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속옷 차림으로 체포에 저항' 중앙·동아·경향·한겨레 사설 반응

2025-08-04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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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망하다” “구차하다” “오만하다” “잡범 같다” 맹비판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에 속옷 차림으로 저항한 데 대해 보수 매체는 물론 진보 매체도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주요 일간지인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향신문, 한겨레는 윤 전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체포영장 집행에 불응한 사건을 두고 강도 높게 비판하는 사설을 4일 실었다. 이들 신문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지위에도 불구하고 법 집행을 거부한 행위에 대해 “민망하다”, “구차하다”, “오만하다”, “잡범 같다” 등의 표현을 써가며 맹비판했다. 수의를 벗고 속옷 차림으로 바닥에 드러누운 채 2시간 이상 체포에 저항한 데 대해선 공통적으로 ‘국가적 수치’로 묘사됐다.

보수지인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전직 대통령이 구속된 것도 모자라 구치소에서 속옷 차림으로 영장 집행에 불응한 것은 민망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중앙일보는 “특검팀이 법원이 발부한 적법한 영장을 집행하려 했음에도 윤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 것은 명분 없는 행동”이라며 “수사기관의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법치주의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이어 “순직 해병 사건 특검팀도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며, 윤 전 대통령이 각종 특검 수사와 재판에 일관되게 불응하는 태도를 “무책임의 극치”라고 규정했다.

중앙일보는 다만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 과정을 상세히 브리핑한 것에 대해선 유감을 표했다. “특검팀이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의 일을 너무 자세히 브리핑하는 것 등이 적절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피의자의 인권과 명예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언론 브리핑을 "인신 모욕"이라 비판한 점을 함께 소개하며, 향후 강제력 행사 시 인권 침해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역시 보수 매체인 동아일보도 윤 전 대통령의 대응을 “구차스럽고 오만한 행태”로 비판했다. 매체는 "전직 대통령이 보여준 이런 구차스럽고 오만한 행태에 국민들은 또 한번 혀를 차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외신까지 보도했으니 국가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고 일갈했다. 동아일보는 윤 전 대통령이 체포된 이후 검찰과 공수처, 특검의 수사에 모두 불응했으며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았다는 점을 짚었다. 내란 혐의 재판에는 세 차례, 김건희 특검에는 다섯 차례나 불출석했고, 이번엔 체포영장 집행에도 저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친윤 진영에서도 윤 전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분위기”라며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제 우리 당에 윤 전 대통령은 없다”고 한 발언도 언급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과거 “당당히 조사받겠다”,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해놓고선 혐의가 중대해지자 조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진보 신문인 경향신문은 윤 전 대통령의 행태를 ‘탈의투쟁’이라고 조롱했다. “검찰총장 출신 전직 대통령이라는 자가 하다하다 이제는 옥중 ‘탈의투쟁’까지 벌이며 법 집행을 방해한 것”이라며 “국격이나 체면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배째라식 행태’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형사소송법에는 피의자의 진술거부권만 있을 뿐 조사거부권은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의 태도를 “구속에 불만을 품은 유아적 투정”이라고 묘사했다.

또한 윤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건강 악화도 서울구치소 측에서 부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윤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서 총 348명과 395시간 넘는 특별접견을 진행했고, 초과 접견일수도 17일에 달한다”고 밝히며 “가히 ‘황제 수감생활’”이라 비꼬았다. 법원과 교정당국이 이런 특혜를 줬기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이 오히려 더 뻔뻔하게 버틸 수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에 대해서도 “윤 전 대통령이 재판에 나오지 않아도 강제구인을 시도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의 화살을 돌렸다.

역시 진보지인 한겨레는 윤 전 대통령의 행동을 “기행”, “잡범 같은 방식”이라고 규정하며 가장 강도 높은 언사를 사용했다. 사설 제목부터 ‘법 앞에 예외 없다’고 못박은 한겨레는 “체포영장 집행에 잡범 같은 방식으로 저항했다”며 “정상적인 인격을 갖췄는지조차 의심하게 만든다”고 직격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측이 특검의 브리핑을 문제 삼은 데 대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이 민망한 사태를 유발한 것은 바로 윤 전 대통령 자신”이라고 반박했다.

한겨레는 김건희 여사도 특권 의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여사가 “하루 한 가지 혐의만 조사하고, 조사 일정 사이에 3~4일씩 휴식을 보장하라”고 요구한 점을 소개하며 “아직도 과거처럼 부당한 특권을 누리겠다는 망상에 빠져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 불출석과 관련해서는 “법질서 전체를 우습게 보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고, 법원과 교정당국의 소극적 대응에 대해서도 “법을 조롱하는 행위는 무거운 대가를 치른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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