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리터에 무려 수십만원… 우리나라 전역에 널려 있는 '보물 나무'의 정체
2025-08-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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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ml에 10만원… 전국 들과 산에서 자라는 '황금 기름 생산 나무'

올리브유는 세계적으로도 비싼 식용유다. 품질이 뛰어난 엑스트라버진급 오일의 경우 1L에 10만원 가까이 나가기도 한다. 그런데 한국엔 최고급 올리브유보다 비싼 식용유가 있다. 이 기름의 가격은 우유 한 병 분량인 200ml에 1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싸다. 한국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산초나무에서 추출한 산초기름이 그것이다. L당 수십만원에 이르는 고가 기름을 생산하는 산초나무에 대해 알아봤다.
산초나무는 무환자나무목 운향과 초피나무속에 속하는 낙엽관목이다. 생물학적으로 초피나무와 매우 유사하다. 나뭇잎 모양이나 위치를 자세히 보면 구분이 가능하다. 열매가 열리는 시기도 서로 다르다. 초피는 대개 여름에 수확하는 반면 산초는 늦여름에 장아찌용 풋열매를, 가을에는 기름을 짜는 다 익은 검은 열매를 수확한다.
우리 조상들은 옛날부터 가시가 있는 나무가 귀신을 쫓는다고 해서 탱자나무, 음나무 등과 함께 울타리 밖에 많이 심어왔다. 어린잎은 나물로 무쳐 먹기도 했다.
산초나무는 추위에 강해 전국적으로 재배가 가능하다. 또한 식재 후 3년이면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결실이 빠르다. 배수가 양호한 경사지, 부식질 함량이 많은 비옥지가 재배 적지다. 반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고 추위에도 잘 견디나 뿌리는 깊게 내리지 않는다.
운향과 식물인 만큼 향이 독특하다. 운향과 식물이란 산초, 초피, 백선, 귤나무 종류들, 탱자나무 등을 비롯해 향이 강한 꽃이 피는 식물을 말한다. 이들 향은 단순히 향신료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항균 작용이 강해 음식이 쉽게 부패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식용 측면에서 산초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봄에는 부드러운 순을 나물로 이용해 나물무침이나 된장국, 생선탕이나 생선찜, 튀김 등으로 활용한다. 향이 강하기에 양념으로 이용하면 좋고, 된장찌개나 생선탕 등에 넣으면 잡내를 없애준다.
추어탕에 넣는 흑갈색 가루는 초피 잎이지만 산초 잎도 추어탕에 넣으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여름에 억센 잎도 추어탕이나 차로 이용하면 좋고 덜 익은 열매는 송이째 따서 장아찌를 담근다.
산초나무의 진정한 가치는 약용 효과에서 드러난다. 산초나무는 열매껍질을 야초라는 약재로 쓰고, 잎과 가지, 줄기 껍질, 뿌리도 약재로 이용한다. 맛은 맵고 따뜻한 성질의 약재다. 약간의 독성이 있다고 하나 식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고 소량씩 용법에 맞게 약재로 이용하면 특별한 문제가 없다.
산초는 복부를 따뜻하게 해 냉증을 없애주고 비장과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약재로 알려졌다. 소화불량, 식적, 위산과다, 속쓰림, 구토, 설사를 치료하고, 위장 기능이 원활하게 하며, 식욕을 촉진한다고 한다.
호흡기 질환에도 좋다. 오래 이용하면 기침이 없어지고 천식을 다스리며 가래를 삭이고 폐의 기능이 좋아진다고 한다. 또 항산화 작용으로 면역 기능을 강화하며 머리를 맑게 해준다고 한다. 불면증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눈 건강에도 좋아 눈의 피로를 풀어주고 노안으로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늦추며 눈을 밝게 해준다.
산초는 행기지통에 작용한다. 온몸의 기를 잘 통하게 하고 풍한습으로 인한 신체 마비 증상과 통증을 치료한다. 신경통, 견비통, 두통, 복통, 치통 같은 통증에 효과가 있다.
산초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기름은 예로부터 식용, 약용, 조미료 등으로 많이 쓰였으며, 특히 위장병이나 천식 등의 치료제로 이용돼 왔다. 최근 산초기름 성분을 분석한 결과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과 리놀산, 리놀렌산 등의 함량이 높고, 약리작용에서는 국부마취 및 소염진통, 항균작용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산초에 대한 최근 연구 결과는 특히 산초기름이 면역에 중요한 T세포 발현을 증가시켜 면역 기능을 크게 강화하고 간암, 위장암, 대장암 등 각종 암에 대한 항암 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탈모 방지에도 효과가 있고 각종 피부 질환에도 좋다. 옴이나 습진, 가려움증, 화상, 백반증, 종기, 아토피 등에 좋다. 이러한 피부 질환에는 산초기름을 하루에 한 스푼 정도씩 복용하고 환부에 기름을 발라준다. 우수한 항염 작용으로 위염, 유선염, 관절염, 피부염, 비염 등 각종 염증 완화 작용이 있고, 살충 작용으로 회충, 디스토마 등의 구충 효과가 있다.
껍질과 기름을 다 같이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껍질을 분리할 필요 없이 전체를 말려 가루 내어 복용하면 좋다.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10월 초순쯤에는 껍질이 벌어지면서 열매가 익게 된다. 그러나 8월 중하순경부터 9월경 덜 익은 열매의 불포화지방산이 더 풍부하게 함유된 것으로 밝혀졌다.