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이 “尹, 속옷 입고 누워 체포에 저항“ 공개하자... 尹측이 보인 반응

2025-08-02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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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브리핑 가장한 '인신 모욕'의 장 만들었다”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7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7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특별검사팀의 체포영장 집행에 저항했다. 특검팀 브리핑과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국회 답변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상황을 공개하는 건 인격 조롱이라며 반발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이 공천개입 혐의를 받는 피의자인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예상을 벗어난 방식으로 강하게 저항해 체포에 실패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다음에는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조사실에 앉히겠다"고 경고했다.

오정희 특검보는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체포 대상자가 전직 대통령인 점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체포영장 집행에 따를 것을 권고했으나 피의자가 수의도 입지 않은 채 바닥에 누운 상태에서 체포에 완강히 거부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20~30분 간격으로 총 네 차례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 민소매와 속옷만 입은 채 특검팀의 말 중간중간을 끊으며 전혀 협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전사고 가능성을 우려해 물리력 사용을 시도하지 않고 체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오 특검보는 "사실 체포영장 집행은 설득의 과정이 아니지만 전직 대통령인 점을 고려해 자발적으로 따를 것을 권고했다"며 "특검팀이 물리적인 접촉을 해오면 거기에 대해 물리적으로 강하게 대응할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특검팀은 이후 윤 전 대통령에게 물리력을 동원해서라도 체포영장을 반드시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고 한다. 오 특검보는 "피의자는 평소 공정과 상식, 법 원칙을 강조했고 이번 사건을 통해 국민들은 법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전직 검사, 검찰총장, 대통령으로서 특검의 법 집행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 도착해 체포영장 집행을 시작했으나 2시간 후인 오전 10시 40분쯤 철수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소속 검사 1명, 수사관 1명과 함께 수용실 앞까지 들어갔고 교도관도 함께 움직였지만 체포에 실패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팀 철수 후 수의를 다시 착용하고 오전 11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변호인과 접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속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체포에 이처럼 강하게 저항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오 특검보는 "수감된 사람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진 사례는 많다. 보통은 체포영장을 들고 가면 자발적으로 응한다"며 이번 사례가 이례적임을 강조했다. 오 특검보는 또 윤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변호인 주장과는 달리 매우 양호해 보였다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장관으로서 전직 대통령의 이런 행태가 참으로 민망하다”고 말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을 무시하고 조폭들도 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전직 국가원수로서의 예우가 필요하냐'고 묻자, 정 장관은 “특혜 오해를 받지 않고 규정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이렇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정 장관은 윤 전 대통령이 속옷만 입고 바닥에 누워 저항한 상황에 대해 "이번 사안은 (윤 전 대통령이) 반팔 상·하의를 정상적으로 입고 있다가 특검이 집행을 시도하자 (옷을) 벗었고, 특검이 나가자 바로 입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서울구치소 규정상 수감자들은 혹서기에 기상부터 취침까지 반팔과 반바지를 입으며, 규정대로 옷을 입지 않으면 교도관이 착용을 명령하고 이를 어기면 벌점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특검팀이 수감자의 신체와 복장 상태를 언론에 공개한 점에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정황을 설명한다며 언론 브리핑을 가장한 '인신 모욕'의 장을 만들었다"며 "피의자의 인격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사회적 명예를 철저히 짓밟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명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공천을 받도록 도운 의혹을 받고 있다. 명씨는 총 81차례 불법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1년 10월 국민의힘 경선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관련해 "한 넉 달 정도 (위탁관리를) 맡겼는데 손실이 났다"는 허위 사실을 공표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체포영장 유효기간은 오는 7일까지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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