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해서 안된다더라…" 부산 수영장 입장 금지 논란

2025-08-13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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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인가 보호인가...임산부 수영장 이용 문제

부산에서 임산부라는 이유로 3년간 다녔던 수영장의 출입이 갑작스럽게 금지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산 우려 때문이라는 이유였으나, 관련 규정에는 임산부의 수영장 이용을 제한하는 내용이 없어 해당 여성은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KNN 뉴스 보도에 따르면 30대 초반의 직장인 A씨는 지난주 자신이 다니던 부산의 한 대학교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갑자기 출입을 제한당했다. 문제의 발단은 임신 7주 차인 A씨의 가방에 붙어 있던 임산부 배지였다.

데스크 직원은 임산부는 이용할 수 없다고 안내했으며, 그 이유를 묻자 과거 해당 시설에서 사고가 있었다는 설명만 들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고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았다.

임산부 배지 / 유튜브 'KNN NEWS'
임산부 배지 / 유튜브 'KNN NEWS'

수영장 규정을 살펴본 결과, 회원 자격 제한은 질환이나 전염병 등 다른 회원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을 때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A씨는 임신 사실을 이유로 수영장 출입을 금지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또한 이런 선례가 생기면 다른 임산부들도 임신 사실을 숨기고 수영장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스포츠센터 측은 이번 조치가 A씨 개인의 안전뿐 아니라 다른 이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해 유산으로 이어질 경우 그 책임이 누구에게 돌아갈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마음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A씨는 평소 꾸준히 수영을 해왔고 산부인과 전문의 역시 무리하지 않는 한 수영을 권장해온 만큼, 스포츠센터 측의 설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과거 경기도의 한 아파트 수영장에서는 미성년자들의 출입이 금지된 바 있는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사고 위험을 이유로 특정 대상 전체의 운동시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개선을 권고한 사례가 있다.

이에 대해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 서혜진 변호사는 "임산부라는 이유만으로 수영장 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사고 발생에 대한 법적 책임을 이용자 개인에게 전가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런 조치는 기관 차원에서 차별적 조치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 임산부가 수영을 하는 건 정말 태아에게 해로울까?

임산부의 수영이 유산 위험을 높인다는 우려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그러나 의학 전문가들은 적절한 방법과 환경에서 진행되는 수영은 임산부의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수영은 전신 근육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으로, 관절에 무리를 덜 주면서 심폐 기능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임신 중에는 체중 증가와 체형 변화로 인해 허리 통증이나 부종 등 다양한 신체 불편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영은 이러한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물 속에서 체중이 분산되기 때문에 관절과 인대에 가해지는 압력이 줄어들어 임산부가 보다 편안하게 운동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임산부가 수영을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임신 초기에는 유산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운동을 권장하지만, 이미 유산 위험이 있거나 출혈, 자궁 경부 무력증 등 산부인과적 문제가 있는 경우에는 수영을 포함한 격렬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 또한, 너무 추운 물이나 오염된 수영장 환경은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영장에서 입장을 거부 당한 임산부 인터뷰 장면 / 유튜브 'KNN NEWS'
수영장에서 입장을 거부 당한 임산부 인터뷰 장면 / 유튜브 'KNN NEWS'

의사들은 임산부가 수영을 할 때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 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 강도와 시간을 조절할 것을 권고한다. 또한 무리한 동작이나 과격한 운동은 피하고, 안전한 수영장과 깨끗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론적으로 임산부가 적절한 조건과 주의를 기울여 수영을 한다면, 유산 위험을 증가시키지 않고 오히려 건강 증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각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바탕으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home 위키헬스 기자 wikihealth7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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