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 '깜짝'… 7천 초반대에 에어 서스펜션 들어간 SUV, 직접 시승해보니

2025-08-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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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서스펜션까지 탑재된 볼보 XC60 B5 울트라 시승
B5 울트라에 기본 적용된 에어 서스펜션의 효과는?

볼보가 XC60의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였다. 2017년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XC60은 수입 D세그먼트 SUV 시장에서 오랜 기간 판매 1위를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경쟁사의 신형 모델들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예전만 같은 인기를 누리진 못하고 있다. 출시 주기로만 보면 완전변경 모델이 나올 시점이지만, 볼보는 대신 전기차 EX60과 내연기관 XC60의 부분변경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택해 모델 수명을 연장했다.

◆ 큰 변경 없는 디자인이지만 두 가지 테마로 소비자에게 디자인 선택권 줘

부분 변경된 XC60 B5 울트라 다크 테마. / 권혁재 PD
부분 변경된 XC60 B5 울트라 다크 테마. / 권혁재 PD

볼보자동차코리아는 XC60에 3가지 트림을 운영한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의 가장 기본형 모델인 ▲B5 플러스와 마일드 하이브리드에 편의 사양을 더한 ▲B5 울트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T8 울트라다. 이중 B5 울트라 트림은 외장 테마를 브라이트와 다크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둘의 디자인에 사소한 차이가 있다. 전반적으로 부분변경된 XC60의 디자인 변화는 그렇게 크지 않다. 브라이트 모델의 경우 범퍼의 디자인 역시 기존과 동일하다. 다만 전면부 그릴은 상위 모델인 XC90, XC60과 동일하게 볼보 아이언 마크 로고에 맞춘 사선 형태로 변경됐다.

부분 변경된 XC60 B5 울트라 브라이트 테마. / 권혁재 PD
부분 변경된 XC60 B5 울트라 브라이트 테마. / 권혁재 PD

브라이트 테마는 그릴과 범퍼, DLO 라인에 크롬을 적극 사용하며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고, 다크 테마는 크롬 라인 대신 블랙 하이글로시 마감을 적용했고, 범퍼의 형상을 보다 스포티하게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부분변경 이전 모델과 차별성을 두고 싶다면 다크 테마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B5 울트라 트림에는 외장 테마에 상관없이 동일한 20인치 휠이 적용된다.

볼보 XC60 B5의 실내. / 권혁재 PD
볼보 XC60 B5의 실내. / 권혁재 PD

실내는 기존 카멜 색상 대신 옅은 회색이 적용됐다. 스티어링 휠은 투톤으로 바뀌었고, 우드그레인 역시 전체적인 톤에 맞춰 밝은 색상이 적용됐다. 디자인의 큰 차이는 없지만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한 단계 진화했다. 기존에는 컵홀더 바로 위에 있어 스마트폰의 거치가 애매했던 무선 충전 공간이 센터 콘솔 상단으로 이동해 사용성이 높아졌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S90, XC90의 부분변경과 동일게 11.2인치로 커졌고 더 빠른 퀄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하반기 중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가 탑재돼 다양한 OTT앱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 예정이다.

◆ 에어 서스펜션 추가로 달라진 승차감과 주행 감각

XC60 에어 서스펜션의 가동 범위. 서스펜션을 가장 단단하게 조율했을 때(왼쪽)와 오프로드 모드일 때(오른쪽)의 차고는 80mm 차이가 난다. / 권혁재 PD
XC60 에어 서스펜션의 가동 범위. 서스펜션을 가장 단단하게 조율했을 때(왼쪽)와 오프로드 모드일 때(오른쪽)의 차고는 80mm 차이가 난다. / 권혁재 PD

