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 돌보던 할아버지인데…" 첫 출근날 물류차에 끼어 사망한 근로자
2025-08-12 17:33
add remove print link
안전 사각지대, 작업장의 숨겨진 위험
김해의 한 사업장에서 물류차 리프트에 끼여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1일 경남MBC가 단독 보도한 내용이다. 피해자는 이날 첫 출근한 노동자로 확인됐다.
사고는 김해시 안동에 위치한 한 냉장고 부품회사 부지 내에서 일어났다. 한 남성이 정차된 물류차에 물건을 싣고 문을 닫는 과정에서, 남성이 밟고 있던 물류차 리프트가 갑자기 올라가면서 그를 덮쳤다.
옆에 있던 동료가 급히 구조를 시도했으나 역부족이었으며, 남성은 리프트와 차량 사이에 끼인 채 약 20분 만에 소방에 의해 구조되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는 “사고 당시 피해자가 몸이 끼어 있어 빠져나오지 못했으며, 이송 시 의식과 호흡, 맥박이 없었다”고 밝혔다.
숨진 노동자는 물류업체 소속으로, 첫 출근 당일에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그는 다른 업체를 방문해 납품을 위해 물건을 싣는 작업을 수행 중이었다. 유가족은 관련된 두 업체가 사고 책임을 서로 회피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 측은 “두 회사가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며, 고령의 피해자가 손녀를 돌본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출근한 뒤 이런 사고를 당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현장 물류차의 리프트를 조작하는 전선이 끊어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리프트의 오작동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 관계자는 “리프트는 전기선으로 파워트레인과 연결되어 있으며, 리모컨으로 조작된다. 전선이 끊어지면서 기계가 원상복구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으며,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업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지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규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