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공항·다리 위까지 잠겼다...SNS로 전해진 수도권 폭우 피해 현장 (사진)
2025-08-14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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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와 지하철역, 공항까지...곳곳에서 침수 피해
수도권과 서해안에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도로와 지하철역, 공항까지 물에 잠겼다.
지난 13일 새벽 강한 비구름이 서해에서 수도권 북부로 이동하며 인천과 경기 북부, 강원 등지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불어난 물이 도로와 주택가로 들이닥치고 주요 도로와 지하철역, 공항까지 침수 피해가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다들 조심하라”는 경고와 함께 각지의 피해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다.

고양시 화정역 앞 도로와 행신동에서는 주택가와 상가 주변 도로가 흙탕물로 뒤덮였다. 무릎 높이까지 차오른 물에 차량은 속도를 줄인 채 겨우 빠져나갔고, 인근 골목에서는 하수구 역류로 맨홀 뚜껑이 들썩이며 물줄기가 분수처럼 치솟는 장면이 포착됐다. 지하철 3호선 화정역은 침수피해로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언덕길에서는 산에서 내려온 흙탕물이 거센 속도로 도로를 뒤덮었다. 빗물은 하수구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역류해 분수처럼 솟구쳤고, 곳곳에서는 보도블록이 들려나가거나 깨진 채 흙과 뒤엉켜 있었다. 경사가 가파른 언덕길을 차량들이 물살을 이기며 힘겹게 올라갔고, 주민들은 거센 유속과 넘실대는 물결에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 상황을 살폈다.

가양대교 일대는 교각 위까지 물이 차오르며 차량 주행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한 운전자가 찍어 올린 영상에는 대교 전체가 물결에 흔들리는 듯한 모습이 담겼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한강보다 높은 다리가 침수되는 건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 이날 올림픽대로 김포 방향 월드컵대교 남단~가양대교 남단 구간은 물에 잠겨 전면 통제됐다.

서울 지하철 3·6호선 환승역인 연신내역 출구 주변은 빗물에 잠겨 도로와 인도의 경계가 완전히 사라졌다. 출구 계단과 보도블록 위로 흙탕물이 흘러내렸고, 시민들은 바지를 걷어 올린 채 발을 동동 구르며 침수 지역을 우회했다.

김포공항 일대도 폭우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공항 진입 도로가 빗물로 가득 차 차량 통행이 느려졌고, 국제선 게이트 앞에는 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일부 구역은 실내로 빗물이 스며들어 바닥이 젖었으며, 공항 관계자들이 모포와 양수기를 동원해 복구 작업을 벌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13일 0시부터 14일 오전 6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파주 309.6㎜, 인천 영종도 272.5㎜, 동두천 270.5㎜, 김포 259㎜, 서울 143.5㎜를 기록했다. 강원도 철원(227㎜)과 화천(187.5㎜), 충남 태안(109㎜) 등도 100㎜를 넘겼다.
서울 124세대 202명, 인천 169세대 224명, 경기 199세대 286명이 일시 대피했으며 도로 침수 66건, 사면 붕괴 1건, 역사 침수 1건, 주택 침수 5건 등 74건의 시설 피해가 보고됐다.
14일에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하고 많은 비가 예상된다. 오전까지 수도권에는 시간당 30~70㎜의 집중호우가, 강원 내륙과 충남 북부에는 시간당 30㎜ 안팎의 비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