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전체가 움직이는 벌레떼” 러브버그 이어 인천에 대거 출몰해 난리 난 '해충'

2025-08-0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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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개체수 증가해 사람들 혐오감 유발
환경부, 10월까지는 관측될 것으로 전망 중

러브버그의 출몰이 뜸해지자 다른 곤충이 떼로 나타나 시민들을 또 다른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최근 인천에서 대벌레가 대거 출몰해 경관을 해치고 시민들의 불편을 자아내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인천에 대벌레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지난달 초 문학산에서부터다. 해당 소식은 지난달 14일 인천in을 통해 전해졌다. 당시 등산을 위해 산을 찾은 등산객들은 둘레길 표지판과 정자, 쉼터 등 곳곳을 뒤덮은 대벌레로 인해 하는 수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돌아가는 길에도 바닥에 떨어진 대벌레 사체가 밟혀 혐오감을 유발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 유튜버는 지난 3일 자신의 채널을 통해 인천에서 발견된 수많은 대벌레를 직접 카메라에 담은 영상을 공개해 충격을 안겼다. 그는 "산 전체가 움직이는 충격적인 벌레떼"라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유튜버가 인천의 한 산에 방문해 대벌레를 채집한 모습 / 유튜브 '이충근'
유튜버가 인천의 한 산에 방문해 대벌레를 채집한 모습 / 유튜브 '이충근'
유튜브 '이충근'
유튜브 '이충근'

영상에는 한밤중에 산을 방문한 유튜버가 등산 중 계단과 계단 손잡이, 정자의 천장 등에서 수십 마리의 대벌레를 발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산에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몸통만 한 크기의 투명 상자를 가득 채울 만큼의 대벌레를 채집하는 데 성공했다.

대벌레는 나뭇가지처럼 생긴 곤충으로, 몸길이가 5~10cm에 이르며 색깔과 형태가 주변 나뭇가지와 매우 흡사해 눈에 띄지 않는다. 위장 능력이 뛰어나 천적의 눈을 피하는 데 유리하며 주로 숲이나 정원, 산림지대에서 서식한다.

대벌레는 식물의 잎을 갉아 먹으며 살아가는데 대량으로 발생하면 수목의 생장을 저해할 수 있어 해충으로 분류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벌레가 나뭇잎을 무차별적으로 먹어 치워 산림 훼손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람에게 직접적인 해를 가하지는 않지만 조경수나 가로수 등 도시 녹지에 피해를 주면서 관리 대상이 되기도 한다.

번식력은 매우 강한 편으로, 암컷 단독으로 알을 낳아 번식할 수 있는 단위생식을 한다. 이 때문에 천적이 많지 않거나 기후 조건이 맞는 지역에서는 개체 수가 급증해 생태계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대벌레는 주로 따뜻한 봄~늦여름 출현하며 6~8월 사이 가장 왕성하게 움직인다.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번식과 생존에 유리하다. 숲이 울창하고 잡목이 많은 지역, 통풍이 잘되고 은폐 공간이 많은 곳일수록 개체 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박멸하기 쉬운 편은 아니다. 낮에는 정지한 채 나뭇가지로 위장하고 있어 발견이 어렵고 번식력이 강해 한 번 확산하면 방제가 까다롭다. 게다가 대벌레의 알은 다른 곤충알과 달리 표면이 단단해 외부 충격이나 소화액에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사진입니다.

이런 대벌레가 이달 들어서는 서울에서도 발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초기 대응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최근 서울 은평구에서는 대벌레가 펜스나 조형물 등에 떼로 붙어 혐오감을 유발하고 있다.

대벌레가 갑자기 급증한 이유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온다습한 환경이 대벌레 생존에 최적인 탓에 지난해보다 개체수가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대벌레 개체수 증가세가 다음 달까지 이어질 것이며 관측은 오는 10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인천은 러브버그로 이미 한 차례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지난 6월 인천시 계양구에 따르면 6월 23~27일 계양구에서 러브버그와 관련한 민원만 359건이 접수됐다. 계양구와 인접한 서구에서도 비슷한 기간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122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각 구청은 집단 민원이 들어오고 있음에도 근본적인 해결책이나 예방책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 러브버그가 익충인 데다 과도한 방제가 오히려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에 계양구는 민원이 집중된 계양산 정상을 중심으로 대형 끈끈이 트랩을 설치하고 러브버그 포획에 나섰다. 또 현장에 작업자를 투입해 에어건 살포와 물청소 등으로 사체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계양구는 정상부 러브버그 밀집 구역을 중심으로 추이를 관찰한 결과, 작업 전날보다 4분의 1 수준으로 개체 수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러브버그는 파리목 털파리과에 속하는 곤충으로, 암수가 꼬리를 맞댄 채 함께 날아다니는 독특한 모습 때문에 이런 별칭이 붙었다.

중국 남부 지역과 일본 오키나와에서 주로 4∼5월, 9∼10월 발생하며 국내에 발견되는 것은 해외 유입종으로 추정된다. 2022년부터 서울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 일대에서 떼를 지어 나타나기 시작했다.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성충 상태로 6월 말~7월 초 출현한다. 유충으로 월동한 뒤 6월경 번데기가 된다. 성충은 장마가 시작될 무렵 집단 출몰해 2주가량 개체 수가 증가하고 3∼6일 동안 살아가며 산림 사이 또는 주변의 열린 공간에서 짝짓기한 후 흙 표면에 한 마리당 300∼500개의 알을 낳는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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