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색'은 먹으면 안 된다?…보쌈 익었는지 제대로 알아보는 법
2025-07-3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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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보쌈 즐기기, 색깔 외에 알아야 할 꿀팁
보쌈 고기, 색깔만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
족발이나 보쌈을 배달로 자주 즐기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고기 색이 이상하다”는 리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특히 보쌈 고기는 붉거나 핑크빛이 도는 경우, “익지 않은 것 같다”, “덜 삶았다”, “상했다”는 오해를 받기 쉽다.
하지만 보쌈 고기의 색깔은 단순히 익었는지 여부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부위, 삶는 시간, 조리 온도, 심지어 돼지고기의 품질과 보관 상태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고기 색만으로 안전성을 판단하는 건 오히려 건강에 대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
◆ 핑크빛 보쌈, 덜 익은 것이 아니다
많은 이들이 익은 돼지고기는 흰색이나 회색빛이 나야 안전하다고 여긴다. 물론 완전히 익은 돼지고기는 일반적으로 내부까지 회백색을 띠는 것이 맞지만, 일부 부위나 조리 방식에 따라 중심부에 은은한 분홍색이 남는 경우도 있다.
특히 목살이나 앞다리살처럼 근육이 많은 부위는 미오글로빈 함량이 높아, 조리 후에도 핑크색을 띨 수 있다. 미오글로빈은 고기의 붉은색을 내는 단백질인데, 익는 과정에서 완전히 탈색되지 않으면 살짝 분홍빛이 남게 된다. 이는 돼지고기가 덜 익은 것이 아니라, 단백질이 온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한 결과다.

따라서 중심 온도가 충분히 올라갔고 조리 시간이 적절했다면 분홍빛이 도는 고기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 미국 농무부(USDA) 기준으로도 돼지고기는 중심 온도 63도 이상에서 3분간 유지하면 충분히 익은 것으로 간주된다. 실제로 이런 고기들은 육즙이 살아 있고, 지나치게 익힌 고기보다 식감이 부드러운 경우가 많다.
◆ 고기가 회색빛이나 누렇게 변한 경우 주의해야
반대로 색이 완전히 회색이거나 누렇게 변하고, 건조하거나 묵은 냄새가 날 경우에는 식중독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조리 후 시간이 오래 지나 변색이 생겼다면 단순한 산화 작용이 아닌 세균 증식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에는 육안으로 상태를 판단하기보다 냄새, 질감, 보관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먹는 것이 좋다.
보쌈은 기본적으로 삶는 음식이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한 조리법이지만, 배달 중 온도가 낮아지고 시간이 지나면 변질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실온에 장시간 방치된 보쌈 고기는 색과 냄새, 식감에서 이상을 보일 수 있으며, 이런 경우에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좋은 보쌈 고기의 색은?
적절히 삶아진 보쌈 고기는 겉은 연한 갈색을 띠고, 속은 회백색에 가까운 색을 가진다. 그러나 고기 두께나 부위에 따라 핑크빛이 돌아도 이상한 것이 아니다. 특히 간이 세지 않은 수육은 색이 연하게 나올 수밖에 없고, 지방층은 반투명하면서도 부드러운 질감을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수육 전문점에서는 오히려 고기의 핑크빛을 ‘육즙이 살아있는 증거’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다만, 가운데가 생고기처럼 붉고 찔렀을 때 핏물이 나온다면 이는 조리가 충분히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는 색뿐 아니라 육즙 상태를 함께 확인해봐야 한다.

◆ 건강하게 즐기려면, 상태와 함께 온도 확인까지
보쌈 고기의 안전 여부는 색깔만으로 판단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조리 상태와 보관 환경이 더 중요하다. 배달 음식이라면 수령 후 즉시 섭취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남은 고기는 가능한 빨리 냉장 보관해야 한다. 재가열할 때는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히는 것이 원칙이며, 조리 전 고기의 냄새나 끈적한 감촉이 느껴진다면 과감히 버리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다.
고기 색깔은 어디까지나 참고 요소일 뿐, 섣부른 오해는 정성껏 조리된 음식의 품질을 왜곡할 수 있다. 보쌈 고기를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서는 정확한 정보와 함께, 눈과 코, 입의 감각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식습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