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욕…초호화 캐스팅에 난리였는데 첫방 후 2%대 못 벗어난 '한국 드라마'
2025-08-1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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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 3%대 기록한 이후 줄곧 2%대 못 뚫어
방송 전 이동욱·이성경 등 초호화 캐스팅 화제
첫 방송 전부터 초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던 JTBC 드라마 '착한 사나이'가 방영 한 달이 돼 가는 지금까지 시청률 3%대를 뚫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착한 사나이' 9회 시청률은 2.0%(이하 닐슨코리아 기준), 10회 시청률은 2.3%를 기록했다. 금요 드라마인 '착한 사나이'는 2회 연속 방송된다.
'착한 사나이'는 첫 방송이었던 지난달 18일 1회와 2회에서 각각 3.0%, 3.2%를 기록한 뒤 줄곧 2%대에서 머물렀다. 이후로는 3%대의 벽을 넘은 적이 없다.
첫 방송 전부터 이동욱과 이성경, 천호진이라는 초호화 캐스팅 조합으로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많은 기대를 모은 작품이지만 막상 방송이 된 이후에는 '조폭'이라는 다소 올드한 소재 때문인지 생각만큼 많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지난 15일 방송된 9회와 10회에서는 강미영(이성경)이 박석철(이동욱)에게 이별을 고하며 지난 행복했던 순간들을 뒤로한 채 떠나는 장면이 그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얽히고설킨 오해 속에서 박석철과 강태훈(박훈)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했고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여행을 마친 박석철과 강미영은 다시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왔다. 가끔 떠오르는 여행의 추억이 그들의 일상에 작은 활기를 더했지만 박석철은 명산실업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새로운 길을 향한 결심을 굳혔다.

그러나 그를 향한 위협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강태훈이 삼준건설 조직원들을 시켜 뒤를 밟게 한 것이다. 강태훈은 과거 자신을 지지해 줬던 박석철의 모습이 떠올라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결국 박석철을 만나 식사를 하면서도 대화는 어색하게 흘렀다. 그가 돌아선 뒤 강태훈은 표정을 굳히고 명산실업 공격을 지시했다. 그날 밤, 박석철이 탄 차를 향해 트럭이 돌진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사고 뒤 박석철은 배후가 강태훈이라고 확신했다. 두 사람의 갈등이 폭발 직전인 상황에서 강태훈은 아픈 가족을 이유로 강미영에게 접근했다. 강미영은 그를 밀어냈지만 엄마를 향한 도움의 손길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박석철의 사고 소식을 듣고 일부러 벌어진 사고라는 말을 확인한 강미영은 강태훈을 추궁했다. 강태훈은 자신이 한 일임을 인정하며 박석철과의 이별을 종용했다.

늘 자신을 위해 헌신한 박석철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은 강미영을 괴롭게 했다. 매일 나누던 메시지에도 답을 하지 못하고 병실의 엄마 앞에서만 힘든 마음을 털어놓았다. 연락이 닿자마자 달려온 박석철에게 강미영은 결국 이별을 선언했고 이 장면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편, 박석희(류혜영)는 유학이라는 꿈과 가족의 현실 사이에서 갈등했다. 오랜 시간 돈을 모아왔지만 박석경(오나라)의 빚으로 인해 가족의 추억이 담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아버지 박실곤(천호진)의 모습은 박석희를 더 고민하게 했고 함께 유학을 가기로 했던 장기홍(문태유)과의 의견 충돌까지 겹치며 그녀의 선택에 관심이 모였다.
◎ 요즘 드라마들과 차별화된 소재와 이야기…그러나 시청자들의 마음은
‘착한사나이’는 건달 3대 집안 장손 박석철(이동욱)이 가족과 직장, 사랑을 지키기 위해 겪는 파란만장 사건들을 그린 이야기다. 배우 이동욱, 이성경, 류혜영, 오나라, 천호진 등 개성 있고 연기력이 인증된 배우들이 출연해 방송 전부터 많은 드라마 마니아의 관심을 받았다.
'착한 사나이'는 설정부터 최근 인기 있는 드라마들의 흥행 공식을 거스르는 것으로 보였다.
주인공 박석철은 원래 작가나 시인이 되길 꿈꿨지만 건달 아버지를 따라 결국 조폭의 길로 들어섰다는 설정에서부터 다소 올드한 분위기가 묻어난다. 가난 속에서도 가수가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노력하는 여주인공, 가정 폭력을 피해 이혼한 뒤 도박에 빠져 도박판에서 심부름을 하게 된 누나 박석경의 사연 역시 비슷한 느낌을 준다.
설정이 올드했더라도 이를 보여주는 방식이나 다른 부분이 참신했다면 연기력 출중한 배우들을 등에 업고 올해의 드라마로 남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초반 흐름은 빠르지도 않았으며 감정적으로 크게 울림을 주지도 못했다.
조폭 가족 3대를 배경으로 주인공이 조폭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아버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폭이 되는 사정은 1990년대에 자주 다뤄진 갈등 구조다. 주제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 이를 보여주는 방식과 감각은 주체적인 주인공들이 대세인 현재의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다.
이런 우려의 시선 속에서도 제작진은 처음부터 ‘올드함’과 ‘촌스러움’을 작품의 매력으로 내세웠다. 연출을 맡은 송해성 감독은 제작발표회에서 “제목도 요즘 쓰지 않는 사어(死語) 같고, 건달이라는 직업도 1980∼90년대 느낌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평양냉면처럼 슴슴(심심)하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먹다 보면 생각나는 드라마가 되도록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자기 미래를 직접 만들어 나가는 진취적인 인물과 속도감 있는 전개가 가진 매력에는 영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이동욱, 이성경, 류혜영, 오나라 등 배우들은 서정적이고 클래식한 드라마 분위기에 맞춰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