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보다 더 몰렸다…700명 오픈런 속 외국인도 반한 ‘이 장소’

2025-08-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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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데헌' 인기 열풍으로 오픈런 일상 된 뜻밖의 한국 명소
경복궁도 명동도 아닌 외국인 관광객 몰린 이 장소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예상 밖의 명소로 집중되고 있다. 경복궁도, 명동도 아닌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이 최근 관광객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며, 개관 전부터 수백 명이 몰리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 앞 광장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줄을 서 전시실로 입장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7월 박물관 관람객 수는 69만 45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만 8868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달까지 집계된 관람객 수는 345만 명으로,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간 관람객은 400만명을 넘어 최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등 K콘텐츠의 흥행과 여름방학 시기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 뉴스1
지난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실 앞 광장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줄을 서 전시실로 입장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7월 박물관 관람객 수는 69만 45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3만 8868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달까지 집계된 관람객 수는 345만 명으로,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간 관람객은 400만명을 넘어 최다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등 K콘텐츠의 흥행과 여름방학 시기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 뉴스1

뉴스1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 개관까지 아직 30분이 남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국립중앙박물관 중앙 열린마당 앞에는 이미 400여 명이 줄을 선 상태였다. 오전 10시 정각, 박물관 문이 열리기 직전엔 대기 인원이 무려 700여 명에 달했다. 특히 더위를 피해 온 가족 단위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 눈길을 끌었다.

현장에서 만난 프랑스 릴 출신의 이사야 에스카예(17)는 “아버지가 닷새 일정 중 하루는 시원한 곳에서 보내고 싶다고 하셨다”며 “더운 날씨가 박물관을 찾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에서 한국을 방문한 토니 슐로(36)도 “경복궁은 인근에 나무도 없고 복사열이 심해 여름엔 방문이 두렵다”며 “오늘 경복궁을 갔으면 도심 열기에 지쳤을 것”이라고 웃어 보였다.

서울 지역에는 이날 최고기온 28도에 강수 예보까지 겹쳤다. 이에 따라 무더위뿐 아니라 비를 피할 수 있는 실내 장소로서의 국립중앙박물관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공간으로 다가온 것으로 풀이된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자료 사진

일본 요코하마에서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한국을 찾은 하라다 리츠코(61)는 “원래 다른 계획이 있었지만 날씨 때문에 급히 일정을 바꿔 박물관으로 왔다”며 “식당, 카페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하루 종일 실내에서 여유롭게 머물 수 있는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온 조반니 포르티니(31)도 “비 예보가 있어 일정 변경 후 박물관에 왔는데, 결과적으로 아주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측도 이러한 외국인 관람객의 증가에 발맞춰 다양한 언어로 전시 해설을 제공하고, 영어·중국어·일본어 소셜미디어 채널 운영 등을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엄채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상설전시관은 무료 입장이기 때문에 외국인 관람객 수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체감상 방문객이 뚜렷하게 늘었다”고 전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입장 대기하는 시민들 / 뉴스1
국립중앙박물관 입장 대기하는 시민들 / 뉴스1

관광 수요의 변화 이면에는 K콘텐츠의 인기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흥행으로, 작품 속 등장 캐릭터와 닮은 ‘까치호랑이 배지’가 박물관 내 외국인 관람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박물관 보안요원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들이 케데헌 굿즈를 사러 박물관에 대거 방문했고, 외국인 단체 관광객도 꾸준히 들어오는 추세”라고 현장을 전했다.

유튜브, 뉴스1TV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달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여름 여행 특집전’에서 ‘실내 탐방가’를 위한 주요 관광지로 선정되며, 국내외 관람객 모두에게 여름철 대표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폭염과 비, 그리고 콘텐츠의 영향까지 더해진 요즘, 국립중앙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피서지 겸 K컬처 체험지’로 진화 중이다. 단체 관광부터 자유여행(FIT)까지 폭넓은 수요층을 흡수하며, 경복궁보다 더 붐비는 한국의 새로운 여름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붐비는 국립중앙박물관 '뮷즈샵' / 뉴스1
붐비는 국립중앙박물관 '뮷즈샵' / 뉴스1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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