료다.

◆ 손질이 맛을 좌우한다, 노각무침 만드는 법
노각무침은 만드는 방법이 비교적 간단하지만, 손질에 정성이 들어간다. 먼저 노각은 껍질이 두껍기 때문에 필러나 칼을 이용해 단단한 껍질을 벗겨야 한다. 가운데 씨 부분은 질기고 물러 무침에 어울리지 않으므로 숟가락으로 긁어내고 과육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껍질과 씨를 제거한 노각은 얇게 썰어 굵은소금에 10분 정도 절인 뒤, 물기를 꼭 짜서 준비한다.
양념은 고춧가루, 다진 마늘, 식초, 설탕, 국간장, 참기름을 기본으로 하며, 기호에 따라 매실청이나 들깨가루를 약간 더해도 좋다. 절여 놓은 노각을 양념에 가볍게 버무려 바로 먹어도 되고, 냉장고에서 10~20분 정도 재워두면 양념이 배어 더 맛있어진다. 너무 오래 재우면 물이 생기기 쉬우므로, 먹을 만큼만 무쳐 바로 먹는 것이 신선한 맛을 살리는 비결이다.

◆ 수분 가득, 노각의 여름 건강 효능
노각은 90퍼센트 이상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어 더운 여름에 수분을 보충해주는 데 탁월하다. 체온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주며, 이뇨 작용을 촉진해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은 높아 여름철 다이어트를 하거나 식욕이 줄어든 이들에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식이섬유도 풍부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고 변비 예방에도 좋다. 민간에서는 예부터 열이 많고 땀이 많은 사람이 노각을 먹으면 몸을 시원하게 다스릴 수 있다고 여겨왔다.

◆ 입맛 살리는 노각무침 활용법
노각무침은 그 자체로 훌륭한 반찬이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하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갓 지은 밥 위에 노각무침을 얹고 달걀프라이를 곁들이면 여름철 간단한 한 그릇 요리가 완성된다. 국수나 메밀면과 함께 비벼 먹어도 별미이며, 삶은 감자나 고구마와 곁들여 먹으면 달큰한 맛과 새콤한 양념이 조화를 이룬다. 삼겹살이나 보쌈과 함께 곁들이면 느끼함을 잡아주는 훌륭한 곁반찬이 되며, 김밥 속 재료로 활용해도 색다른 맛을 낼 수 있다.

노각은 흔하지만,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손이 잘 가지 않는 식재료다. 그러나 노각무침은 손질만 잘하면 여름을 시원하게 나게 해주는 건강한 반찬으로,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입맛이 뚝 떨어진 날, 한 그릇 밥에 노각무침 하나만 있어도 그날 식사는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