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미국서 3800억 잭팟 터뜨린 '이 회사' 관세 불똥 제대로 튀었다
2025-08-01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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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호 관세율 기존 25%→15% 인하
현지 공장 없는 삼양식품 타격 불가피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이 마무리됐다.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8조 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한국에 적용되는 상호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15%로 낮췄다.

이 같은 변화에 국내 식품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세 인상에 따른 영향을 분석하며 제품 가격 인상 등 다양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뉴시스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직후 미국 내 일부 제품에 대한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기존 10%였던 관세가 15%로 올라가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삼양식품은 현지에 생산 공장이 없어 식품업계에서 관세의 영향을 많이 받는 기업으로 꼽힌다. 현지에서 생산 중인 농심이 이번 관세 협상의 영향권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이유다.
삼양식품은 미국 수출용 제품 전량을 현재 경남 밀양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 6월 11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밀양 2공장 준공식을 개최했다. 1공장에서는 중국으로 수출하는 불닭볶음면을 주로 만들고 2공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으로 보내는 까르보 불닭볶음면 위주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미국 수출 비중이 큰 삼양식품은 이미 TF(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미국 법인과 함께 관세 부과에 따른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해 왔다. 회사는 현재 미국 내 주요 거래처들과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며 품목별·유통망 별로 대응 방식을 다르게 가져가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일부 품목에 대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봤으며 구체적인 인상 폭이나 적용 품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월마트, 코스트코, H마트 등 주요 거래선들과 협의를 거쳐 대응할 예정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불닭볶음면은 미국에서 봉지당 판매 가격이 1.5달러 정도다.
지난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양식품의 2025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468억 원, 영업이익은 1289억 원에 달한다.
특히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해 전체 매출 1조 7280억 원 중 1조 3359억 원으로, 전체의 80%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미국법인 매출은 2억 8000만 달러(한화 3868억 원)로 전체의 28%에 달한다.
지금까지 삼양식품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가 개선, 수출 권역 다변화, 물류 효율화, 프로모션 조정 등 다양한 비용 절감 조치를 시행해 왔다. 관세 인상 전까지는 가격을 올리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 관세율 상향으로 인해 결국 현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종가 브랜드인 대상도 이번 협상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만 대상은 현지 생산과 국내 수출을 병행하고 있어 삼양식품보다 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상은 2022년 미국 LA 공장을 완공하고 2023년에는 현지 식품 제조업체 럭키푸즈(Lucky Foods)를 인수하며 미국 내 생산 기반과 인프라를 강화해 왔다. 그러나 현지 생산보다 수출 물량이 더 많은 구조로 인해 관세 영향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상 관계자에 따르면 대상 측은 수요가 늘어나는 김치의 경우 LA 현지 생산라인 증설을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앞서 지난달 10일 삼양식품의 주가는 장중 150만 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썼다. 지난 5월 16일 종가 118만 원으로 황제주(1주 100만 원 이상 종목)에 등극한 뒤 2개월도 지나지 않아 150만 원을 넘긴 것이다.
삼양식품은 올 1분기엔 연결 기준으로 매출 5290억 원, 영업이익 1340억 원을 냈다. 작년 1분기에 비해 각각 37%, 67% 급증했고 당초 증권가 예상과 대비하면 각각 약 300억 원 더 높은 수치다. 수익성이 높은 해외 매출이 늘면서 영업이익률(25.3%)도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