가장 큰 변화는 에어 서스펜션이다. 기존 XC60에서는 T8에만 적용됐던 에어 서스펜션을 B5 울트라 트림에 기본 적용됐다. 에어 서스펜션은 차고를 조절할 수 있어 무거운 짐을 실을 때 차량 높이를 낮출 수 있다. 또한 주행 모드에 따라 서스펜션 강도와 차고를 조절할 수 있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부드러운 주행감을 제공하며, 스포츠 모드에서는 차고를 40mm 낮춰 단단한 세팅으로 안정적인 코너링을 지원한다.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하면 차고가 최대 40mm 높아진다.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며 과속방지턱이나 맨홀 뚜껑을 지날 때의 충격 흡수가 확실히 좋아졌다. 과거 XC60의 단단한 승차감과 달리 충격을 흡수해 주는 가동범위가 늘어난 듯한 느낌이다. 물론 미국차나 일본차의 나긋나긋한 승차감정도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승차감때문에 불만을 토로할 탑승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과거 XC60의 느낌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 컴포트 모드일 때에 비해 롤도 현저히 줄어들며 요철을 만났을 때의 승차감도 제법 탄탄하다.

최근 먼저 에어 서스펜션을 적용했던 아우디 Q5와 비교하면, XC60이 약간 더 부드러운 세팅이다. Q5는 탄탄한 주행 안정감을 유지하는 중에 거친 충격을 완화해 주는 느낌이라면, XC60은 이보다 조금 더 승차감 지향의 세팅으로 느껴진다. 다만 고속 코너링 중 노면이 불규칙할 때 후륜 타이어 그립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차의 자세가 흐트러질 정도로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순간 심장이 쫄깃해지는 순간이다.

▲ 250마력 B5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과 4륜구동

XC60 B5의 엔진룸. / 권혁재 PD
XC60 B5의 엔진룸. / 권혁재 PD

파워트레인은 기존과 동일하다. 250마력 마일드 하이브리드인 B5와, 최대 61km까지 순수 전기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T8 두 종이다. 시승한 모델은 B5 울트라로 4기통 2.0ℓ 터보 엔진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됐다. 최고 출력은 250마력, 최대 토크는 36.7kg.m이며, 부드러운 변속이 강점인 아이신 8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됐다.

XC60 B5의 파워트레인 특성은 경쾌함이다. 동일한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S90 B5와 비교해도 훨씬 경쾌한 느낌이다. XC60의 최대 토크가 1kg.m가 더 높지만 전륜구동인 S90에 비해 4륜구동을 채택하고 있고 공차중량도 100kg가량 더 무겁다. 그럼에도 XC60이 더 경쾌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세팅의 차이다. S90에 비해 초반 기어비를 타이트하게 설정해 더 높은 회전수를 쓰며 가속을 이어나간다. 이로 인해 터보 엔진 특유의 터보랙도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원하는 속도에 도달해서 정속 주행을 이어나가면 터보 엔진 특유의 낮은 회전수에서 발현되는 높은 토크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다만, XC60의 토크 밴드가 S90보다 더 높은 편이라 가속 상황에서 시프트 다운은 XC60이 더 잦다. 이런 특성으로 D세그먼트임에도 E세그먼트 세단인 S90보다 더 낮은 연비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대신 S90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경쾌함을 느낄 수 있다. 각 차량의 타겟층을 생각하면 이 세팅이 맞게 느껴진다.

▲ 꽤나 성공적인 생명연장

볼보 XC60 B5 다크 테마의 후면부. / 권혁재 PD
볼보 XC60 B5 다크 테마의 후면부. / 권혁재 PD

볼보는 부분변경을 통해 8년 된 2세대 XC60의 상품성을 또 한번 끌어올렸다.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아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변화였지만 볼보자동차코리아에서 좋은 전략을 구성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는 B5 트림에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한 것이다. 이로서 과거 모델에서 아쉬움으로 지적되던 너무 탄탄한 승차감이 해결됐다.

연료 효율은 다소 떨어지지만 2.0ℓ 마일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경쾌함은 여전했고, 부분변경을 통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중앙 유지 장치 등의 ADAS 기능은 더욱 성능이 좋아졌다. 일찍이 티맵과 손을 잡은 덕에 나날이 고도화되는 자동차 UX 시장에서도 볼보의 인포테인먼트는 국내 최강으로 손꼽을만 하다.

8년이 지난 모델이지만 수입 D세그먼트 SUV를 고민하는 소비자에게 아직 상당히 매력적인 모델이다.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부분변경이지만 그로 인한 생명연장은 꽤나 성공적이다.

유튜브 채널 [카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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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혁재 기자 mobomtaxi@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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