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김건희,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가 묻는 질문

2025-08-12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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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의 사적 인연과 공적 책임

목걸이와 시계가 묻는 질문 / 사진제공=대통령실
목걸이와 시계가 묻는 질문 / 사진제공=대통령실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서희건설 본사 앞에서 마주한 장면은 한 기업의 현재 처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관들이 박스와 봉투를 들고 드나드는 모습, 그리고 그 안에 담겼을 것으로 보이는 물건들 — 반클리프앤아펠 목걸이.

이것은 단순한 장신구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누구에게서 누구로’ 건네졌는지, ‘왜’ 건네졌는지, 그리고 그 순간 권력은 어디에 서 있었는지를 묻는 상징물이다.

권력과 기업의 경계가 무너진 자리

대선 캠프 사무실이 기업 사옥에 들어앉았던 과거, 취임식 VIP 명단에 오르내린 인물들, 그리고 인척 관계로 엮인 검찰 출신 인사들. 이 모든 연결선은 이미 오래전부터 얽히고설켜 있었다. 문제는, 그 관계가 공적 영역의 투명성을 얼마나 훼손했느냐는 것이다.

목걸가 ‘선물’이었다면, 그것은 단순한 호의였을까, 아니면 특혜와 청탁의 문을 여는 ‘열쇠’였을까. 질문은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

무너지는 신뢰, 시험대에 오른 책임

서희건설은 지금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부사장 구속, 주력 사업 규제, 정부 합작사업 파산. 그러나 가장 큰 위기는 재무제표나 주가가 아니라, 권력과의 사적 친분이 기업 운영의 핵심 동력처럼 비쳐왔던 구조 자체일지 모른다.

기업이 권력을 기댈 때, 권력은 그 기업을 어떻게 다루는가. 그리고 국민은 그 결과를 어떻게 치러야 하는가. 특검의 압수수색은 이 질문을 향한 첫 삽일 뿐이다.

결론

목걸이는 사라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상징이 남긴 그림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번 수사는, 권력의 사적 세계가 공적 책임을 잠식할 때 어떤 대가가 뒤따르는지를 보여줄 시험대가 될 것이다.

권력에 기대어 빠르게 성장한 듯 보이는 기업은, 그 순간 이미 쇠락의 길 위에 서 있는지도 모른다. 정치권력의 변심은 한순간이고, 그 순간 기업은 보호막을 잃은 채 모든 책임을 홀로 떠안게 된다.

역사는 반복해서 증명해 왔다. 기업이 권력에 기대면, 결국 그 무게에 짓눌려 파산한다.

home 최학봉 기자 hb707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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