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후 청계천에서 투망 쳐봤더니 어마어마하게 큰 동물과 물고기가...

2025-08-0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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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놀라운 도시 하천 청계천의 생명력

청계천 생태계를 확인하기 위해 투망을 치는 모습. / 'TV생물도감' 유튜브
청계천 생태계를 확인하기 위해 투망을 치는 모습. / 'TV생물도감' 유튜브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는 청계천. 장마 후 청계천 생태계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유명 유튜버 김준영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TV생물도감’에 7일 ‘장마가 끝난 후 서울 청계천에 투망을 쳐봤더니 깜짝 놀랄 결과가…’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청계천의 어류 모니터링 현장을 생생히 담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서울시설공단이 주관한 학술 조사의 일환으로 진행된 탐사는 장마 이후 청계천의 생태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37도에 이르는 불볕더위 속에서 진행된 이번 조사는 청계천 상류부터 중류까지의 다양한 어종과 그들의 생태를 포착하며 도시 하천의 생명력을 새삼 확인케 했다.

조사는 청계천 최상류에서 시작됐다. 이곳은 물의 유속이 빠르고 맑은 수질을 유지하는 구간이다. 주로 피라미처럼 유속을 선호하는 어종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첫 투망에서 피라미, 참갈겨니, 돌고기가 잡혔다. 피라미는 건강한 암컷 개체로 확인됐다. 참갈겨니는 상류 특유의 환경에 적응한 모습이었다. 돌고기는 장마 이후 상류로 이동한 개체가 늘어난 것으로 보였다. 장마로 인한 수량 증가와 수온 상승이 어류 이동에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다. 조사팀은 물고기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얼음을 사용해 수온을 낮추는 등 세심한 배려를 기울였다.

청계천에 사는 여러 작은 물고기. / 'TV생물도감' 유튜브
청계천에 사는 여러 작은 물고기. / 'TV생물도감' 유튜브

두 번째 구간에서는 더욱 다양한 어종이 포착됐다. 돌고기, 버들치, 갈문망둑, 모래무지 치어, 밀어, 쉬리가 잡혔다. 쉬리 치어는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발견이었다. 쉬리는 4~5월 산란기를 거쳐 7월 말에 약 4cm 크기의 치어로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청계천에서 쉬리가 성공적으로 번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지난 4월 1차 조사에서는 쉬리와 누치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번 2차 조사에서는 이 두 종이 새롭게 추가돼 총 13종의 어류가 확인됐다. 쉬리 치어의 발견은 청계천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된다. 또한 누치, 줄몰개, 민물검정망둑 등 1차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종들이 포착돼 종 다양성의 증가를 보여줬다.

조사팀은 청계천 중류로 이동하며 관수교 일대에서 조사를 이어갔다. 이곳에서는 참갈겨니, 피라미, 돌고기, 그리고 성체급 쉬리가 다수 잡혔다. 쉬리는 10cm 이상의 큰 개체였다. 혼인색을 띠며 여름철 생태적 활력을 드러냈다. 피라미 수컷 역시 혼인색이 선명하게 나타나 여름철 생식 활동이 활발함을 보여줬다. 붕어와 잉어의 치어도 발견됐다. 붕어는 월척급(30cm 이상)으로 건강한 상태였다. 조사팀은 외상 여부를 확인한 뒤 물고기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속히 방생했다.

청계천에 사는 초대형 자라 / 'TV생물도감' 유튜브
청계천에 사는 초대형 자라 / 'TV생물도감' 유튜브

마전교 구간에서는 줄개와 자라가 눈길을 끌었다. 줄몰개는 선명한 특징을 가진 건강한 개체였다. 자라는 큰 사이즈로 주목받았다. 자라는 어마어마한 크기 하나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만했다. 김준영은 “엄청나게 큰 게 잡혔다. 지난번에 영상을 올렸을 때 이 자라를 봤다는 분이 굉장히 많았다. 그 자라가 오늘 발견됐다”라고 말했다. 조사팀은 관찰만 진행한 뒤 즉시 방생했다. 놀랍게도 가물치도 발견됐다. 가물치는 청계천에서 점차 이슈가 되고 있는 어종이다. 뱀과 닮은 외형과 날카로운 이빨 때문에 ‘스네이크 헤드’로 불린다. 이번에 잡힌 가물치는 이전 조사 때보다 큰 개체였다.

청계천에 사는 큼지막한 가물치.  / 'TV생물도감' 유튜브
청계천에 사는 큼지막한 가물치. / 'TV생물도감' 유튜브

청계천은 인공 하천이다. 한강에서 하루 약 4만 톤의 물을 끌어와 유지된다. 상류가 막혀 있어 자연적인 물고기 이동이 어려울 것이라는 일반의 오해와 달리 청계천은 중랑천을 통해 한강과 연결돼 물고기들이 하류에서 상류로 이동할 수 있다. 물고기들은 위로 올라가는 습성이 강한 까닭에 한강과 중랑천을 통해 청계천으로 유입된다. 일부 방생된 개체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어류는 자연적으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종수와 개체수 증가는 장마로 인한 수량 증가가 어류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쉬리 치어, 가물치, 자라 등 다양한 생물의 발견은 도시 한복판의 하천이 여전히 생명력 넘치는 공간임을 증명한다.

조사 과정에서 수질 테스트도 병행됐다. 온도, pH 등 다양한 수질 요소를 측정하며 청계천의 생태 환경을 면밀히 점검했다.

TV생물도감 유튜브 채널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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