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송영규, 두딸 뒷바라지로 반지하살이…고층빌딩 유리창 청소한 사연
2025-08-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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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초기 처가살이 속이야기도 재조명

배우 송영규(55)가 4일 갑자기 별세한 가운데, 그가 과거 방송에서 털어놓은 가정사가 주목받고 있다.
2020년 12월 21일 방송된 tvN 예능 '신박한 정리'에서는 스물네 번째 의뢰인으로 송영규가 출연했다. '신박한 정리'는 집의 물건을 정리하는 노하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송영규는 집을 정리하기에 앞서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해 패널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했다.

두 딸의 교육을 위해 1년 전 넓은 아파트에서 반지하 빌라로 이사했다는 송영규는 "첫째는 미국에서 유학 중이고, 둘째는 뮤지컬 전공이라 예고에 들어갔다"며 "두 딸을 충분히 지원하려 살림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환경 좋은 아파트에서 살다가 작지만 아담한 이곳으로 옮기게 됐다"고 소개했다.
송영규는 최근 건강이 좋지 않은 아내를 걱정했다. 그는 "(아내가) 나이가 들고 갱년기가 오기 시작하더니 갑상선 항진증도 같이 오면서 우울증과 수면 장애까지 오더라. 그 상태가 지금까지 오니까 본인이 제일 괴로울 거 같다"며 "또 집이 작아지면서 정리 생각은 하고 있는데 행동은 잘 못 하니까 그런 면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이어 "나도 집 들어갈 때마다 속상한데 아내는 얼마나 더 그럴까 싶었다. 정리를 계기로 아내가 조금 더 활동적이고 건강을 되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프로그램을) 의뢰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많은 의뢰인이 다양한 사연을 들고 '신박한 정리'를 거쳐 갔다. 그 과정에서 때론 '이런 것까지 사유가 되나' 싶을 정도로 단순히 집 정리를 원하는듯한 의뢰인의 모습이 보일 때면 시청자들은 쉽게 공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송영규의 사연은 조금 달랐다. 배우로서 개인사를 드러내기 쉽지 않았음에도 송영규는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역할을 보완하기 위해 도움의 손길을 청했다.

송영규 부부는 정리단과 함께 집안 곳곳을 돌아보며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무명 배우로 힘들게 지낸 탓에 처가살이로 결혼 생활을 시작하고, 최근까지도 생계를 위해 어떤 일이든 닥치는 대로 했다는 속이야기를 털어놨다.
송영규는 "처음에 너무 가난해서 처가살이할 수밖에 없었다"며 "얼마 전까지는 고층 빌딩의 유리창 청소를 했다"는 사연을 공개했다.
패널 신애라가 "주변에서 알아보지 않았냐"고 묻자, 송영규는 "신기하게 다 알아보시더라"라며 "근데 또 알아봐 주시는 게 감사했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TV와 스크린을 통해 배우 송영규를 보는 이들이 알 수 없는 부분이었다. 아픔을 털어놓으며 고민을 공유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에게도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한편 송영규는 4일 오전 8시쯤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109 또는 SNS상담 마들랜(www.129.go.kr/109/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