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만에 시청률 20% 넘긴 레전드 '한국 드라마'…넷플릭스에 드디어 풀린다
2025-08-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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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해진 드라마 첫 데뷔작인 작품
SBS 대하드라마 '토지'가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시청자들과 만난다.

2004년 첫 방송 당시 압도적인 반응과 시청률을 기록하며 레전드 대하드라마로 자리 잡은 '토지'는 박경리 작가의 동명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쉽게 보기 어려운 한국 근현대사를 다룬 대작이다.
2004년 11월 첫 방송을 시작한 '토지'는 1회에서 시청률 18.3%(이하 TNS미디어코리아 집계)를 기록한 데 이어, 단 2회 만에 전국 시청률 20.2%를 돌파했다. 이는 성인 연기자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은 초기 아역 위주의 회차임에도 불구하고 기록한 수치로, 당시 방영 중이던 KBS1의 대작 '불멸의 이순신'과 시간대가 겹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반응이었다.
시청자들은 초반 약간의 긴장감에도 불구하고 점차 극이 안정되며 몰입감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이종한 PD는 인터뷰를 통해 "방대한 스토리를 압축하면서도 사건 중심보다는 인물 중심의 전개를 유지했다"고 밝혔으며 "원작에 충실한 드라마로서, 인물의 정서와 시대의 흐름을 동시에 그리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드라마는 방영 중후반에도 꾸준히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2005년 3월 13일 방영된 32회는 전국 시청률 30.5%를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희(김현주)가 만주 용정에서의 생활을 마치고 조선 진주로 귀환해, 조준구(김갑수)와의 대립을 통해 평사리 본가를 되찾으려는 주요 갈등이 전개됐다.
해당 회차 이후 '토지'는 원작 소설의 3부에 해당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간도에서 독립운동을 이어가는 길상(유준상)의 활약과, 조선으로 돌아온 서희의 마지막 여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50부작으로 기획됐던 본작은 최종 52부작으로 종영됐으며, 최종회에서는 23.6% 시청률을 기록했다. 평균 시청률은 23.3%로 동시간대 타 드라마를 압도했다.
역사·문학·연기를 모두 담은 대서사극
'토지'는 단순한 드라마가 아니다. 작품의 원작은 박경리 작가가 1969년부터 1994년까지 무려 25년에 걸쳐 집필한 총 5부작의 대하소설 '토지'다. 한말부터 일제강점기까지 50여 년간의 격동기를 배경으로, 대지주 최참판가의 흥망과 그 주변 인물들의 삶을 통해 시대의 아픔과 인간 군상의 복잡한 감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드라마는 이 방대한 서사를 원작의 흐름에 맞춰 촘촘하게 구성했다. 김현주, 유준상, 유해진, 김갑수 등 중량감 있는 배우들이 각기 맡은 역할에 깊이를 더하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특히 김현주가 맡은 서희는 인내와 결단, 시대를 꿰뚫는 안목을 갖춘 여성 리더의 모습을 구현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토지'는 방영 당시 중장년층 시청자를 브라운관 앞으로 불러 모은 몇 안 되는 드라마였다. 방영 당시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 시청자의 비율이 28.4%, 남성은 20.1%로 전체 시청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단순한 인기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세대 간 단절이 극심한 현대 미디어 환경 속에서, ‘토지’는 세대 공감의 장을 형성하며 ‘공통의 역사’를 공유하는 플랫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넷플릭스 공개…명작으로 불리는 고전을 다시 만나다
드라마 '토지'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며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토지'는 오는 26일 업로드될 예정이다. 기존에 '토지'를 본 중장년층 시청자에게는 추억과 감동의 재방문이 될 수 있으며, 20~30대 새로운 세대에게는 과거 한국 사회의 격동과 문학의 깊이를 영상으로 체험하는 귀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특히 원작 소설을 미처 접하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드라마를 통해 문학적, 역사적 감수성을 깨닫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제 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만날 수 있게 된 '토지'. 한국 드라마의 수준과 깊이를 다시금 환기시키는 이 작품은 시간을 초월해 또 한 번의 감동과 울림을 안길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