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영규 사망… 갑작스레 유작이 된 현재 방영 중인 '한국 드라마' 2편

영화 '극한직업', 드라마 '카지노' 등으로 주목 받았던 배우 송영규가 숨진 채 발견됐다. 송영규의 갑작스러운 사망에 방송계는 큰 충격을 표하고 있다.

올해 6월 음주운전으로 불구속 송치

4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의 한 주택단지에 있는 차량 내에서 송영규가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지인이 이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나타나지 않으며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유가족을 상대로 송 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송영규는 지난 달 6월 19일 오후 11시 용인시 기흥구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신 뒤 처인구까지 약 5㎞를 만취 상태로 운전한 혐의로 적발돼 검찰에 송치됐다. 목격자로부터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송영규 차량을 특정해 그를 적발했다.

당시 경찰의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용인동부경찰서는 6월 말 송영규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수원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그는 음주운전 사실이 적발된 후 약 한 달 동안 이를 드라마와 연극 제작진에게 알리지 않아 추가 논란을 낳았다. 한 매체를 통해 그는 “드라마 촬영이 작년에 끝난 상태라 어떤 조치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OSEN의 취재에 따르면 최근 송영규는 아내와 함께한 카페 사업이 잘 되지 않자 경제적으로 힘들어져 감당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받아 왔으며, 한 오피스텔에서 아내·두 딸과 떨어져 지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규 유작이 된 ENA '아이쇼핑', SBS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

그의 유작으로는 현재 방영 중인 ENA 월화드라마 '아이쇼핑'(목사 윤세훈 역)과 SBS 금토드라마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대상고등학교 럭비부 감독 김민중 역)가 있다.

두 작품 모두 송영규의 음주운전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출연 장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사전제작으로 촬영이 이미 완료된 상황이라 배우 교체가 불가능한 까닭이었다.

지난 달 21일부터 방영된 ‘아이쇼핑’은 입양을 둘러싼 불법 매매와 돈세탁을 소재로 한 스릴러물이다. 염정아가 연기하는 김세희를 중심으로 복잡한 인간관계와 범죄의 이면을 다룬다. 방영 전부터 강렬한 스토리와 덱스의 출연 등으로 주목 받았다. 송영규는 이 작품에서 윤세훈 역을 맡았다. 윤세훈은 주안(윤지석)의 아버지이자 대형 교회의 담임 목사로, 겉으로는 존경받는 인물이지만 내면에는 냉혹하고 무자비한 면모를 지녔다. 그는 김세희의 돈세탁을 돕는 핵심 조력자로 등장해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송영규의 음주운전 사실이 드러난 당시 ‘아이쇼핑’ 제작진은 “극의 흐름과 시청자 이해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송영규의 출연 장면을 최소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장면은 편집이 어려울 수 있다며 시청자들의 양해를 구한 바 있다.

지난달 25일 첫 방송을 시작한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럭비를 소재로 한 청춘 스포츠 드라마다. 이 작품은 달리기와 공놀이에 목숨을 건 청춘들이 세상에 온몸으로 부딪히며 기적이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윤계상이 주연을 맡아 럭비부 코치 주가람 역을 소화했다. 송영규는 대상고등학교 럭비부 감독이자 전 한양체고 럭비부 감독인 40세 김민중 역을 맡았다. 김민중은 경기 결과에 집착하는 인물로, 선수들을 키우는 데 관심이 없고 성적을 내는 선수들만 아끼는 냉정한 성격을 지녔다. 그는 선수들에게 따뜻함이나 애정을 보이지 않고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하며 극중 갈등의 중심에 선다.

제작진은 “첫 방송 직전에 송영규의 음주운전 소식을 보도를 통해 알게 돼 당혹스럽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첫 주 방송은 글로벌 OTT 송출 준비로 편집이 어려웠지만 이후 방영분은 스토리 전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편집할 계획이다”고 전한 바 있다. 7월 25일 방송된 첫 회에서는 송영규가 김민중 역으로 편집 없이 등장해 윤계상과 대립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송영규의 사망 소식 이후 두 드라마 측은 각각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매니저나 소속사 없이 홀로 활동하던 송영규는 제작진과 직접 소통해왔고, 이 때문에 제작진과 측근들도 사실 확인 등이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연 중인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는 하차

송영규의 사망과 음주운전 논란은 드라마뿐 아니라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연극은 지난달 5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당초 송영규는 다음달 14일까지 연극에 열정을 가진 투자자 페니맨 역으로 활약할 예정이었으나, 음주운전 소식이 알려진 지난달 25일 공연을 마지막으로 하차했다.

제작사 쇼노트는 “페니맨 역의 송영규가 일신상의 이유로 7월 27일부터 공연에서 제외되며 이후 공연은 더블 캐스팅된 임철형이 원캐스트로 진행한다”고 공지했다. 공연 4시간 전 음주운전 소식이 전해져 당일 스케줄 변경이 불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송영규의 빈소는 용인시 다보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고 상주로는 두 딸과 아내가 이름을 올렸다. 발인은 오는 6일 오전 8시이며 장지는 함백산 추모공원이다.

송영규는 1994년 어린이 뮤지컬 ‘머털도사’로 데뷔한 이래 드라마, 영화, 연극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해왔다.

아래는 배우 송영규 대표작 중 일부다.

2014 미생 기획실장 역

2019 극한직업 최반장 역

2019~2020 스토브리그 오사훈 역

2020 구미호던 남종수 역

2022 카지노 최칠구 역

2024 7인의 부활 장진구 역

2024 행복의 나라 최용남 역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