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물빠짐 현상, 세탁 때문인 줄 알았는데... 이건 정말 몰랐네요
2025-08-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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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청바지 수명’ 늘려주는 세탁법

세탁기를 돌릴 때마다 다른 옷들에 파란 물이 들어 골치를 앓게 만드는 청바지. 상당수 사람이 청바지의 물 빠짐을 단순히 세탁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긴다. 정말 그럴까? 착용 중 마찰에 의해 이미 약해진 염료가 세탁할 때 떨어져 나오는 것이라는 사실을 말해주면 깜짝 놀라는 사람이 있을 법하다.
청바지 물 빠짐의 진짜 원인은 인디고 염료의 독특한 특성에 있다. 인디고 염료는 섬유표면에 '흡수' 된 것이 아니라 섬유표면에 '흡착'돼 있다. 즉 인디고 염료의 결정이 섬유 표면에 붙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세탁 과정에서 마찰로 결정이 떨어져 나간다.
데님의 인디고 염색은 원단에 염료와 섬유가 완전히 결합하지 않고 겉부분에 붙은 상태로 염색돼 마찰 부위의 염료가 탈염이 되면서 색이 옅어지는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이는 청바지만의 특별한 염색 방식 때문이다. 청바지는 다른 의류와 달리 염료가 섬유 깊숙이 스며들어 고정되는 것이 아니라 표면에 층층이 쌓이는 방식으로 염색된다.
마찰 견뢰도가 안 좋다는 것은 마찰했을 때 이염되거나 지워진다는 것이다. 인디고 염료의 입자가 점점 탑핑이 되기 때문에 실의 중심 부분은 염색이 되지 않고 하얗게 남는다. 바로 이런 특성 때문에 청바지는 착용할수록 독특한 빛깔 변화를 보인다. 이를 '페이딩(fading)'이라고 부른다.
착용 중에 일어나는 마찰이 청바지 물 빠짐의 주된 원인이라는 것은 자동차 운전석 시트가 파랗게 물드는 현상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운전할 때 청바지와 시트 사이에 발생하는 지속적인 마찰로 인해 인디고 염료가 시트로 옮겨가는 것이다. 이는 세탁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순수한 마찰 이염 현상이다.
뒤집어서 세탁하지 않으면 접힌 부분이 세탁하는 동안 마찰에 의해 줄무늬가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디고 염색의 특성상 피할 수 없다. 실제로 청바지 제조업체들도 이런 특성을 인정하고 있다. 제조사가 세탁 시 뒤집어서 돌리도록 권장하는 이유도 바로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청바지를 처음 구입했을 때 물에 담그면 파란 물이 나오는 것도 같은 원리다. 제조 과정에서 이미 표면에 느슨하게 붙어 있던 잉여 염료들이 물에 녹아 나오는 것이다. 이런 염료들은 애초부터 섬유에 제대로 고착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조금의 자극에도 쉽게 떨어져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바지의 물 빠짐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소금은 염료를 고착시켜주는 효과가 있어 소금물에 담궈두면 세탁시 물빠짐이 천천히 일어난다. 소금과 물을 1:10 비율로 섞어 청바지를 30분에서 반나절 동안 담가뒀다가 세제로 헹궈준다.
중성세제와 함께 소금을 물에 희석해 준다. 물과 소금을 9:1 비율로 희석한다. 소금은 데님 성분인 염료가 빠져나오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는 소금의 이온이 염료 분자와 결합해 섬유에 더 잘 붙게 만드는 화학적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세탁 방법도 중요하다. 청바지에 물빠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세탁기에 빨기보다는 손으로 세탁해야 한다. 세탁기의 강한 회전력과 마찰력이 염료를 더 많이 떨어뜨리기 때문에 손세탁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청바지의 염색 공정을 개선하는 것이다. 최근 일부 프리미엄 청바지 브랜드들은 인디고 염료를 더 깊이 침투시키거나, 염료 고착제를 사용해 물 빠짐을 최소화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들은 전통적인 청바지의 페이딩 효과가 줄어든다는 단점도 있다.
인디고 염색의 특성상 완전한 물 빠짐 방지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오히려 많은 청바지 애호가들은 이런 변화를 청바지만의 매력으로 여기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독특한 색감과 무늬는 다른 의류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청바지만의 특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