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팬들 우려대로…300억 쏟았는데 본전도 못 뽑게 생긴 비운의 '한국 영화'

2025-08-05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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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 예매율 1위 달리며 기대 한 몸에 받았던 대작
개봉 13일째 손익분기점 600만 명 넘기지 못하고 있어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한국 영화가 개봉한 지 2주가 돼 가는 시점에도 100만을 넘기지 못하는 시련에 봉착하면서 원작 팬들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예고편 /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예고편 /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이하 전독시)이 개봉 13일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10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하고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전독시'는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며 유일한 독자인 김독자가 주인공 유중혁,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과정을 그린 판타지 액션물이다. 연출은 영화 '더 테러 라이브', 'PMC: 더 벙커'를 만든 김병우 감독이 맡았고, 제작은 '신과 함께' 시리즈로 잘 알려진 리얼라이즈픽쳐스가 진행했다.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지난달 23일 정식 개봉한 '전독시'는 개봉 첫날 12만 명 넘는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지만 불과 5일 만에 'F1 더 무비'에 자리를 내주며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4일 기준 '전독시'는 '좀비딸', 'F1 더 무비' 등에 밀려 박스오피스 5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가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영화관 입장권 6000원 할인권 총 450만 장을 배포했으나 '전독시'는 이런 혜택조차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웹소설계에서 전설로 불리는 원작은 전 세계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돌파하며 막강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영화화 소식이 전해졌을 때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일었다. 약 30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되며 여름 대작으로 주목받았지만 손익분기점이 600만 명으로 설정돼 있어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현재 '전독시'의 누적 관객은 97만 명에 불과하다.

'전독시'의 흥행 부진 징조는 개봉 전부터 나타났다.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이순신을 수호성인으로 두고 있는 캐릭터 이지혜가 원작에서는 칼을 쓰는 설정이었으나 영화에서는 총을 들고 등장해 원작 훼손 논란이 불거진 점이다.

이에 대해 제작사 리얼라이즈픽쳐스 측은 원작자에게 각색 과정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원작자인 싱숑 작가 역시 영상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변화였다고 뒤늦게 이해를 구했지만 이미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유튜브 '롯데엔터테인먼트'

개봉 후 영화 속 김독자의 대사도 논란이 됐다. 김독자가 작품 내에서 '이 소설은 최악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은 원작의 김독자와 전혀 다른 캐릭터성을 보여주며 원작 팬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이지혜 역을 맡은 그룹 '블랙핑크' 지수의 연기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전 작품들에서 '발연기' 논란이 있었던 지수는 이번에도 부족한 연기로 지적받았고 화제성을 끌어모으기 위한 '인기 걸그룹 멤버 캐스팅'이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이에 김병우 감독은 지수의 분량이 짧지만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는 배우가 필요했고, 지수가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해명했으나 비판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좀비딸' 스틸컷 / (주)NEW 제공
'좀비딸' 스틸컷 / (주)NEW 제공

여러 논란 속에서 출발한 '전독시'는 기대와 달리 원작 팬들의 외면을 받으며 흥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 개봉한 '좀비딸'은 빠르게 200만 관객을 넘어서며 대조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좀비딸'은 좀비가 된 딸을 지키기 위해 특수 훈련에 돌입한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코믹 드라마다. 영화 ‘인질’을 연출한 필감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조정석, 최유리, 이정은, 윤경호, 조여정 등이 출연했다.

'좀비딸'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하루 만에 43만여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올해 개봉 첫날 최다 관객 수와 역대 한국 코미디 영화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동시에 기록했다. 이후 4일 만인 2일 오전 7시 기준 전국 누적 관객 114만 6221명을 달성하면서 올해 최고 흥행작으로 꼽히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보다 하루 빠른 속도로 100만 고지를 넘었다. 지난달 30일 개봉 이후 연일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으며, 현재 누적 관객 수는 205만 명을 넘겼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에는 미국을 포함한 북미, 호주, 뉴질랜드에 '좀비딸' 배급 판권이 판매됐다는 소식이 영국 영화 전문지 '스크린 데일리'를 통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매체는 '좀비딸'의 해외 마케팅 담당사인 콘텐츠 판다가 해당 계약을 맺었다고 전했다. 또 일본, 홍콩,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주요 국가와도 판권 계약을 맺으면서 글로벌 흥행 채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월 4일 기준 박스오피스 순위는 다음과 같다.

1위 - 좀비딸 < 관객수 184,974 / 누적관객수 2,056,053 >

2위 - F1 더 무비 < 관객수 64,798 / 누적관객수 3,162,194 >

3위 - 킹 오브 킹스 < 관객수 16,622 / 누적관객수 1,031,925 >

4위 - 배드 가이즈 2 < 관객수 15,688 / 누적관객수 216,821 >

5위 - 전지적 독자 시점 < 관객수 14,202 / 누적관객수 988,192 >

6위 -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 < 관객수 9,821 / 누적관객수 551,580 >

7위 - 명탐정 코난: 척안의 잔상 < 관객수 7,711 / 누적관객수 659,107 >

8위 - 베베핀 극장판: 사라진 베베핀과 핑크폰 대모험 < 관객수 5,622 / 누적관객수 161,471 >

9위 - 고고다이노 극장판: 게코도마뱀의 꿈 < 관객수 3,041 / 누적관객수 36,745 >

10위 - 노이즈 < 관객수 2,454 / 누적관객수 1,697,340 >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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