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럴 수가…전국 농민들 울상인데 홀로 웃음꽃 핀 '이 과일' 농가
2025-08-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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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여름 과일 문제 심한데…생육과 출하량 모두 양호
수박과 복숭아 등 여름철 과일이 이상 기후로 성장기 생육과 물량에 영향을 줘 가격이 크게 뛴 가운데 제주 감귤은 생육과 출하량 모두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격은 출하량이 늘었음에도 다른 과일들의 가격 상승 영향으로 조금 올랐지만 전년보다 품질이 전반적으로 좋아졌다는 분석이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거래되는 지난달 하우스감귤 도매가격이 3㎏당 2만 2500원을 기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농업관측’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오른 수준이다. 같은 시기 가락시장 반입량은 전년보다 5.7% 늘었지만 제주 전체 출하량은 오히려 1.9% 줄었다. 가격 상승에는 감귤 품질 향상과 복숭아, 수박 등 주요 과일 가격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달에도 가격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만 3000원이던 가격은 올해 2만 4000원 안팎을 기록할 전망이다.
출하량이 늘어도 대체 과일의 가격 강세가 유지되는 만큼 하우스감귤 가격은 안정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이달 하우스감귤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3.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착색이 늦어 출하가 지연됐고 열매가 커지는 시기의 낮은 기온(비대기 저온)과 열매 솎기 감소(적과 감소)로 작은 과일(소과) 비율은 늘었지만 일조량 증가로 당도는 오히려 향상됐기 때문이다.
9월에는 출하량이 전년보다 6.9%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추석이 10월 6일로 예년보다 늦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지감귤의 생육 상황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올해 7월 기준으로 전년 및 평년에 비해 전반적인 생육 상태가 양호하게 나타났다.
제주시 지역은 35.6%가 ‘좋음’으로 평가됐고, 서귀포시는 30.7%가 같은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으로는 32.4%가 '좋음' 상태로 조사됐다. 이는 비가 적게 내리고 햇빛이 충분히 들어 생육에 도움이 된 결과다.
병해충 발생도 줄었다. 장마가 일찍 끝나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병해 발생률이 낮았다. 다만 노지감귤의 착과수(과수에 실제로 맺혀 자라는 열매의 개수)는 전년보다 3.9% 줄었다. 지난해 고온으로 꽃눈 형성이 적었던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제주시에서는 해거리 현상(나무가 해마다 열매 맺는 양이 크게 들쭉날쭉해지는 현상)까지 겹쳐 착과수가 15.8%나 줄었고, 서귀포시는 오히려 2.6% 늘었다.
노지감귤의 생리낙과 발생은 지난해보다 감소했다. 5월 저온과 장마 조기 종료로 1·2차 낙과가 줄어들면서 전반적인 생육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 이런 결과는 노지감귤 농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올가을 이후 시장에서도 일정한 안정세를 보일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하우스감귤과 노지감귤 모두 올해는 기상 조건이 우호적으로 작용해 품질과 당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출하량과 가격 전망이 동시에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만큼 감귤 재배 농가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수급 상황에 따라 다소 변동은 있겠지만 현재까지 흐름은 시장에 안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여전히 시름 앓고 있는 수박, 복숭아 등 주요 과일 농가
감귤 농가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반면 주요 과일 농가의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이달 주요 과일의 출하와 가격 전망을 발표한 바에 따르면 사과와 복숭아 도매가격은 출하량 감소로 전년보다 상승하겠다. 반면 배는 저장 물량의 영향으로 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포도 가운데 캠벨얼리는 재배면적 축소로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오르겠지만 거봉과 샤인머스캣은 출하 증가로 가격 하락이 전망됐다.
복숭아는 5월 저온과 7월 마른장마로 과비대가 부진했고 열과와 핵할 같은 생리장해가 증가했다. 수확 시기도 예년보다 10일가량 늦춰졌다. 지난해 레드골드 10㎏ 상품 평균 가격은 3만 3900원이었으나 올해는 4만 원 안팎, 천중도백도는 2만 4700원에서 3만 원 내외로 예상된다. 올해 복숭아 생산량은 17만 6000톤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재배면적과 단수 모두 줄면서 전체 출하량은 6.3% 감소할 전망이다. 품질은 당도는 유지되지만 크기는 다소 아쉬울 것으로 보인다.
하우스 수박은 이미 끝물이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수박은 이제 5월과 6월이 제철인 '초여름' 과일로 변해가는 추세다. 더군다나 장마가 일찍 찾아오면서 성장기 생육과 물량에 영향을 줘 한 통에 3만 원이 넘는 금수박이 됐다.

● '6대 한국 과일 중 2개만 살아남을 수도 있다'
앞서 농촌진흥청은 2022년 급격한 기후 변화가 한국 6대 과일(사과, 배, 복숭아, 포도, 단감, 귤)에 미칠 영향을 연구한 결과를 내놔 충격을 안겼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50년 뒤인 2070년대에는 주요 과일의 재배 지역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주요 과일의 총재배 가능지(재배 적지와 재배 가능지)를 2090년까지 10년 단위로 예측했다. 그 결과 사과는 지속적으로 감소했고 배, 복숭아, 포도는 2050년대까지 소폭 증가하다가 이후 감소세로 전환했다. 다만 단감과 감귤만은 지속적으로 재배 가능지가 늘어나는 것으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