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퍼질 수도…” 한국 논바닥서 4마리나 잡힌 '위험 동물' 정체
2025-08-1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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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논에서 대거 발견된 생태계 교란종
국내 한 지역 논에서만 7마리 이상 서식 추정…자연 번식 단계 진입 우려

한국의 한 논에서 생태계 교란종 동물이 무더기로 발견되며 전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위험한 동물의 정체는 바로 '늑대거북'이다.
야생동물 전문 유튜버 '헌터퐝'은 최근 경상도 지역 한 논에서 늑대거북 여러 마리를 포획하는 영상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 구독자에게 늑대거북 2마리를 포획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제가 1년 전에 늑대거북 영상을 처음 올렸을 때, 큰 논에서 새끼 개체들을 잡았던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한 늑대거북을 처음 발견했던 곳이다. 1년이 지났는데 큰 녀석 2마리가 나왔다"며 제보 장소로 향했다.

해당 지역에서는 지금까지 총 7마리 이상의 늑대거북이 확인됐다. 지난해에는 손바닥 크기의 새끼 3마리와 그보다 큰 개체 1마리가 발견됐고, 이번에는 성체로 자란 2마리가 추가로 포착됐다. 제보자에 따르면 "놓친 개체들도 한 두 마리 정도" 있다고 전해져 실제 서식 개체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개체들은 등껍질에 농기계에 찔린 상처가 있어 자연 서식 중임을 확실히 보여줬다. 한 개체는 이양기에, 다른 개체는 트랙터에 찔린 흔적이 각각 확인됐다.
헌터퐝은 "이건 무조건 자생이다. 여기 위에 저수지에서 번식을 한 거다"라며 "얘네가 한번 번식을 할 때 알을 10개에서 15개 정도 낳는다"라고 설명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한국이 늑대거북이 서식하는데 최적의 환경이라는 점이다. 저수지와 연결된 논 구조로 인해 물의 이동이 자유롭고, 올챙이와 개구리 등 먹이가 풍부해 개체수 증가에 유리한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헌터퐝은 "여기는 가장 큰 게 뭐냐면 천적이 없다"라며 "논에 살면 좋은 게 일단 올챙이가 너무 많아서 먹이가 너무 풍부하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이후 그는 논에서 4마리의 늑대거북을 포획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헌터퐝은 "진짜 말도 안 되게 늑대거북 4마리를 잡았다. 이게 전부 다 논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 녀석들이 이미 자생을 했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붉은귀거북처럼 우리나라 전국에 진짜 널리 퍼질 수도 있다. 물리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물놀이를 하기도 사실 좀 무서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늑대거북은 북미 원산의 대형 육식성 민물거북으로, 2022년 10월부터 국내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성체 기준 몸길이 30~50cm, 무게 10kg 이상으로 자라며, 한 번에 20~40개의 알을 낳는 강한 번식력을 가지고 있다.
잡식성인데다 공격성이 강해 토종 어류, 양서류, 소동물 등을 무차별 포식하며 생태계를 교란시킨다. 국내에서는 천적이 거의 없어 한 번 정착하면 급격한 개체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전국적으로 늑대거북 발견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서울 청계천·보라매공원, 경기 수원 만석거, 경남 창원, 전북 익산, 강원도 등 17개 지역에서 32건 이상 공식 확인됐다.
특히 수원 만석거에서는 2021년 새끼 개체가 발견되며 국내 자연 번식이 확인된 바 있어, 이번 경상도 사례와 함께 전국 확산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환경부는 늑대거북의 수입, 사육, 방사를 일절 금지하고 있으며, 발견 즉시 폐기처분 하거나 지방자치단체나 국립생태원에 신고하도록 당부하고 있다.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로 애완용으로 키우다가 유기되는 사례가 확산의 주원인으로 꼽히며, 성체의 크기와 공격성 때문에 방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여러 지역에서 자연 번식이 확인되고 있어 조속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