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도 믿기지 않는다... 한국에서도 재배되고 있다는 이 '과일'의 정체
2025-08-0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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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관리만 잘하면 된다... 심으면 1년 내내 생산 가능한 과일

바나나, 파인애플과 함께 열대과일 하면 떠오르는 파파야. 동남아시아 여행에서나 만날 수 있을 법한 이 과일이 국내에서도 재배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전남 장흥군의 한 농장가 10년째 파파야를 키우며 연간 40톤을 수확하고 있다는 사실이 ‘팜코리아’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근 알려졌다. 전국 파파야 농가가 10여 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이례적인 성과다.
파파야 농장 대표는 유튜브 인터뷰에서 "파파야 재배엔 일손이 많이 들지 않는다. 따는 데도 시간이 많이 안 걸린다. 택배 보내는 게 일이다. 다른 작물을 하라고 하면 일이 많아서 쉽지 않다"라며 파파야 재배의 장점을 설명했다. 실제로 하루 300~400kg을 수확해 택배 발송까지 마치는데 두세 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 농장은 1500평 규모에서 900주의 파파야를 재배하고 있다. 파파야는 필리핀이나 태국에서 주로 재배하는 과일이지만 하우스 재배를 통해 온도를 조절하면 국내 기후에서도 충분히 재배가 가능하다.
파파야의 가장 큰 매력은 연중 수확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1년 내내 계속 수확하는 작물이기에 매력 있는 작물"이라고 농장 대표는 강조했다. 한 그루에서 연간 100kg 정도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량이 많다. 씨앗을 겨울에 파종하면 3, 4월에 모종이 만들어지고, 3월 말 모종을 심으면 당해 7월에 꽃이 피고 11월에 첫 수확이 가능한 속성수다.
파파야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판매된다. 완전히 익기 전 상태인 그린 파파야와 완숙한 파파야다. 그린 파파야는 주로 외국인들이 채소로 활용해 '쏨땀' 같은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 맛은 무와 오이의 중간 단계 정도다. 일부는 장아찌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완숙 파파야는 과일로 먹는다. 당도가 높고 맛이 좋아 한국인들이 선호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번 맛을 들여보면 중독성이 있다고 해서 계속 찾는다"고 농장 대표는 설명했다. 특히 위장이 안 좋은 사람들과 항암 효과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구매한다고 한다.
파파야는 열매뿐만 아니라 잎과 씨앗도 활용도가 높다. 파파야 잎은 외국인들과 한약방에서 많이 주문한다. 항암 효과가 있어 약으로 쓰거나 삶아서 갈아 먹는데, 아토피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파야 씨앗 역시 건강에 좋다고 소문이 났다. 간이나 위장, 신장이 안 좋은 사람들과 천연 구충제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선호한다. 씨앗은 말려서 차로 끓여 먹거나 갈아서 음식에 넣어 먹는다.
파파야 재배엔 어려움도 따른다. 가장 큰 문제는 판로 확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먹지 않고 외국 사람들이 주로 먹기 때문에 판로에 문제가 있다"고 농장 대표는 설명했다. 또한 토양 조건이 맞아야 한다. 물 빠짐이 없으면 뿌리가 썩어서 10년 된 나무도 하루아침에 죽을 수수 있다. 그만큼 배수가 중요하다.
겨울철 하우스 온도 유지도 과제다. 파파야는 아열대 작물이기 때문에 겨울철에도 일정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로 인한 난방비 부담과 소비자 인지도 부족 등이 파파야 재배 확산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파파야의 장점은 분명하다. 병해충이 거의 없어 1년에 몇 차례 응애 방제용 약제를 사용하는 것 외에는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만큼 병충해에 강하다. 또한 다른 과일에 비해 수정 작업 등 손이 많이 가는 관리가 필요 없어 물만 주고 끝날 정도로 재배가 쉽다.
파파야는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열대과일이다. 정식 명칭은 '카리카 파파야'다. 높이 5~10m까지 자라는 상록수다. 줄기는 속이 비어있고 가지가 거의 없다. 잎은 손바닥 모양으로 크다. 7~9개로 깊게 갈라진다. 꽃은 암수가 분리돼 있다. 열매는 타원형이나 구형으로 익으면 황색 또는 주황색을 띤다.
파파야에는 파파인이라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풍부해 소화를 돕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 A와 C, 칼륨, 마그네슘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영양가가 높다. 특히 비타민 C 함량이 오렌지의 2배 이상이며, 항산화 물질인 리코펜도 토마토보다 많이 들어있다. 이런 영양성분 때문에 파파야는 '천사의 과일' 또는 '생명의 나무'로도 불린다.
현재 국내에서는 주로 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있다. 필리핀 계통의 둥근 품종과 멕시코 계통의 긴 품종이 주로 재배된다. 둥근 품종은 뜨거운 기온에서 잘 자라고, 긴 품종은 봄가을 시원한 날씨에서 잘 자란다.
농장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파파야를 재배해 보고자 도전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실패하는 걸 봤다.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은 후에 재배를 도전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파파야가 쉬운 작물 같으면서도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다.
수입에만 의존했던 파파야가 국내에서도 재배되고 있다는 것은 농업 다변화의 좋은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