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 유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이렇게 비참하게 지내고 있다

2025-08-1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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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운 기자 “쌍둥이 가족, 조국 일가 볼 때 어떤 생각 들까”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 뉴스1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 뉴스1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광복절 특별사면 논란과 맞물려 ‘숙명여고 쌍둥이 아버지’가 소환되고 있다. 평범한 교사와 유명 정치인이 나란히 '입시 비리'를 저질렀는데 그 결과는 판이하게 갈렸기 때문이다. '유권사면 무권만기'라는 냉소가 나오는 이유다.

이 불균형을 지적한 중앙일보 유성운 기자의 페이스북 글이 화제다.

유 기자는 "얼마 전 (서울)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가족 사정을 잘 아는 지인과 만났다"며 "그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해서 물어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비참했다"며 "숙명여고 교무부장이던 남편과 역시 교육계에서 일하는 부인은 이혼했다. 경제적 문제도 있었지만, 스트레스 등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고 한다"고 지인의 말을 옮겼다.

유 기자에 따르면 3년 형을 받았던 남편은 형기를 모두 채우고 출소한 뒤 엉망진창이 된 두 아이를 데리고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으로 이주했다. 그는 현재 주유소에서 일하며 생계를 잇고 있다. 경력과 나이 탓에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대인기피증을 겪는 두 아이는 하루 종일 방에 틀어박혀 휴대전화를 붙들고 지낸다. 밥을 방으로 밀어 넣으면 먹은 뒤, 다시 그릇을 내놓는 상황이라고 한다.

유 기자는 "이혼을 택한 부인의 심정도 이해는 됐다. 이런 광경을 매일 마주하는 게 얼마나 고통이었을까. 남편이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라며 "가장은 직장을 잃었고, 가정은 파탄 났으며, 아이들은 정상적 생활이 불가능해졌다. 사회 어디서도 그들의 편은 없다"고 정리했다.

경찰이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자택에서 압수한 빈 시험문제지, / 뉴스1
경찰이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자택에서 압수한 빈 시험문제지, / 뉴스1

그러면서 유 기자는 조국 일가의 처지를 소환해 대비시켰다.

그는 "조국 전 장관의 재판 과정에서 그의 가족은 입시 부정에 가담했던 게 명명백백 드러났다. 딸 조민 씨도 이를 인정했다"며 "그런 적 없다며 펄쩍 뛰며 온 나라를 둘로 쪼갰던 것 치곤 허망한 결말이었다"고 돌이켰다.

이어 "그럼에도 사회를 속이고, 나라를 혼란에 빠뜨렸던 것에 대해서는 사과하지 않았다"며 "조 전 장관은 광복절 특별사면이 성사되기 직전이고 벌써 내년 지방선거에 나오네, 보궐선거에 출마하네, 이야기가 들려온다. 정치인으로서 복귀는 무난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유 기자는 "(조 전 장관은) 형기는 절반도 안 채웠지만 부인 정경심 씨는 그간의 일을 책으로 엮어 베스트셀러가 됐다. 조민은 잠깐의 의사 생활 후 초셀럽이 됐고 화장품 사업가로도 변신했다"며 "'성(聖) 가족'으로 떠받드는 지지자들과 사회 곳곳에서 적잖은 영향력으로 이들을 '희생자', '투사'로 만들어주는 든든한 동료들 덕분이다"고 꼬집었다.

유 기자는 "'서민과 약자를 위해 정의를 실현하겠다'는 이들(진보 진영)이 조국 부부의 사면 복권을 요구한다는 기사를 쓰면서 저 교사와 두 아이를 생각했다"며 "그들은 조국 일가를 볼 때 어떤 생각이 들까"라고 반문했다.

덧붙여 유 기자는 "조국(전 장관)이라서 누구보다 처절하게 짓밟혔다고 할 때 어떤 기분일까. 방 안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사람들을 피하고 있을 두 딸은 한국이 어떤 사회라고 생각할까"라는 물음으로 글을 맺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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